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개국 662편 작품 접수…다큐멘터리 2년 연속 200편 이상 출품
천더밍 '시인의 마음' 등 감독 개인의 경험 담은 사적 다큐 다수
자신만의 영상 언어로 세상을 바라보고 표현한 영화들이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아온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공동집행위원장 민성욱‧정준호)가 국제경쟁 본선 선정작 10편을 지난 4일 공개했다.
국제경쟁은 장르의 구분 없이 감독의 첫 번째 혹은 두 번째 장편 연출작을 소개하는 섹션이다. 아시아에서 최초로 상영되는 작품들을 대상으로 한다. 지난해 11월부터 2개월 간 공모를 진행했으며 86개국에서 662편의 작품이 접수됐다.
예심 심사에는 파올라 부온템포(Paola BUONTEMPO), 손효정 선정위원과 문석-문성경-전진수 영화제 프로그래머가 참여했다.
전진수 프로그래머는 심사위원을 대표하여 “다큐멘터리가 2년 연속 200편 넘게 출품됐는데 그 중에서도 감독의 개인적인 경험을 담은 사적 다큐멘터리가 많았다”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 어려워진 제작환경 때문이 아닐까 한다. 창작자들에 대한 지원이 절실하다고 생각한다”는 평을 밝혔다. 그러면서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영상 언어로 세상을 바라보고 표현하려는 노력을 기울인 창작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선정작 가운데 중국 출신 천더밍 감독의 다큐멘터리 ‘시인의 마음’은 시를 지으며 삶을 꾸려 가는 중국 시골 마을의 소년의 성장과정을 담고 있다. 세 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우와가와 히카루 감독의 ‘율리시스’는 등장인물들의 삶을 조용하게 관찰하고 음미한다.
흥미로운 서술 방식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수헬 바네르지 감독의 ‘사이클 마헤시’도 주목할만하다. 픽션과 논픽션을 섞어가며 이야기를 풀어가는 영화는 코로나 팬데믹 당시 자전거를 타고 2000km를 달려 고향 마을로 갔던 한 청년을 쫓는다. 또 데빈 시어스 감독의 캐나다 작품 ‘아기천사’는 큰 체구를 지닌 주인공의 미묘한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이자벨라 브루네커 감독의 데뷔작 ‘슈거랜드’는 자동차 내부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미니멀한 스타일과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돋보인다. ‘페도르 오제로프의 마지막 노래’는 벨라루스에서 태어나 현재 폴란드에서 망명 생활을 하고 있는 유리 세마시코 감독의 작품이다. 무거운 현실로 초월하고자 하는 창조적 세대의 초상을 밝고 순수한 톤으로 그려냈다.
이외에도 아르헨티나 감독 마르틴 사피아의 데뷔작 ‘그리고 안개’는 한 남자가 자신의 과거와 화해하려는 시도를 담고 있다. ‘저항의 기록’은 스페인 알레한드로 알바라도 호다르와 콘차 바르케로 아르테사 감독의 공동 연출작으로 페르난도 루이스 바르가라 감독의 미완성 프로젝트 <로시오 Rocío>를 현재의 시점에서 다시 해석하면서 재구성한 다큐멘터리다.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는 오는 4월 30일부터 5월 9일까지 전주 영화의거리를 비롯한 전주시 일대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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