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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축제 효과

축제는 지방자치가 발달된 선진국 등에서 이미 효과가 증명된 지역활성화 전략이다. 즉, 지방정부인 지자체 또는 지역 민간단체가 지역특유의 이벤트를 적극적으로 주관하여 지역주민들의 범위를 벗어나, 외부지역의 방문객들을 많이 유치함으로써 지역이미지 개선은 물론 침체된 지역경제에 활력을 주고, 지역문화의 발굴보존, 독특한 새로운 지역문화 창출, 또는 지역내부적으로도 지역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하여 응집력과 추진력을 유도해 내려는 움직임이 축제의 핵심이다.그러나 지역의 축제를 만드는 사람들이 가장 경계해야 하는 것은 축제 프로그램 또는 내용이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았나 뒤돌아 보는 것이다. 일부 지역의 문화행사들이 지역의 홍보와 경제효과면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것으로 나타나면 다른 지역에서도 이를 모방한 유사 행사를 만든다.전국 어디서나 거의 유사한 종목들을 서로 모방해 오면서 짧은 시간에 행사를 치르기에 급급했던 상황이었다. 결국 축제이름은 다르나 각 지역문화제의 프로그램 내용들이 미녀아가씨 선발대회, 농악, 난장, 노래자랑, 체육대회 등 공통요소들을 포함한 대동소이한 프로그램 구성이었다.축제 프로그램 구성은 해당 지역의 문화적 배경 및 지역적 특성을 깊이 고려한 것이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방향 설정 없이 각종 이벤트를 마구 끌어들여 종합예술제 형식으로 전개하는 식이었다. 다시 말해서 지역의 전통문화와 현대의 지역문화가 잘 반영된 독창적인 프로그램이 각광을 받을 수 있고 지역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이번 전주문화축제에 대해서 한번쯤 뒤돌아 봐야 할 때이다. 프로그램의 개발 및 차별성 그리고 지역 홍보면에서는 성공적인 것 같다. 그러나 관광객 유치나 경제 효과면에서는 반성할 점이 많은 것 같아 약간은 찜찜하다. 모 할인점은 돈 한푼 안들이고 엄청난 매출효과를 올렸다. 그것도 외지인이 아닌 지역민의 호주머니를 털어낸 것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5.08 23:02

[오목대] 로비스트

의회 민주주의 체제를 이끌어 가는 원칙 중에는 다수결의 원칙이 있다. 이는 다수의 의사와 권익을 중시한다는 것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수의 의견을 무시하지는 않는다. 다원화된 사회에서 국민들의 다양한 욕구는 존중되어야 마땅하기 때문이다.미국의 경우 소수의 특정 이익집단이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자주 사용하는 것이 바로 로비이다. 로비에 관한 한 미국은 천국과도 같다. 미국에서는 이익집단에 따라, 때로는 특정의 이슈에 따라 교육, 건강보험, 노인복지, 낙태반대, 총기소지반대 로비 등 실로 끊임없는 로비가 행해지고 있다.로비스트라는 말은 본래 ‘늘 의회의 로비에 드나들면서 특정단체 또는 그룹의 이해를 대표하여 압력을 가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에서 사용된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로비스트는 전문지식과 지명도를 배경으로 입법과정에서 특정 집단의 이익을 관철시키는 정상적인 직업처럼 된지 오래이며,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로비는 의회 민주주의 체제에서 소수의 특정이익을 대변하는 데에 결코 무시하거나 생략할 수 없는 감초 같은 존재라고도 할 수 있다.그러나 로비스트는 태평양을 건너 한반도로 넘어오면서 그 이미지가 변질되었다. 우리 나라의 로비스트들은 특정의 이익집단이나 이슈와는 관계없이 특정인물의 이익만을 대변하기에 급급한 상황이었다. 세간을 뒤흔들어 놓은 사건 뒤에는 언제나 얼굴 없는 로비스트들이 학연이나 지연 또는 혈연관계를 빌미로 뒤에서 사건해결을 도맡아 처리하는 브로커 행각을 마다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요즈음 린다 김이라는 무기거래 로비스트가 문민정부 때 백두사업과 동부전선 전자전 장비사업 등과 관련해 당시의 국방부장관 등 정·관계 고위 인사들에게 전방위 로비를 한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일고 있다. 물론 민주사회의 정책결정 과정에서 관련 단체나 이해집단의 입김을 배제하기란 사실상 불가능 하지만 이 사건이 우리 사회의 변질된 로비 실태를 보는 것 같아 어처구니 없고 한심한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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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5.05 23:02

[오목대] 남북관계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요즈음 방송과 신문은 남북경제협력과 대북투자에 대한 시나리오보도를 위해 시간과 지면을 크게 할애하고 있다. 정부의 해당부처도 남북정상회담 준비로 분주하다. 김대통령 역시 전직 대통령에게 조언을 구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 있다. 남북경협은 단기적 차원에서 접근해서는 안되고 장기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남한은 정치적 이유에서 남북경협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나 북한은 경제적 실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동서독 경협 역시 그랬다. 통독전 동독은 경제적 실리에 관심이 있었다. 서독의 경우 경제적 실리보다는 동서독 경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치적 효과가 관심의 대상이었다. 서독은 동서독간 경협을 결속수단으로서 여겼다. 서독은 동서독간 거래를 국내거래로 간주해서 거래되는 상품에 대해 비관세원칙, 부가가치세 경감이나 면제조치등을 취했고 동독이 실질적으로 경제적 이득을 얻고 서독과 밀접한 관계가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 장기적으로 동서독간 교류협력을 추진한 것이다. 상호 신뢰가 구축되면서 점진적으로 상호 조약도 체결되었다. 특히 1970년대초 서독수상이었던 빌리 브란트정권하에서 동서독간 유대는 강화되었고 상호 협력을 위한 협정과 조약이 체결되었으며 이것은 동서독 통일의 밑거름이 되었다. 1972년 5월 교통조약, 동년 12월 동서독 기본조약, 1974년 4월 보건협정, 1982년 11월 서독 함부르크와 서베를린을 잇는 고속도로 건설, 1986년 5월 문화협정, 그리고 이듬해인 1987년 12월 환경보호협정등이 그러한 것들이다.요즈음 남북정삼회담에 대해 다양한 욕구들이 분출되고 있다. 특히 대북투자나 지원약속도 중요하지만 이중과세방지협정이나 투자보장협정등 투자여건 조성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독일의 교훈에서도 알 수 있듯이 처음부터 과욕은 금물이다. 남북정상 만남 자체만으로도 만족해야 한다. 상호 협력과제는 장기적으로 풀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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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5.04 23:02

