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남아도는 쌀을 줄이겠다며 논에 벼 대신 콩 재배를 장려해왔는데 콩 소비가 부진해 재고가 급증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정부를 믿고 콩을 재배한 농민들은 차일피일 미뤄지는 수매에 억장이 무너질 판이라면 한숨을 짓고 있다. 재고가 쌓이자 정부 일각에서 논콩 감축 논의가 일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전국 각지의 농민들은 벌떼처럼 들고 일어나 감축 철회와 중장기 전략작물 재배계획 수립, 논콩 희망량 전량 수매 약속을 이행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전북의 경우 논콩 재배면적은 1만 9000ha로 전국 전체의 58%에 달하고 있다. 정부 정책을 믿고 콩을 재배한 농민들은 일관된 정책으로 농민을 보호하고 지원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콩 재배 면적이 늘어난 것은 논에 콩을 심으면 직불금을 지원하고, 공공비축용 콩 수매물량을 우선 배정했기 때문이다. 남아도는 쌀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정부가 고육지책으로 ‘벼 재배 면적 조정제’를 추진한 당여한 결과다. 언발에 오눔누기 식으로 일단 벼 재배 면적을 줄이는데는 성공했으나 이젠 남아도는 콩이 큰 골치거리다. 국산 콩 재고량은 8만여 톤이나 되는데 수입산에 비해 국산 콩은 3배나 비싸서 소비가 부진한 상태다. 쌀값 안정을 위해 벼재배를 줄였다지만 콩이 늘어나 새로운 걱정거리가 생긴 것이다. 면밀한 수급계획과 파급효과에 대해 충분한 대비가 없이 시행한 결과다. 문제는 정부의 권장에 따라 콩을 재배한 일선 농가들이 최근 수매가 차일피일 늦어지면서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거다. 농가들은 은행 대출금과 농기계 구입비 연체 등으로 부담이 가중되고 신용등급마저 크게 떨어져 고통받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일례로 임실군의 경우 2025년도 콩 재배농가는 모두 658농가로, 총 예상수매가액은 45억원이나 된다. 콩 수매는 임실군의 경우 임실농협과 오수관촌농협에서 대행하고 있다. 정상이라면 이들 농협들은 당초 지난 연말까지 수매목표를 세웠으나, 정부 예산이 지원되지 않아 아직도 이를 미루는 실정이다. 정부 정책을 믿고 농사를 지은 농민들이 어려움을 겪는 일은 없어야 한다. 정부가 즉각적이면서도 실효성 있는 대책을 세워 곧바로 시행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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