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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줄서기와 세 과시, ‘지지 선언’ 경쟁

Second alt text‘선거판에 끼어들어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바짝 다가오면서 지역사회 각 단체들이 잇따라 선거판에 뛰어들고 있다. 후보 지지 선언을 통해서다. 선거 막바지, 접전을 벌이는 후보에게는 한 표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럴 때 뭉치표를 흔들며 애써 조직의 존재감을 드러내려는 단체와 막판 여론몰이가 필요한 후보들의 이해관계가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전북에서도 팽팽한 양자대결을 벌이고 있는 도지사·교육감 선거를 중심으로 지지 선언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학계와 문화예술계, 의료계, 종교계, 여성계, 각종 시민·직능단체까지 앞다퉈 마이크를 잡는다. 어느 단체가 어느 후보 편에 섰는지조차 구분하기 어려울 정도다. 교육감 선거에서는 교육 관련 단체뿐 아니라 노동단체, 지역 주민, 대학 동문회, 그리고 이름도 생소한 지역 중소기업까지 경쟁적으로 이름을 내걸고 있다. 선거 때마다 정체성을 내려놓고 아예 ‘정치 조직’으로 변신하는 단체도 있다.

이들의 지지 선언문은 특정 후보를 추켜세우는 데 그치지 않는다. 상대 후보를 겨냥한 비판과 사퇴 요구에 더 많은 분량을 할애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지지보다 비난과 공격이 앞서는 양상이다. 후보의 입맛에 맞춰 정교하게 설계된 메시지라는 의심이 나오는 이유다. 단체의 공개 선언이 진영 대결 양상으로 흐르면서 사실상 후보 측의 조직 동원 경쟁이 되고 있다.

문제는 효과다. 후보에게 도움이 될까? 각 단체의 공개 발언이 순수한 민심의 표현인지, 정치적 이해관계의 산물인지 의심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조직형 공개 선언’에 유권자들이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해당 단체의 ‘정치적 줄서기’이자 후보 측의 조직력 과시·여론몰이로 읽히기 때문이다. 단체 내부의 문제도 있다. 충분한 의견수렴 없이 몇몇이 밀어붙여 성사된 공개 선언이 내부 갈등을 불러오는 사례도 적지 않다.

어느 쪽이 먼저 손을 내밀었든 양측 모두 정치적 이해득실을 철저히 따졌다는 점에서는 다르지 않다. 이런 경쟁이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기보다 오히려 냉소를 키우는 이유다. 여러 단체의 이런 의도된 행동이 선거 이후 해당 지자체 또는 교육청의 불합리한 결정, 이른바 봐주기식 처분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다. 줄서기식 지지 선언 경쟁은 선거를 정책 대결이 아닌 조직 동원 경쟁으로 왜곡시킨다. 이는 유권자의 냉철한 판단을 방해하고, 선거를 더 혼탁하게 만들 뿐이다.

지금은 속이 뻔히 보이는 선언이 아니라, 각 후보의 정책과 비전을 냉정하게 검증하고 비교해야 할 때다. 정말 지지하는 후보가 있다면 각자의 판단으로 조용히 선택하면 될 일이다. 굳이 대중을 향해 조직적인 목소리를 내는 ‘진짜 이유’가 무엇인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 영혼 없는 목소리, 계산된 호소에 흔들릴 유권자는 없다.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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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표 kimjp@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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