[오목대] 過密化속의 문화

산업화 과정에서 인구의 도시집중은 필수적이며 결과적으로 과밀화 현상을 빚는다. 대도시건 중소도시건 차별이 없다. 어항속에 붕어가 두 세마리 있으면 사이좋게 지내지만 숫자가 늘어나 비좁다고 느끼면 서로 잡아 뜯는다. 마찬가지로 도시가 과밀화하게 되면 인간심리를 조악(粗惡)하게 만들어 여러가지 부작용을 수반한다.오늘날 도시학자나 환경전문가들이 가장 고심하는 부문이 이 대목이다. 인구가 늘면 그만큼 교육 문화 교통시설 등이 늘어나야 하는데 이에 따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인구에 비례해서, 아니 그 이상으로 늘어나는 것은 술집이나 오락시설같은 퇴영적인 것들이다. 결과적으로 과밀한 도시환경이 사람의 마음을 조급하고 거칠게 하며 그것을 원초적으로 발산케 하는 체계를 방기(放棄)하고 있는 것이다.이런 도시환경 속에서 자제(自制)나 양보, 질서, 친절같은 덕목은 갖추기가 어렵다. 출퇴근 러시아워때의 교통혼잡이나 공중이 모이는 장소에서의 무례함, 나만 편리하면 그만이라는 무질서의 극치,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쌓여 도시인들에게 극심한 스트레스 증후군을 일으키고 문화환경에 공해를 야기한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누구 하나 ‘내탓이오’로 돌리며 자기 반성하는 사람 또한 없다. 어항속의 붕어와 인간이 같을수는 없다. 삶의 조건이 조잡하더라도 이에 종속되지 않고 뭔가 개선해나가고 극복하려는 노력을 인간은 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의식개혁이요 문화라는 큰 가치이다.‘새천년 새전북인상’정립운동을 전북도가 제창하고 있고 지금 전주에서는 근래 보기 드문 문화축제가 한창이다. 언필칭 문화도시라고 자부하는 전주에 세계각국의 영화인들이 모여들었고 많은 내외국인 관광객들이 영화와 판소리 풍물놀이 한마당에 신명을 돋구고 있다. 질서와 청결, 친절같은 도시생활의 기본이 바로 서는, 그런 문화시민의 긍지를 보여주는 좋은 기회를 우리는 맞고 있는 것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5.03 23:02

[오목대] 人間수명 2백년

복제 양(羊) 돌리 탄생이후 유전자 조작을 통한 생명공학의 발달은 상상을 초월하는 경지에까지 이르고 있다. 미 연구팀이 DNA 인공합성에 성공하여 인간이 새로운 유기생물체를 창조할 수 있는 길까지 열리게 된 것이다. 올해 초 영국의 선데이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텍사스대학 게놈과학기술센터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인공 DNA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고 이를 응용하면 앞으로 2년내에 새로운 유기생명체가 인간의 손으로 탄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미국이 이미 인간 게놈의 염기쌍을 완전 해독하는 단계에 이르렀고 동물들의 복제뿐 아니라 인간복제까지도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이 유전공학의 수준이고 보면 사실 새로운 유기생물체의 탄생이 그리 놀랄만한 일이 아닌지 모른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도 상영된바 있는 외화(外畵)‘플라이’(Fly ·파리)에서 보듯이 유전자 조작이 얼마나 무서운 재앙을 불러 들일까를 생각하면 섬뜩함을 금할 수 없다. 실험과정에서 파리와 사람의 유전자가 결합하여 사람이 거대한 괴물로 변해 가고 결국은 파멸에 이르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이 영화가 결코 공상과학이 아니라는 사실이 입증될 날이 머지 않은 것이다.텍사스대학연구팀이 만들어낸 ‘합성유기체’는 암종양 세포등을 탐지하고 공격하는등 생명체의 기능을 조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 의학발전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길이 열려있다. 하지만 컴퓨터를 통한 유전자 변형으로 전혀 새로운 생명체로 탈바꿈 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인류건강, 지구환경, 또는 생태계에 전혀 예상치 못한 위험요인이 될수도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이다.엊그제 미국과 캐나다 과학자들이 다양한 세포복제실험을 통해 장기적으로 인간 생명을 2백살까지 연장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다는 보도가 나왔다. ‘복제 소’를 탄생시키는 과정에서 젊어지는 세포를 발견했다는 것이다. 차라리 합성유기체보다는 이 쪽이 현실감도 있고 반갑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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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0.05.02 23:02

