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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모든 꽃봉오리 벌어질 때나의 마음속에서도사랑의 꽃이 피었어라.독일의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의 시 5월의 첫 구절이다. 이렇게 눈부시게 아름다운 5월에는 사랑의 꽃을 피우는 것도 좋지만 미술 감상을 놓칠 수 없다.풍요로움을 노래하다라는 주제로 제45회 (사) 한국여류화가협회 정기전이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16일부터 22일까지 열리고 있다. 한국여류화가협회는 1970년대 초 한국 여성미술의 불모지에서 한국여류화가협회를 설립하고 발전을 거듭해 왔다. 한국여류화가협회는 예술인들에게 문화예술의 주체로서 창작동기를 부여함과 동시에 역량을 펼칠 기반을 만들어 한국 미술계에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단체다. 여성작가로서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원로 화백과 중견 화가, 신진 작가까지 총 280여명의 회원으로 구성되어 있고 매년 정기전과 지방전, 기획전을 열어 왔다. 많은 회원이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내년에는 전주에서 지방전을 열 예정이어서 기대가 된다.이번 정기전과 함께 소품전을 열어 소녀가장을 돕는 자선전도 개최된다. 지방전은 안동예술회관에서 열릴 예정. 전시된 작품 148점은 제각각 개성 넘치고 다채롭지만 특별히 발길을 붙잡는 작품에 대해 소개한다.현재 한국여류화가협회 고문(顧問)으로 활동 중인 원로작가 황정자 화백의 리시안샤스와 복숭아는 극사실주의로 그려졌지만, 실제 꽃과 복숭아보다 색감과 생생함이 이 세상을 초월한 듯 보인다. 보고 있노라면 작품에 절로 빨려들어 간다.꽃과 여인의 화가로 유명한 서양순 화백의 구절초 핀 고향의 언덕도 구도와 색감이 예사롭지 않다. 언뜻 보면 흔한 풍경화처럼 보이나 수십 년이 넘는 연륜과 원숙미, 중후함이 눈길을 사로잡는다.전주 출신 중견작가 윤경희 작가의 연작 시리즈 축복 그리고 나눔도 빼놓을 수 없다. 나는 사랑과 행운이 담긴 꽃들을 날리기 위해 오늘도 끊임없이 무지개를 떠올리며 꽃을 그린다. 어느 날 여러 색깔로 이루어진 꽃들은 사이좋게 모여 원을 그리며 자연과 더불어 조화롭게 빛난다.라고 윤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설명한다. 윤 작가의 작품은 자연과 꽃, 나비와 새가 마치 우리에게 축복과 행운을 바람결에 꽃잎이 흩날리듯 날려준다.전시회를 보고 나오니,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인형 중 꽃의 왈츠의 오렌지 향기가 바람에 날리는 듯 경쾌하고 유려하며 풍요로운 선율이 귓가에서 떠나지 않는다. 전시 주제인 풍요로움을 노래하다를 오감으로 느낀 눈부시게 아름다운 날이었다.
예술은 시대와 역사의 반영이다.예술이 자유가 될 때: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1938~1965)전(展)이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지난달 28일부터 7월 30일까지 열리고 있다.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의 세계 2차대전 전후 이집트와 국제 초현실주의 단체에서 활약했던 예술가들의 작품 166점을 볼 수 있는 기획전이다. 당시 20세기 반(反)파시즘, 탈(脫)식민주의 운동의 흐름 안에서 이집트 초현실주의자들의 발자취이다. 이번 전시는 근대 모더니즘 예술을 서구 중심적 관점에서 벗어나 다각적인 시선으로 볼 수 있는 기회이다.이집트의 시인 조르주 헤네인은 프랑스 유학중 1924년 초현실주의 선언을 한 프랑스의 시인이자 비평가인 앙드레 브르통에게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초현실주의는 꿈과 현실, 이성과 광기 등을 구별하지 않았고, 프로이트의 이론을 바탕으로 무의식의 세계를 상상력의 원천으로 삼는다. 그 후 이집트로 돌아온 헤네인은 이집트 초현실주의의 선구자로서 조국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초현실주의 운동을 펼치고자 했다.1938년 이집트 카이로에서 31명의 예술인과 비평가들이 발표한 퇴폐 미술이여 영원하라!