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5 06:23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경제 chevron_right 경제일반
자체기사

[농어촌공사 익산지사 물관리 실태와 이면] (하) 빗소리에 잠 못 이루는 사람들

폭우 예보는 곧 비상소집…자동화된 시스템도 결국 사람의 손끝에서 완성
2년 연속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익산...대응은 매뉴얼과 훈련, 현장이 답

image
이용규 농어촌공사 익산지사장

익산은 2023년과 2024년, 2년 연속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바 있다. 2024년 7월, 망성면에는 421mm의 폭우가 쏟아졌고, 황등면은 시간당 105mm라는 기록적인 강우를 경험했다. 농어촌공사 익산지사 직원들에게 ‘폭우’ ‘침수’는 단순한 단어가 아니라, 대응을 재촉하는 경고음이다.

재난 상황에서 가장 먼저 움직이는 건 시스템이다. 한국농어촌공사 익산지사는 통합운영시스템(TOMS)을 기반으로 실시간 수위·수량·운영정보를 파악하고, 상황에 따라 자동으로 양수장과 배수장을 가동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위험 단계별로 알림이 발송되고, CCTV와 웹 기반 영상 정보도 제공된다. ICT 기반 계측정보는 하천 수위 상승을 감지하면 담당자에게 경보 문자를 발송하고, 현장 접근이 어려울 경우에는 무인으로도 가동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설정돼 있다.

그러나 모든 재난 대응이 자동화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배수장 22곳 중 21곳이 무인 자동화되어 있지만, 집중호우 시에는 결국 직원이 현장을 확인하고, 최종 결정을 내린다. 심야에 도로가 유실됐을 때에도, 손전등 하나에 의지해 펌프장을 확인하러 가는 사람은 결국 현장 담당자다. 기술은 사람을 보완할 수 있지만, 완전히 대체하지는 못한다.

디지털 기술이 빠르게 도입되면서, 현장 대응력의 무게는 오히려 더 무거워졌다. FMS(시설물통합정보관리시스템), DIMAS(재난안전종합상황시스템) 등 각종 시스템은 기상청, 농어촌공사 내부 시스템, 현장 계측기와 연동되어 있다. 하지만 이 데이터들을 종합해 판단을 내리는 것은 숙련된 사람의 몫이다.

이에 따라 익산지사는 재난 대응 훈련을 정례화하고 있다. 연 2회 이상 도상훈련과 현장 모의훈련이 병행되며, 훈련 시나리오에는 저수지 붕괴, 하천 범람, 배수장 침수, 급격한 유량 변화 등 다양한 상황이 반영된다. 익산시, 소방서, 군부대, 병원 등 유관기관과의 합동훈련도 필수적이다. 훈련은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위기 순간 몸이 먼저 반응하게 하는 기억의 축적이다.

또 매년 위기관리 매뉴얼을 정비하고, 각종 수리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을 강화하며, 치수능력 향상을 위한 재정투입도 병행된다. 익산지사는 현재 노후 저수지 재구축 사업과 함께 재난징후 사전 감지를 위한 데이터 기반 설비 고도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기후위기의 시대, 비는 더 이상 예측 가능한 범위에 머물지 않는다. 평균 강수량은 해마다 증가하고, 집중호우의 강도와 빈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최전선에서 익산지사는 기술과 경험, 그리고 사람의 대응력을 바탕으로 물길을 지켜내고 있다.

이용규 익산지사장은 “집중호우가 예보되면 퇴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농작물 침수와 영농 피해를 막기 위해 야간에도 현장을 지키고, 상황을 실시간으로 점검하는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재해는 피할 수 없지만, 인재(人災)는 예방할 수 있다는 책임감으로 365일 물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끝>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농어촌공사 익산지사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경제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