[오목대] 한지 축제

‘흰 것은 종이요, 검은 것은 글씨요’라는 속담은 무식함을 빗대어 이르는 말로 종이의 본래 용도와 잘 어울리는 속담이다. 옛 선비나 양반들은 종이와 가깝게 지냈던 것이다. 한편 ‘종잇장도 맞들면 낫다’라는 공동체나 협동적 삶을 강조하는 속담도 있다.우리 종이인 한지는 중국의 당지 또는 선지 그리고 일본의 화지보다 질기고 질도 우수했다. 그러나 조선조 말 이후 국력의 쇠퇴와 함께 한지는 운명을 같이한 듯하다.서양식 종이공장이 설립되면서 한지는 완전히 사양길에 들어선다. 한편 한지의 제조에 있어서도 각종 기계와 화공약품이 도입되게 되어 시간과 경비가 절약됐지만 한지 본래의 특성을 많이 잃게 되었다. 또 일부를 제외하고는 농민들이 농한기 부업으로 생산되는 한지가 되었다.게다가 일제의 우리 문화의 말살 정책으로 다양했던 한지는 창호지, 장판지, 장지, 태지등 몇 종류만 겨우 명맥을 유지되었다.해방후 한지는 양지에 밀려 완전히 붕괴된다. 선공업 후농촌 정책으로 부업에서도 밀리게 되고 주택양식의 변화로 그나마 창호지와 장판지의 수요마저 격감시켜 버렸다. 게다가 한지 기능 보유자들은 제대로 된 후계자들을 양성하지 못한 채 거의 노쇠, 사별하여 대가 끊어지게 되었다. 이제는 전통공예나 축제 차원에서 한지의 멋을 노래할 정도가 됐다.지금의 한지는 닥을 원료로 사용하지만 닥조차도 우리나라에서 거의 생산이 안되고 있어서 수입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름만 한지이지 외국종이에 불과하다.이제 3D업종, 가내수공업, 공해배출업으로 분류되는 한지 생산이다. 57년 자료에 의하면 전북에만도 3백15개 업체에 종사자가 4천9백78명이었으나 77년 조사에 의하면 전국의 한지업체나 농가를 모두 합해 약 1백60곳 정도로 줄더니 이제 남은 곳은 전국에 60여곳 정도란다. 지금 열리고 있는 전주한지축제를 바라보니 묘한 서글픔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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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5.01 23:02

[오목대] ‘흥부’와 ‘허준’

우리 고전소설 주인공 가운데 가장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을 꼽으라면 물어볼 필요도 없이 ‘흥부와 놀부’일 것이다. 한 형제로 태어나 동생인 흥부는 법이 없어도 살아갈 수 있는 착하기 이를데 없는 사람인데 반해 형인 놀부는 천하에 못된 일은 다하고 다니는 아주 나쁜 인물로 묘사돼 있다.어디까지나 가정이지만 만일 흥부와 놀부가 오늘의 우리사회를 살아간다면 어떻게 되고 어떤 평판이 남을까? 아마 모르면 몰라도 흥부는 이 세상을 제대로 살아가지 못하는 낙오자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아무런 대책도 없이 자식만 몽땅 낳아 놓고 나몰라라 한다면 천하에 무능한 가장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요즘 모방송국의 TV 드라마인 ‘허준’의 인기는 계속 상한가이다. 시청률이 60%대를 육박하고 있으며,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허준’을 시청하기 위해 월·화요일 저녁에는 약속을 하지 않을 정도라고 하니까 그 인기가 어느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그런데 ‘허준’을 둘러싸고 한가지 재미있는 설문조사가 나와 화제라고 한다.최근 한 쇼핑몰 회사가 직장인을 대상으로 ‘만일 허준과 유도지가 현대사회에서 직장을 다닌다면 과연 누가 성공할 확률이 높을까’하는 설문이다. 대답은 어떻게 나왔을까? 유도지의 성공 확률은 50%인데 반해 허준의 성공 확률은 2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유도지가 허준보다 배 이상 성공 확률이 높은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처세술이다.극중 유도지는 허준에 비해 의술이 못 미쳐 항상 열등감을 갖고 있지만 상사들에게는 깍뜻한 부하직원으로 여겨지기 때문에 오늘의 직장인들이 보기에는 유도지의 성공 확률을 허준보다 높게 보고 있는 것 같다는 해석이다. 한마디로 처세술이 출세의 지름길이라는 요즘의 세태를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보여진다.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난센스이며 ‘만일의 경우’라는 단서가 붙여진 경우여서 실제와는 다를 수도 있다. 어쨌거나 ‘흥부’와 ‘허준’이 제대로 평가되는 세상이 그래도 살만한 세상이 아닌가 싶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4.29 23:02

[오목대] 용서의 美德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남을 용서하는 것은 그리 쉽지가 않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남에게 용서를 구하거나 청하는 것은 남의 잘못을 용서해 주는 것보다 더 어렵다. 그만큼 용서는 모든 사람에게 힘들고 어려운 것이다.아마 용서를 하고 또한 용서를 받는 것이 이렇게 어려운 데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그것은 바로 이기적인 태도와 동질성의 문제가 아닌가 싶다.대체로 사람들은 남의 허물에 대해서는 엄격한 반면,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관대함을 보이는 성향이 있다. 같은 잘못이라도 남의 허물은 크고 무거운 것처럼 보이지만, 자신의 허물은 하찮고 보잘 것 없는 것으로 생각하려 든다. 그렇기 때문에 남의 잘못을 용서해주면 왠지 자신만 손해를 본다고 여기며, 다른 사람에게 용서를 구할 때에는 별것도 아닌데 괜스레 자존심이 상하고 스타일을 구기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든다.용서를 의미하는 ‘恕’자는 같다는 뜻을 가진 ‘如’와 마음을 나타내는 ‘心’으로 되어 있다. 즉, 같은 마음을 가질 때에 용서는 쉽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자신을 세상의 중심에 두려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나는 세상을 받아들이는 기준이요, 창(窓)인 것이다.그러다 보니 나와 다른 것, 아니면 이제까지와는 다른 것에 대해서는 이질감을 느끼게 되고 잘 받아들이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유유상종(類類相從)과 동병상련(同病相憐)처럼 자신과 같거나 비슷한 것을 찾고 인정하려 드는 것이다. 이른바 동질성을 확인하려는 것이다.최근 우리사회에 용서라는 미덕이 부족한 것 같다. 용서와 관용이 사라진 사회는 지역간의 갈등, 고부간의 갈등, 세대간의 갈등을 빚게 마련이다. 또한 대부분의 사회적 갈등은 반목과 대립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역지사지(易地思之)로 입장 바꿔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한 때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4.28 23:02