는 성명서는 초현실주의의 신호탄이 되었다. 유럽 파시즘의 발흥(勃興)과 나치의 현대미술에 대한 검열에 반대하며, 표현의 자유와 인간의 감정을 억압하려는 권위에 대한 저항 그 자체였다.1946년 설립된 현대미술그룹은 창조는 예술과 지성의 긴밀한 관계가 필요하며 이집트를 현대 국가로 발전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자부했다. 그들은 서구식 권위적 예술교육에서 벗어나 평범한 서민들의 일상을 탐구했다. 특히 가난과 억압의 대상이었던 이집트 여인들의 고통받는 모습을 많이 그렸다. 또한 물고기, 고양이, 새, 수탉, 농부의 모습을 그림으로써 당시 이집트 사회의 빈곤과 억압에 저항했다.그 후 이집트 초현실주의는 스타일과 미학, 시각적 어휘 등에 영향을 미쳐 사회적 변화를 이끄는 데 커다란 역할을 했고 현대 이집트 예술가의 작품에서도 그 흔적을 볼 수 있다.전시회 그림 중에 파랑색이 살짝 가미된 초록색이 눈에 많이 띄었다. 나일강 주변을 제외한 국토 대부분이 사막인 이집트에서 힘든 삶을 이어가는 이집트인에게 유토피아란 꽃과 나무, 채소와 곡식이 초록으로 풍성한, 새들이 깃드는 곳이 아니었을까. 초록이 바로 신들의 세상이고 유토피아였다. 지구는 초록으로 빛나는 보석이라는 어느 우주인의 감탄사가 떠오른다.전시회를 보고 나오는데, 마침 덕수궁에서 500여년 지속된 조선왕조 끝자락을 장식했던 고종황제 즉위식이 5월의 찬란한 햇빛 아래 재현되고 있었다. 허울뿐인 황제 즉위식인 것을. 알 수 없는 서글픔이 밀려왔다. 권력은 무상(無常)하고 예술은 영원(永遠)한가.
삼라만상: 김환기에서 양푸등까지전시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지난달 13일부터 8월 13일까지 열리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2013년에서 2016년까지 수집한 작품 932점 중 주요 작품 약121점을 선정한 신소장품전이다. 전시 제목 삼라만상(森羅萬象)은 온 우주의 만물과 모든 현상을 뜻하는 강익중의 출품작 제목에서 따왔다. 이 전시는 현대미술의 다양성과 작가들의 표현장르의 풍요로움을 5개의 전시실에서 보여주고 있다.1전시실의 소주제는 삼라만상이다. 강익중의 삼라만상을 중심으로 새롭게 발굴된 근대시기의 작품부터 구상 회화,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인 김환기의 작품, 한국화의 현대수묵산수화 등 시간적 흐름을 보여준다. 강익중의 삼라만상은 가로 세로 3인치 크기의 1만여점의 캔버스를 크롬 도금한 반가사유상을 중심으로 원통형으로 높이 둘러싼 대작이다. 또한 근현대미술사를 대표하는 거장 김환기의 새벽 #3도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1965년 상파울루 비엔날레에서 특별전 제안을 받은 작품 중 한 점이다. 작년에 작고한 한국 기하추상의 대부라 불리는 한묵의 작품 금색운의 교차는 한참동안 발길을 붙잡는다. 현란한 색채와 다이내믹한 곡선으로 4차원적 공간감을 불러일으킨다.2전시실의 주제는 일상이다. 작가에게는 일상이 작품으로 들어가는 관문이자 소재가 된다. 일상 속에서 예술, 삶과 죽음, 작가 자신 등을 발견하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도 한다. 오늘날 현대미술의 다양성이 두드러지는 전시다.3전시실의 주제는 경계다. 현대 작가들은 일상과 그 일상을 넘는 또 다른 세계와의 경계선을 넘나들기 때문일까. 거울에 비친 자신이 부서 지는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이용백의 설치작품이 눈에 띈다. 작업실을 작은 우주공간으로 변형시킨 유현미의 사진도 실제인가 환상인가 착각하게 만든다.4전시실은 7점의 비디오 작품과 오디오 작품으로 구성됐다. 베네치아 비엔날레 작가들의 출품작도 포함돼 있다. 올해 한국관 작가로 선정된 이완의 메이드인 시리즈를 볼 수 있다.5전시실은 중국작가 양푸등의 죽림칠현 5편을 상영한다. 이 영상들은 우리들이 일상에서 잃어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지적하고 되돌아보게 한다.삶이 그러하듯 이번 전시작품들을 되돌아보니 모든 게 꿈결 같다. 삼라만상이 허공의 무지개 하나에서 나와 하나로 돌아가는 운명의 수레바퀴라고 어느 시인이 한 말이 떠오른다.
