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서부권 교통난 해소 방안으로 추진된 황방산터널 개설 사업이 변죽만 울린 채 좀처럼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황방산터널은 혁신도시 정주여건 개선과 서부권 교통난 해소 방안으로 이미 10여년 전부터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하지만 도시 녹지공간 훼손을 우려하는 환경단체의 반대와 막대한 사업 예산 등의 문제로 추진 동력을 만들어내지 못한 채 논란만 거듭됐다.
그러던 중 이를 공약으로 내세운 우범기 전주시장이 지난해 초부터 사업을 역점 추진하면서 급물살을 타는 듯 했다. 전주시는 800억원의 예산을 들여 혁신도시 정여립로(기지로)에서 서곡지구 천잠로(세내로) 구간에 총 길이 1.85㎞(터널 0.8㎞), 폭 25m의 왕복 4차선 도로를 내겠다고 했다. 이어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하는 등 행정절차에 돌입하면서 10여년 논란을 뒤로하고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였다. 주민들의 기대도 컸다. 새로 조성된 혁신도시·법조타운과 서부신시가지를 연결하는 도로는 지방도 716호선과 서부우회도로 2곳뿐이어서 출퇴근길 상습적인 정체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다시 제자리걸음이다. 사업계획을 확정하고 시민들에게 발표했는데 정작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사업 추진 여부가 불투명해졌으니 착공 시기조차 알 수 없다. 관련 기관에 의뢰한 경제성 분석(BC·비용 대비 편익) 결과가 기준치(1.0)를 크게 밑돌면서 당초 계획했던 행정안전부 지방재정 중앙투자심사 등의 절차를 진행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결국 출구는 황방산터널이 포함된 ‘전주 효자∼완주 이서 도로 확장사업’을 ‘제5차 대도시권 광역교통 시행계획(2026∼2030)’에 반영해 국비지원 사업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전북특별자치도와 지역 정치권이 역량을 모아 이뤄낸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대광법)’ 개정 법률이 다음달 말부터 시행된다. 전북 교통혁신의 기회다. 지역의 오랜 숙원이었던 대광법 개정으로 전북권 광역교통망 구축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전주 황방산터널 개설 사업이 첫 시험대가 됐다. 황방산터널은 전북혁신도시 활성화와 전주 서부권 균형발전을 견인할 도시의 핵심 인프라다. 지역사회의 관심을 모은 교통 인프라 개선 사업이 변죽만 울린 채 무산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전주시의 전략적 대응이 절실하다.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