[오목대] 官主導 지역경제

전북경제는 관주도의 경제인가 아니면 민간주도의 경제인가. 대단히 중요한 질문이다. 전북경제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이기 때문이다. 관주도의 경제는 계획경제와 가깝고 민간주도의 경제는 시장경제와 가깝다. 전북경제가 관주도의 경제라고 판명될 경우 전북경제의 기본 틀은 잘못되었음이 입증되는 것이다. 김대중정부의 국정지표는 시장경제였다. 질문에 대한 답변은 수치로 증명되어야 한다. 지역의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비중을 측정한 뒤 정확한 답변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지역현안분석은 전북경제의 정체성에 대한 추측을 가능케 한다. 전주권신공항, 새만금사업, 용담댐사업등 모두 관주도의 사업이다. 전북경제는 관이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이다.이번에 당선된 국회의원들의 지역관련 공약을 분석해보면 민간경제를 육성하겠다는 공약은 찾기 힘들다. 어떻게하면 대형사업을 벌여놓고 중앙정부로부터 재원을 확보하느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3선이고 4선의원이기 때문에 중앙 정치무대에서 비중있는 정치인이고 그렇기 때문에 중앙정부로부터 재원학보에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결국 자신이 국회의원에 당선되어야 전북이 발전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그들에게서 경제철학을 발견할 수도 없었다.그들의 논리와 사고체계는 김대중정부의 경제철학과도 커다란 괴리가 있다.낙후된 전북경제를 살리기 위해 무엇이 중요한가. 대형국책사업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급한 것은 민간경제를 육성하기 위한 전략이다. 전북경제의 기본틀을 바꾸어야 한다. 민간경제의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김대중정권도 집권 후반기에 들어서고 있다. 전북정치권은 단순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관주도의 경제를 탈피해야 한다. 대형국책사업을 유치하고 중앙정부로부터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단순 사고체계를 버려야 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현안사업을 차질없이 수행하면서 민간경제를 육성하기 위한 비젼을 제시해야 한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4.27 23:02

[오목대] 스포츠, 和解의 물꼬

지난 71년 닉슨대통령을 수행하여 중동지역을 방문중이던 헨리 키신저가 극비리에 중국행 비행기를 탔다. 이튿날 북경에 내린 키신저는 당시 주은래(周恩來)수상과 모택동(毛澤東)을 만나 미·중국간 화해를 타진했다. 미국과 중국이 냉전체제가 낳은 죽(竹)의 장막을 허물고 역사적 수교를 이룬 것은 그로부터 꼭 1년후였다.두 나라가 대화의 물꼬를 트고 국교를 수립하기까지 협상과정에서 촉매제 역할을 한것은 다름 아닌 녹색테이블이었다. 소위 핑퐁외교로 불리우는 탁구교환 경기를 의미한다. 세계 최강의 중국탁구는 미국에 한수 가르쳐주는 입장이었고 미국은 온갖 ‘당근’을 내밀어 이념의 빗장을 허문 것이다.동·서독의 통일이 이루어 지기까지 양국간 스포츠 교류 또한 민족의 동질성 회복에 기여한 공로는 적지 않다. 스포츠 교류는 외교가 의전이나 말의 수사(修辭)보다도 힘과 기(技)를 겨루는 선의의 경쟁을 통해 얼마나 가깝게 갈 수 있는가를 보여주는 실증적 사례가 된다. 이념과 체제를 뛰어 넘는 인류공영의 가장 위대한 가치를 스포츠는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남북한간에도 비록 대립과 갈등의 골은 여전하지만 스포츠를 통한 화해분위기 조성은 동질성 확인의 바로미터가 돼왔다. 축구·농구의 교환경기는 물론 세계탁구대회 단일탐구성의 전례가 있고 앞으로 월드컵이나 올림픽에서의 단일팀 구성까지도 조심스레 타진되는 분위기다. 두 말할것도 없이 오는 6월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의 민족사적 성과가 이 분야의 기대를 얼마나 충족시킬지도 관심사이다.굳이 스포츠 외교를 이 시점에서 들먹이는 것은 아직도 지역감정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영·호남간의 갈등을 스포츠를 통해 풀어 나가자는 한 도의원의 발언이 나왔기 때문이다. 전북이 오는 2010년 유치 예정인 동계올림픽을 무주와 전주 뿐 아니라 대구와 공동으로 추진하면 동서화합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게 그의 주장이다. 정치적 볼모가 된 지역감정을 스포츠로 풀어 보자는 그의 제의는 일단 검토해 봄직하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4.26 23:02

