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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2000년 짝짓기

새해들어 서울의 한 결혼정보회사는 ‘웰컴 2000년’ 밀레니엄 맞이 행사 하나로 386세대 노총각들을 위한 ‘노총각 탈출’이란 이색 캠페인을 벌이고 있어 화제다. 1차로 1월부터 2월까지 노총각 접수를 받는데 자격은 4년제 대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33∼39세의 신체 건강한 미혼남성이면 누구나 가능하다.신청자 가운데 2천명을 선발, 밀레니엄 회원으로 등록하고 갖가지 혜택을 주는 동시에 연내 우리나라 최고 여성과의 짝짓기를 책임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이와 같은 이색 캠페인을 벌이게 된 이유는 올해가 새천년이라는 점도 있지만 그 보다는 연도를 표시하는 2000년의 네자리 숫자가 모두 짝수이어서 짝짓기에 가장 적합한 해라는 해석이다.이런 세태를 반영이라도 하듯 요즘 대학가에서도 ‘2000년 2월 2일까지 짝이 없으면 안 된다’는 근거없는 풍문이 확산되면서 때아닌 ‘애인 구하기’ 열풍(?)이 일고 있다고 한다. 만일 연도와 달, 날짜를 나타내는 숫자가 모두 짝수가 되는 며칠뒤인 2월 2일까지 애인을 구하지 못하면 다시 모두 짝수가 되는 2002년 2월 2일까지는 ‘나홀로족’으로 남는다는 속설 때문이다.특히 올 2월 2일은 서기 888년 8월 8일이후 1천1백12년만에 찾아오는 짝수길일(吉日)이라는 그럴듯한 얘기까지 등장, 애인없는 대학생들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 이런 풍문으로 요즘 대학가 주변의 커피숍이나 까페 등에는 방학인데도 미팅과 소개팅을 통해 애인을 구하려는 학생들로 때아닌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한다. 특히 화상채팅 시스템을 갖춘 PC방과 번개(채팅을 통해 만나는 것) 전문까페가 최고 인기라는 것이다.지난해 9월 9일에는 숫자가 모두 홀수라고 해서 갖가지 이색행사가 벌어졌는데 올 2월 2일에는 반대로 짝수라고 해서 짝짓기가 유행이라니 세상 인심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저러나 올해가 짝짓기가 좋은 해라면 장가 못가 애타는 우리 농촌 총각들의 소원이나 이뤄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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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1.29 23:02

[오목대] 정치와 ‘陰謀論’

총선시민연대의 공천 부적격자 명단 발표가 정치판을 들끓게 하고 있다. 우리 사회에 아무개 리스트가 나돌때마다 홍역을 치르곤 하였지만 이번에는 정말 엄청난 파장과 색다른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제까지 묵묵히 지켜보던 국민과 시민단체가 드디어 화를 냈기 때문이다. 국민들은 스스로 정화능력을 잃은 정치권에 준엄한 판단과 심판을 가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공천 부적격자 명단을 받아들이는 여야 3당의 입장도 제 각각이다. 새천년 민주당은 16대 총선 공천에 명단을 반영하겠다는 내부방침을 정하고 있으며, 한나라당은 공천에 선별적인 반영을 검토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 등 지도부가 대부분 명단에 포함된 자민련은 청와대와 민주당 측의 배후조종 의혹을 제기하는 정치적 음모론을 들고 나왔다.우리의 일상에서 때로는 정말 우리가 잘 모르고 있는 집단이나 세력의 은밀한 음모에 의해 끌려 다니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칼 포퍼는 ‘고통과 재난등이 어떤 강력한 개인이나 집단의 음모에 의해 발생한다’고 말하고 있다. 음모론은 사회가 혼란스럽거나 어려울때 등장하기 마련이다. 혼란과 불확실성의 정체를 밝히고 그 이면에 숨겨진 악의 음모를 찾아내겠다는 대중들의 욕구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상상력에서 출발하여 추리 기법을 통해 문화로 표출되는 음모론은 대중을 끓어들이는 데에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이다. 어찌보면 음모론은 처음부터 대중적 속성을 지니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러한 특성이 시대적 불안과 맞물리면서 세를 확장해나가고 있는 것이다.하지만 음모를 밥먹듯 하는 정치권이 또 다른 음모론을 들고 나온 것을 보면 조금은 어울리지 않는 면도 있다. 본래 정당을 말하는 당(黨)이라는 의미는 검은 무리들이 모여 있는 곳을 말함이 아니던가. 이번의 정치 음모론 시비는 이전투구와 흑색선전, 그리고 상호비방이 난무하는 정치권의 현주소를 스스로 대변한 것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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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1.28 23:02