아름다움은 인간이 추구하는 가치 중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하늘의 별과 달, 가까이는 꽃과 나무, 과일, 사람의 얼굴, 세상에 있는 만물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지만 현대인은 무언가에 쫓겨 바쁘게 살아가며 아름다움을 놓치고 살아간다. 예술가들은 만물의 가려져 있는 아름다움을 드러내고 보여주는 사람들이다.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발걸음을 미술관으로 돌려 예술가들의 보석 같은 작품을 보며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새삼 느껴보고 아름다움을 보고자 하는 도민들에게 쉽게 접하기 힘든 전시를 안내하고자 서유진 기자(조사부 부국장) 예술 관람기를 부정기적으로 게재한다.기록된 미래, 다빈치 코덱스전이 지난해 12월부터 내달 16일까지 문화역서울 284에서 열리고 있다. 1998년 4월 예술의 전당에서도 다빈치를 보면 미래가 보인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전이 열린 적이 있다. 그때는 1국가 1도시 전시 원칙아래 세계 주요국가 순회전시의 일환으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든 면을 보여주는 종합기획전이라면 이번에는 전시 제목처럼 코덱스에 기반을 두고 있다. 코덱스란 다빈치가 37년간 남긴 3만장 가량의 방대한 기록물이자 서로 다른 장르 융합이 실현되어가는 극적인 과정을 담은 모든 기록물을 말한다.이번 전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코덱스와 레오나르도의 방식을 활용하여 독자적인 결과물을 만드는 현대의 전문가와 작가들이 협력한 작품들을 전시했다. 즉 과거와 현재, 미래가 융합된 예술품이다. 터치스크린 키오스크, 미디어 영상관, AR 게임, VR 체험, 인터랙티브아트 등 삼차원적인 감상을 할 수 있다. 엘뜨레(Leonardo 3)라는 다빈치를 연구하는 집단이 레 오나르도의 스케치와 선을 연구 분석하여 당대에는 불가능했던 여러 요소들을 현대 기술과 과학을 조합해 탄생시킨 작품들이다. 조그만 호기심이 있는 사람이라도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모두가 잠든 어둠 속에서 너무 빨리 깨어난 사나이라고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다빈치를 간단명료하게 표현했다. 다빈치는 인류역사상 가장 창의적이고 입체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하는 위대한 천재이다.코덱스는 다빈치의 필생의 중요한 4가지 중요한 주제 회화건축기계인체해부로 구성되었고 그밖에도 지구물리학수리학식물학기상학에 관한 연구도 포함되었는데 그의 눈에 보이는 우주론의 일부를 이룬다. 다빈치는 관념적인 지식을 배격하고 체험에서 직접 보고 터득한 반박의 여지가 없는 사실들을 받아들여 기록했다. 특히 자연에 대한 경외와 인체에 대한 호기심을 기초로 다방면에 대한 왕성한 지식욕과 탐구심은 예술과 과학을 연결시켜 인간과 자연을 이어주며 모든 학문의 융합에 앞장선 시대를 앞서간 위대한 인물이다.전시회 작품 중 로봇 기계 사자는 당시의 강력한 프랑스 국왕 프랑수아 1세와 동맹을 맺고자 하는 메디치 교황 레오 10세의 상징적인 선물이었다. 피렌체에서 제작된 뒤 프랑스 리옹으로 보내졌고 나무와 금속 밧줄을 연결시켜 만든 작품으로 실제 사자 사이즈이며 수많은 군중 앞에서 당시의 프랑스 국왕 프랑수아 1세에게 다가가 뒷발로 우뚝 서면 가슴이 열리며 프랑스의 상징인 백합을 꺼내 보여주었다고 전한다.전시회의 말미에 코덱스를 영상으로 풀어낸 프로젝션 다빈치 통찰(da Vinci Insight)은 3면의 커다란 벽을 이용해 다빈치 사고의 무의식부터 끝없는 관찰을 통한 얻어지는 우주적 통찰을 영상으로 보여준다. 5분간 이어지는 이 영상은 우주선을 타고 우주를 여행을 한 것만 같은 착각마저 일으킨다.삶이 궁핍해지는 것은 미래적 가치를 보는 눈이 멀어있기 때문이라고 어느 누군가 말했다. 다빈치의 놀라운 성과는 그의 발명과 예술성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당대와 미래의 사람들에게 미래적 가치를 볼 수 있는 눈을 뜨도록 한 데 있다.
전주국제영화제–신세계면세점, 업무협약 체결
다름으로 이어온 36년의 동행 ‘삼인전’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사운드, #13(샵일삼) 오는 28일 연말 무대
전기섭 서예가, 제10회 대한민국 서화·공예대전 창조예술명장
자아의 어긋남을 마주하다⋯안현준 개인전 ‘Self-Discrepancy’
단절의 시대를 비추다, 창작음악극 ‘말하는 인형과 말없는 마을’
멈춤을 지나 회복의 과정 담은 기획전 ‘열두 갈래의 길’
전주관광재단-전북문화관광재단, 지역관광 협력체계 구축
“힘들었지만 즐거웠다”…1948편 접수된 전북일보 신춘문예 본심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이진숙 수필가-하기정 ‘건너가는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