[오목대] 재벌의 도덕성

일찌기 자본주의가 발달한 서구(西歐) 사회에 재벌이란 없다. 근면과 성실, 꾸준한 기술개발, 효율적인 경영관리를 통해 부(富)를 축적한 자본가가 있을 뿐이다. 스코틀랜드에서 직조공의 아들로 태어나 열세살때 맨손으로 미국에 건너와 ‘철강왕’이 된 앤드루 카네기는 바로 그런 입지전적 자본가의 전형이다.그는 가혹한 노조 탄압과 무자비한 파업 분쇄로 노동자들의 반감을 사기도 했지만 반면 가장 인간적인 처세훈(處世訓)으로 ‘사람 관리’에 뛰어났던 것으로 평가 받는다. 그래서 그는 냉혹한 자본가이면서도 미국내에 2천여개의 공공도서관을 세운 ‘불세출의 자선사업가’로 더 존경받는 인물이 된 것인지도 모른다.우리나라의 재벌은 어떤가. 부(富)의 형성과정에서 정경유착의 꼬리표가 항상 따라 다니고 문어발식 기업 확장과 총수의 전횡적 기업경영, 부의 세습화가 비판의 대상이 돼 왔다. IMF 위기를 초래한 것도 따지고 보면 바로 금융구조를 왜곡시킨 재벌의 책임이란 지적이 그래서 나오고 있는 것이다.국민의 정부가 재벌개혁을 강도 높게 추진하면서 부채비율 감소, 상호출자 제한, 회계의 투명성, 선단식 경영제한등 체질 개선에 어느정도 성과를 거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2년간의 개혁성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아직 기업의 지배구조, 금융구조 조정과 관련하여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판단하고 있다. 총선이 끝난후 삼성, 현대, LG등 재벌에 대한 주식매입자금 출처조사에 나선 것도 그런 전방위 압박수단의 일환으로 보인다. 당연히 재계가 반발하고 있고 정부와 재계간에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는 보도이다.그러나 엊그제 재벌 총수들이 골프장에서 회동하여 정부조치에 항의하는 모습을 보면서 서민들이 느낀 감정은 무엇일까? 행여 변칙적인 방법으로 여전히 부를 향유하는 귀족(?)들이 손톱밑 가시가 아프다고 엄살을 부리는 것쯤으로 비쳐진다면 문제는 복잡하다. 재벌이란 ‘거대한 규모’를 이용하여 그 소득을 개인에게 집중시킨다는 것 자체가 사회구조상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0.04.25 23:02

[오목대] 美人

소비자에게 호감을 주는 광고의 세가지 소재가 있다. 어린이, 동물, 미인이 그것이다. 어느 연구에 의하면 동양권에서는 호감의 우선 순위가 어린이, 미인, 동물인데 반해 서구에선 동물, 미인, 어린이 순이라고 한다.여하튼 미인은 누구에게나 호감을 주는 게 사실이다. 미인이라고 할 때 흔히 여자를 지칭한다. 남자는 미남이라고 따로 말한다. 꽃과 여자는 아름다울수록 좋다는 말도 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여자는 아름답기를 원하고 아름답게 되려고 노력한다.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 주관적이기 때문에 사람들 사이에 논란이 많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공통점을 마련해 아름다운 여자를 뽑는 미인대회도 만들었다. 외모에 너무 비중을 둬 선발한다는 것이 약간 아쉽지만 그것도 아름다움은 아름다움이다.고대 서양에서는 풍만하고 관능적인 여성이, 중세때는 호리호리한 몸통과 크지 않은 가슴이 미인의 기준이었다. 반면 중국 당나라때는 통통한 얼굴, 작은 몸과 발을 가져야 미인으로 대접받았다. 우리나라에서는 얼굴은 보름달 같이 둥글고 희며, 뺨은 통통하고 눈은 작고 가늘며 입술은 앵두처럼 붉고 탐스러워야 하고 버들가지와 같은 가는 허리에 연적같은 젖무덤을 가져야 미인으로 보았다. 그러나 영상미디어어가 발달하면서 얼굴 윤곽이 뚜렷하고 몸매가 날씬한 여성이 각광을 받고 있다. 몸에 착 달라붙거나 노출이 심한 의상이 유행되면서 각선미나 몸매를 강조하는 미인이 선호되는 것이다. 최근에는 건강미와 개성미도 강조되는 추세다. 당당한 태도, 분명한 표현력, 적극성, 성적 매력 등을 미인의 요건으로 꼽는다.미는 추상적이고 주관성이 강하기 때문에 한마디로 말하긴 어렵다. 사전적으로 본다면 인간에 기쁨을 주는 아름다움이다. 자신의 삶에 당당하고 열심히 사는 여성이라면 나름대로의 아름다움이 있다고 본다. 겉만 매력적인 가짜 미인도 많은 세상이다. 누가 뭐래도 착한 마음씨는 진짜 미인의 필요충분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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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4.24 23:02

[오목대] 당선무효

깨끗한 정치, 돈안드는 정치, 투명한 정치, 공정한 정치, 책임의 정치, 공개의 정치, 질 높은 정치, 조용한 정치, 참여의 정치, 웃음과 유머의 정치, 보람있는 정치는 우리 모두의 희망이다.과거에 빨갱이표, 피아노표, 고무신표, 막걸리표, 올빼미표, 돈봉투, 흑색루머, 마타도어, 인신공격, 언어폭력, 집단폭력, 검은돈, 물밑거래, 금품향응 매표행위, 금권관권 선거, 지·혈·학연의 지역감정 악용 등 온갖 부정한 수단과 방법이 목적을 정당화하려고 판을 쳤던게 사실이다. 시대변화에 따라 모양만 달랐지 지금도 의도나 목적은 그대로다.특히 망국적 지역감정 악용은 가장 손쉽게 득표할 수 있는 전략이 되어 선거막판에 오면 연고때문에 정책이나 의정활동은 유권자 눈에 보이지 않게 된다. 결국 투표소에 가서 지역 연고에 따른 투표를 하고 나오기 일쑤였다. 이런 지역 분할구도는 이번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16대 총선과 관련해 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소고발된 당선자 가운데 당선 무효 판결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는 당선자가 최소 10명에서 최대 15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법원의 판단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법원측도 이미 선거풍토 개선을 위해 선거법을 엄격히 적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따라서 당선무효 비율이 15대때에 비해 높아질 것으로 여겨진다. 당선되면 그만이라는 풍토에 새바람이 불 것 같다.흔히 일상생활에서 어떤 행위에 대해 분쟁이 발생하면 ‘무효’라는 말을 사용한다. 법률적으로 무효는 특정인의 주장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당연히 효력이 없다. 처음부터 효력이 없으므로 고소고발이 없더라도 당선 자체가 처음부터 잘못인 것이다.정치나 선거에서 자유, 공정, 공개의 원리가 지배돼야 한다. 합리적인 질서가 상실되면 역사의식과 사회의식의 결여로 정치사회적 무관심주의가 팽배하게 된다. 불법행위에 대한 철저한 당선무효는 또하나의 새바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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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4.22 23:02

