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6-01-27 20:35 (Tue)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화일반

전북문화관광재단 지원사업, ‘단년도 회계·디지털 장벽’ 개선 시급

1년 단위 정산 족쇄에 갇혀 호흡 긴 작품은 불가능한 구조
복잡한 온라인 절차 탓에 도내 원로 예술인 지원 사각지대 놓여
재단 "구조적 한계 공감…2027년 지방이양 맞춰 지원체계 개편 구상”

2026 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 포스터/사진=재단 제공 

전북특별자치도문화관광재단(이하 재단)의 ‘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이 현장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한 행정편의적 운영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지역 예술생태계의 마중물이 되어야 할 지원금이 1년 단위 회계원칙과 디지털 장벽에 가로막혀 창작의 질적 저하와 예술인 소외를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27일 재단에 따르면 문화예술육성지원사업은 문학, 시각, 공연 등 기초예술 전 분야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는 재단의 대표 공모사업이다. 도내 예술가들에게는 작품 제작과 발표를 위한 필수 재원으로 매년 수많은 예술인과 단체가 참여할 만큼 의존도가 높다.

문제는 예산 집행의 효율성을 앞세운 경직된 회계구조가 창작 환경을 제약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통 3~4월에 예산이 교부되면 예술인들은 불과 7~8개월 안에 작품 창작부터 발표, 정산까지 모두 마쳐야 한다. 사실상 사료 고증이 선행돼야 하는 역사콘텐츠나 긴 집필 호흡이 필요한 문학 장르에서는 물리적인 시간 부족으로 완성도를 타협해야 하는 처지다. 

이와 달리 유연한 지원 체계를 갖춘 타 시·도 재단과 대조를 이룬다. 서울문화재단은 ‘준비-창작-확산’의 단계별 지원 트랙을 구축해 예술인들이 2~3년에 걸쳐 작품을 심화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충북문화재단 역시 특정 장르에 대한 다년도 지원사업을 운영 중이다.

지원 절차의 ‘디지털 장벽’ 또한 고령 예술인들을 소외시키는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재단은 행정의 투명성과 형평성을 위해 국가문화예술지원시스템(NCAS)을 통한 온라인 접수를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원로 예술인들에게는 높은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도내 활동 예술인 중 60대 이상은 2348명으로 전체(6456명)의 36.4%에 달한다. 상당수 원로 예술인들이 복잡한 본인 인증과 파일 변환 등 온라인 절차에 가로막혀 신청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행정 편의를 앞세운 비대면 시스템이 지원이 절실한 원로 예술인들을 사각지대로 내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이에 재단은 현행 시스템의 구조적 한계를 공감하며 국비사업 지방 이양이 완료되는 2027년을 목표로 지원체계 전면 개편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강준석 재단 창작지원팀장은 “문학 등 호흡이 긴 장르에 대해 기획과 제작을 잇는 다년도 지원트랙 도입 등을 검토하고 있다. 천천히 개편해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도의회 예산 승인 시점(12월 말)상 공모를 무작정 앞당길 수는 없다. 올해는 최종 발표를 3월 중순으로 앞당기는 등 행정 절차를 최대한 단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령층의 디지털 소외 문제에 대해서는 현실적인 인력 부족의 어려움을 전했다. 강 팀장은 “현재 가용 인력으로 하루 70건 이상의 문의를 응대하고 있어 모든 고령 예술인을 대면 지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향후 기초문화재단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해 지원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박은 기자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