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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 스승과 제자, 그 의미를 다시 새기자

‘스승의 날’이 지났다. 사랑과 정성으로 가르쳐주신 스승에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전하자는 뜻에서 카네이션을 달아드리고, 선물을 전달하는게 관행이자 예의였던 시절이 있었다. 학생들이 십시일반 돈을 모아 선생님께 작은 선물을 함께 전달하기도 했다. 졸업 후 옛 은사를 찾아가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교육청에서 ‘스승 찾기 서비스’를 운영하기도 했다. 하지만 촌지 문제가 불거지면서 큰 변화가 왔다. 논란을 차단하기 위해 아예 이날을 재량휴업일로 정하는 학교가 늘어났다. 그리고 2016년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선물은 법으로 금지됐다.

확 달라진 스승의 날 풍속처럼 스승과 제자의 관계도 많이 변했다. 어느 때부터인가 스승의 날이 다가오면 교권 침해 문제가 이슈로 부각된다. 교권 침해의 주체는 주로 학생과 학부모라는 점에서 사제 간의 관계가 다시 조명된다.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교육 현장에서 보호해야 할 권리는 교권이 아닌 학생인권이었다. 일부 교사들이 사회적 분노의 대상이 되고 교권의 상징이었던 회초리를 빼앗긴 데는 그만한 시대적 배경과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다시 학교 현장에서 교권 보호가 시급한 과제가 됐다. 

올해는 현직 교사 10명 중 8명이 ‘다시 태어나면 교직을 선택하지 않겠다’고 답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의 설문조사 결과가 나와 더 씁쓸한 스승의 날을 맞았다. 교사들의 교직생활 만족도가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 교육의 3주체인 교사와 학생·학부모가 서로의 권리를 침해하는 ‘잠재적 가해자’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 안타깝다. 학생인권과 교권은 한쪽에 무게가 실리면 다른 쪽은 공중에 붕 떠야 하는 운동장의 시소 같은 관계가 아니다. 함께 존중받아야 한다. 지금은 그 균형점을 찾아야 할 때다. 시대적 조류에 밀려 다시 어느 한쪽에만 무게를 실어준다면 문제가 되풀이 될 수도 있다.

교사들이 스승으로서의 긍지와 사명·열정을 잃게 되면 교육의 질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무엇보다 교사와 학생·학부모 사이의 신뢰 회복이 급하다. 변질된 스승과 제자의 관계와 의미를 다시 생각해야 할 때다. 존경받는 참스승, 사랑받는 제자들이 함께 웃는 교실을 복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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