[오목대] 위대한 母性

동서고금을 가릴 것이 없이 위대한 인물 뒤에는 언제나 위대한 어머니가 있었다. 명필 한석봉의 어머니는 한밤중에 불을 끄고 자신은 떡을 썰며 자식에게는 글을 쓰게 하여 한석봉에게 교훈을 주었다. 맹자의 어머니는 자식의 교육을 위해 세번씩 이사를 하였다.에디슨의 어머니는 저능아라 하여 학교에서 퇴학을 당한 에디슨에게 직접 독학 자습을 시켜 훗날 에디슨을 발명왕으로 길러냈다. ‘신국론’과‘고백론’을 저술하고, 중세 최고의 사상가요 철학자로 추앙 받는 성 어거스틴은 어머니의 눈물겨운 기도와 지성으로 회심하여 방탕의 굴레를 벗고 성인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다. 19세기 최대의 풍운아 나폴레옹도 ‘자식의 운명은 언제나 그 어머니가 만든다’라고 하였다.이처럼 어머니의 힘은 위대한 것이며, 어머니라는 위대한 이름은 마치 생명의 저수지처럼 사랑과 희생, 헌신과 수고 등 온갖 인간의 숭고하고 아름다운 가치를 그 안에 담고 있다.특히 모성의 힘은 교육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사람은 누구나 어머니에게서 태어난다. 따라서 태어나는 순간 가장 먼저 접하는 사람은 어머니이다. 또한 사람이 태어나서 최초로 만나는 스승도 어머니이다. 모든 어머니는 어린 아기의 스승이다. 어머니의 무릎은 자식의 배움터요, 어머니의 말씀은 자식이 배우는 교과서이다. 어린이는 어머니의 얼굴에서 세상을 배우고 어머니의 눈을 바라보며 인생의 의미를 깨우친다.이처럼 어린이의 성격형성에 어머니만큼 결정적 영향을 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 사람의 훌륭한 어머니는 백 사람의 교사보다 낫다’는 서양 격언도 훌륭한 어머니의 힘이 얼마나 크고 위대한 것인가를 나타내는 말이다.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머니들도 위대한 어머니들처럼 스승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단순히 낳아서 기르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자기 자식의 숨은 소질과 재능을 발견하고 키워주는 슬기로움을 지녀야 한다. 에디슨은 그의 천재성을 발견하고 그것을 키워준 어머니가 없었다면 한낱 귀찮고 어리석은 사람으로 묻혀버렸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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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4.21 23:02

[오목대] 전북의 北韓特需

남북관계가 많이 변했다. 총선이 끝나자 금년 6월 평양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준비로 정부부처가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서해안에서 남북한간 무력충돌도 있었고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다행히도 금강산관광이나 남북경제협력은 차질없이 추진되고 있다. 작년말에는 북한고위층이 코래콤이 기획하고 SBS가 후원한 핑클,잭스키스등 신세대그룹 공연에 참가해서 젊은 가수들의 노랑머리도 구경했다. 평양봉화예술극장에서 개최된 한국대중가수 공연에서 그들은 남한 신세대들이 향유하는‘자유’를 느꼈을 것이다.북한 고위관리들의 변화는 국내외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미국 몬터레이 국제학연구소 비확산연구센터와 러시아 현대국제문제센터가 공동으로 발간한 북한보고서에서는 북한관리들이 김대중정부의 대북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 베를린선언이후 북한당국은 김대중정부의 윈-윈게임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금년 6월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면 상호불신이 허물어지고 경제협력도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작년도 남북한 교역규모는 약 3억3천3백만달러로 전년대비 50.2%가 증가했다. 반입은 31.8%증가한 1억2천1백만 달러정도이고 반출은 63.4% 늘어난 2억1천1백만달러정도이다. 아직 규모는 크지 않으나 남북한 교역이 급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전북은 어떤가. 전북의 대북교역도 예외는 아니다. 전북의 대북교역량도 급증하고 있다. 작년도 대북교역규모는 6백44만달러로 전년대비 4백58.8% 급신장했다. 1998년 4월 정경분리원칙에 의한 남북경협 활성화조치가 취해지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남북정상회담이후 북한특수를 기대하는 도내기업도 많을 전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전북도는 어떻게 해야 하나. 업계와 전문가들로 대북협력팀을 구성해야 하지 않을까. 김대중정부의 햇볕정책을 뒷받침해주기 위해서도 그렇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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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4.20 23:02

[오목대] 동물 행동학

아프리카의 나무에 사는 개구리는 우기(雨期)가 시작되기 전에 물에서 나와 나무로 올라간다. 일기를 정확히 예측한다는 증거이다. 만일 그렇게 하지 않으면 개구리 알은 멸종되고 말았을 것이다. 폭풍이 내습하기 훨씬 전에 돌고래는 바위 뒤로 피난가고 고래는 먼 바다로 나간다. 또 날씨가 좋은 날에는 파도치는 바닷가 돌틈 사이를 돌아다니던 뱀의 일종은 육지로 올라 온다. 상어나 갈매기도 날씨의 악화나 폭풍의 접근을 미리 알 수 있다 한다.꿀벌은 주변에 꽃이 없을때는 1㎞이상이나 멀리 날아가지만 되돌아 와서는 정확하게 자기 집(벌통)을 찾는다. 그 능력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꿀벌의 최종적인 판단은 색깔도 아니고 위치도 아니며 다만 막연하게 주위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가 눈으로 확인한다고 한다. 리츠네스키라는 사람이 펴 낸 ‘생물들의 신비한 초능력’이란 책을 보면 이처럼 무궁무진한 생물들의 수수께끼가 가득하다.도대체 생물들이 느끼는 이 제6감이란 무엇일까? 대기속이나 바다속에서 발생하는 물리적 과정과 그 과정을 동물의 몸이 감지하는 생리학적 감각과의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동물행동학의 권위자인 서울대 최재천 교수는 이런 6감을 오직 생명을 주관하는 유권자(DNA)의 명령 때문이라고 풀이하고 있다.요즘 교육방송(EBS)에서 ‘동물의 세계’ 강좌를 맡고 있는 최교수의 강의가 김용옥의 ‘노자의 21세기’ 강의에 이어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한다. 최교수는 동물간의 의사소통, 사회생활, 성생활등 인간과 비교 할 수 있는 사례들을 토픽 중심으로 풀어 나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가령 ‘모든 인간이 테레사 수녀 같았다면 인류는 멸종했을 것이다. 남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다면 종족을 보존할 수 없다’든지 ‘집단생활의 규율이 엄격한 개미보다도 못한 정치인의 행태’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그의 강의는 사물의 정곡을 찌르는 날카로움이 있다. 오는 8월까지 계속될 그의 동물 행동학 강좌가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얼마나 주게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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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4.19 23:02

[오목대] 꼴불견 벚꽃 축제

벚꽃이 활짝 피어 나면서 진해군항제를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벚꽃 축제’가 한창이다. 도내에서도 정읍천변을 비롯하여 진안 마이산, 김제 금산사, 완주 송광사 등지에서 잔치마당이 열려 상춘객들이 북적거리고 있고 전주∼군산간 1백리 꽃길에서 축제 분위기는 절정을 이루고 있다.벚꽃은 만개(滿開) 시기가 짧은 대신 화사하기 그지 없어 봄을 대표하는 꽃으로 불리운다. 개나리, 진달래가 봄 소식을 전한 후 그 봄의 화려함을 벚꽃이 장식하는 것이다. 벚꽃이 봄바람에 흩날리는 정경을 어느 시인은 이렇게 표현하기도 했다. ‘봄 바람에 벚꽃잎 분분히 흩날리니/ 산비둘기 구구구 날아와 무네’ 꽃망울이 제 생명을 다하고 새 순이 돋아날 무렵 눈처럼 서럽게 떨어져 내리는 모습은 그 자체로 한 폭의 애잔한 풍경화를 연출하는 것이다.그러나 도내 각 시군별로 경쟁하듯 벌이고 있는 ‘벚꽃 축제’가 근래 들어서는 별로 알맹이가 없는 ‘행사를 위한 행사’에 그치고 있다는 비판의 소리를 듣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해당 지역 시군이 벚꽃 만개 시기에 맞춰 벌이는 각종 행사들이 관광객들을 끌어 들이는데 한 몫을 하고는 있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먹거리, 볼거리등이 특색없이 짜맞추기 식으로 나열되는데 불과하여 진부하기 그지없다는 것이다.그런 현상은 전주∼군산간 꽃길 축제에서 더욱 극명하게 나타난다. 지난 주말 목천교 주변과 만경강변은 밀려든 차량들로 큰 혼잡을 빚었으며 상춘객들의 무질서와 취객들의 고성방가, 바가지 상혼이 어우러져 꼴볼견의 극치를 보는듯 했다. 그렇다고 잔치마당에 먹고 마시는 것을 나무랄 일은 아니다. 그러나 노는데도 질서가 따라야 하고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져야 상춘(賞春)의 참 뜻도 헤아릴 수 있는 법이다. 남에게 불쾌감이나 안겨 주는 ‘먹자판 놀자판 축제’가 이대로 계속 되다가는 외래 관광객은 말할 것도 없고 자칫 도민들에게 마저 외면 당하는 일이 없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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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4.18 23:02

[오목대] 무궁화

꽃의 계절, 봄이 완연한 빛으로 산야를 물들이고 있다. 시절의 변화에 따라 사람들 가슴마다 춘정(春情)이 무르익어 갈 것이다. 봄꽃 만발한 동산으로 선뜻 꽃 구경을 가지는 못해도 길을 오가며 느끼는 봄의 정취는 빛의 변화에서도 확연하다. 회색 빛의 겨울에서 연분홍빛 봄으로 넘어가는 변화는 다른 어떤 계절의 바뀜보다 더 강렬하게 느껴지기 마련이다.‘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는 노래를 좋아하지만 봄꽃과 물 오른 나뭇가지에 걸친 꽃들이 눈을 황홀하게 하는 출근길에서 노래가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든다.벚꽃은 봄꽃 가운데 가장 사람들의 마음을 기분좋게 휘저어 놓는 꽃이다. 한꺼번에 우르르 활짝 피어나 왕성한 자연의 활력을 몸짓으로 전해준다. 순수하고 청초한 뭉게구름이 내려와 앉은 것 같은 벚꽃 무더기에 묻히면 우리의 마음은 아늑한 자연 속으로 돌아간다.바람이 불 때 좌르르 꽃이파리가 무수히 흩날리는 벚나무 아래를 걸으면 그저 속세를 떠난 듯 저절로 빈 마음이 된다. 역시, 연분홍빛의 꽃잎이 눈내리듯 날리는 것이 벚꽃의 백미다.어느 시인은 벚꽃의 낙화를 이렇게 읊었다. ‘지금 나는 산 그늘 내린 강변에 서 있다/ 산벚꽃이 바람에 눈처럼 내린다/ 몇십년을 바라보아도 질리지 않는 저 앞산/ 나 태어났을 때 저 산이 저렇게 있었고/ 지금도 저 산이 저기 있으며/ 나 죽은 후에도 저 산은 저렇게 있으리라/ 한 번도 내게 무슨 말을 한 적은 없지만/ 나에게 세상을 가르쳐 준 산/ 저 산/ 지금 나는 그 산 아래 서서/ 하얗게 날려오는 산벚꽃 그 꽃이파리들을 바라보고 있다’시를 읊고 눈을 감으면 선(禪)의 경지를 넘나드는 듯하다.추운 겨우내내 시렸던 사람들의 가슴과 총선으로 얼룩진 마음의 상처를 한시라도 빨리 어루만지고 씻어야 할 듯하다. 화사한 벚꽃 시절에 당선된 나라꽃 무궁화 하나하나는 이제 기나긴 여름철을 향해 스스로가 국민들을 감동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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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4.17 23:02

[오목대] 地自體 ‘상징물’

어느 나라건 상징적인 동식물이 있다. 우리나라의 국화(國花)가 무궁화이고 일본은 벚꽃이다. 네덜란드는 튤립이 나라의 상징이고 캐나다는 단풍잎을 국기에 새길 정도이다. 뉴질랜드는 지구상에서 가장 진화가 늦은 야행성 조류‘키위’가 국가의 상징이다. 뉴질랜드사람을 보통 속어(俗語)로 키위라고 부르는데 대해 그 나라 사람들은 전혀 거부감이 없다. 호주의 캥거루, 태국의 코끼리, 미국의 독수리등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너구리를 상징동물로 하는 나라도 있다.이처럼 동식물을 선택하여 국민정서를 대변하고 국민들의 응집력을 높이는데 활용하는 예는 전세계적으로 보편화돼 있다. 우리 도에도 상징적인 동식물로 까치·백일홍·은행나무 등이 지정돼 있다. 각각 도조(道鳥) 도화(道花) 도목(道木)이다. 까치는 두 말할 것도 없이 기쁜 소식을 전해주는 길조(吉鳥)로 분류되지만 지금은 정전사고의 주범으로 꼽혀 천덕꾸러기 신세가 된지 오래다. 백일홍이나 은행나무도 그 끈질긴 생명력과 고고함으로 도민들에게 친근감을 주고 있지만 무덤주변에서 핀다든지(백일홍) 고약한 냄새를 풍긴다(은행나무)하여 한때 폐지가 검토된 적도 있었다.그런 이유 말고도 사실 상징물에 대한 검토는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싶다. 까치나 은행나무를 상징물로 하는 시·도가 너무 많다. 흔하디 흔한 새,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나무라서 그럴까? 전북애향운동본부가 77년 발족되면서 지정한 이 상징물들은 당시만 해도 제법 희소가치가 있었으나 요즘은 영 아니다.마침 환경부가 전국 2백39개 지방자치단체의 상징물을 새로 지정하도록 권고했다고 한다. 시·도간에 중복을 피하고 나무나 새, 꽃 이외에도 야생 풀·어패류·곤충·자연경관 등을 포함하여 환경친화적인 상징물을 새로 지정 관리하자는 취지에서다. 지역특성이나 대표성에 부합되지 않는 상징물을 차제에 폐지하고 재선정하자는데 반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오랫동안 도민정서속에 자리잡은 상징물들을 바꾸려면 우선 도민들의 의견수렴부터 거쳐야 한다. 몇몇 단체나 관료들의 즉흥적인 발산으로 결정될 일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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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4.15 23:02

[오목대] 현대인의 美學

예나 지금이나 우리는 변함없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아름다움과 추함을 구별하고 그것을 받아들이는 미적 감각은 사람에 따라서, 민족에 따라서 혹은 시대와 지역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는 것 같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미적 감각이 그 시대적 상황과 특성을 담아내고 있다는 점이다.이러한 사실은 고전적인 미(美)와 현대적인 미(美)의 차이점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 차이점을 꼬집어 내기가 쉬운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닌 듯 싶다. 굳이 말한다면 다빈치의 그림과 피카소의 그림이 다른 만큼의 차이라 할 수 있다.또한 고전미가 아폴로적인 미에 가깝다면 현대미는 디오니소스적 미에 가까운 것이다. 아폴로적인 미에서는 단아하면서도 절제된 조화와 균형을 느낄 수 있는 반면, 디오니소스적 미에서는 율동적이고 격정적이면서 도취와 흥분을 경험하게 된다.질서와 전통을 중시하는 사회에서는 자유보다는 질서가 강조되었고, 과도함보다는 중용이 우선이었으며 동적인 것보다는 정적인 것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세상이 변하고 있다. 현대사회는 다원화되고 개방된 사회이다. 그만큼 개인의 자유와 개성 그리고 자아(自我)의식이 강한 사회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사회의 모든 영역이 급속하게 발전하는 동적 사회다.따라서 현대사회는 전통이나 질서보다 모험과 창조를, 소극적인 자기억제 보다도 적극적인 자기 긍정을 강조하고 있다. 정적인 단아함의 미보다는 동적인 발랄함의 미를 역설한다. 현대사회의 이러한 특색이 현대인의 미의식과 미적 감각을 지배하고 있다. 언뜻 보면 현대인의 미적 감각은 복잡하고 혼돈스러운 듯 하지만 실제로는 무질서 속의 질서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미적 감각도 다분히 유행을 타는 것처럼 보인다. 요즈음 젊은이들의 톡톡 튀는 미적 감각도 결국은 개성미를 존중하는 자기표현의 미학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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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4.1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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