[오목대] 지방재정의 落後

새천년이 열렸지만 가까운 장래에 지방재정의 취약성은 크게 개선될 것 같지 않다. 작년도 전국 평균 재정자립도가 59.6%이고 최근 1조원 이상 빚을 지고 있는 광역자치단체가 7개나 된다. 1백50여개의 기초자치단체는 공무원 봉급도 주기 어려운 형편이라고 한다. 지방자치시대 지방정부의 역할이 대단히 중요시되고 있으나 이를 뒷받침해야 할 지방재정은 대단히 어려운 상황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우리 나라 지방재정의 문제점은 3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는 지방재정의 규모가 중앙재정에 비해 대단히 영세하다는 것이다. 우리 나라의 중앙재정대 지방재정규모는 72대 28로서 선진국(일본의 경우 약 45.4대 54.6)에 비해 지방재정이 차지하는 비중은 대단히 낮은 편이다. 둘째는 중앙재정에 대한 지방재정의 의존도가 심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지방재정 재원은 중앙지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형편이고 조제중 지방세 비중이 선진국에 비해서 극히 낮은 수준이다. 지방재정의 셋째 문제점으로서는 지방자치단체간 재정력의 격차가 대단히 크다는 사실이다. 광역자치단체간 또는 기초자치단체간, 즉 동위자치단체간 재정적 불균형이 심각할 뿐만 아니라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간, 즉 상하위 자치단체간 재정적 불균형 역시 심화되어 있다. 재정자립도의 최고 및 최저치의 편차도 큰 실정이다. 최근 지방교부세율을 13.27%에서 15%로 상향조정해서 지자체의 숨통이 다소 트일 전망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방재정이 크게 개선될 것 같지는 않다.문제는 어디에 있는가. 정치권이 선거공약을 지키지 않는데 있다. 요즈음 선거철이다. 시민단체들의 낙천 및 낙선운동에 대해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지방재정분야 선거공약 준수여부도 낙천 및 낙선기준이 돼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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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1.27 23:02

[오목대] 1백인 위원회

이번 총선연대의 공천반대 정치인 66명 발표과정에서 국민들의 눈길을 끈것은 최종 평결을 내린 ‘유권자 1백인위원회’다. 성별·연령·직업·거주지별로 여론조사 전문기관이 표본 추출한 대상자중 참여를 희망한 시민 1백명으로 구성된것이 이 위원회다.세탁업자·학생·샐러리맨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위원들의 면면에서 보듯이 대상자 선정을 놓고 이들의 의견도 분분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합숙까지 해가면서 열띤 토론을 벌였고 그래도 의견이 모아지지 않은 10여명에 대해서는 최종적으로 투표를 통해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총선연대가 행여 있을지도 모를 형평성이나 객관성 시비를 사전에 차단하고 공정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이 위원회를 선보인것은 참신하다. 영미법(英美法)에서 민·형사재판의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비법률가인 배심원을 이용하는 제도에서 따온듯하여 언론은 이미 ‘1백인의 배심원’이란 표현으로 이들을 고무하고 있다.그러나 예상했던대로 여야 각당의 반응은 긍정반 부정반이다. 민주당은 비교적 긍정적인데 반해 명예총재까지 명단에 오른 자민련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심지어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있는 마당이다. 한나라당도 비교적 수긍하는 태도를 보이고는 있지만 역시 공정성과 형평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런 가운데 참여연대는 한걸음 더 나아가 2차 명단 발표를 예고하고 있고 노동계도 자체적으로 공천부적격자 명단을 발표하겠다고 나서 명단발표 파장은 앞으로도 정치권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사태가 이 지경에 이른것은 결국 정치권의 자업자득이다. 국민들의 개혁열망을 외면한 그들에게 엄중한 심판을 내린 총선연대가 국민 84%의 지지를 받고 있는것이 이를 반증한다.우리 주변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보통 사람들’이 심판대에 오른 ‘여의도 정치인’들을 따끔하게 혼내준 것이 이번 명단발표다. 그리고 그것이 결과적으로는 시민들의 힘으로 이룰 수 있는 정치혁명이요 민주주의의 진일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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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1.26 23:02

[오목대] 폭행도 正當行爲면…

우리 수사기관은 폭력행위를 처벌하는 과정에서 대부분 쌍벌주의(雙罰主義)를 적용한다. 폭력을 사용하게 된 원인이나 동기야 어쨌든 그 결과를 더 중시하는 것이다. 그래서 힘이 센 상대방에게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하다가도 이를 방어하기 위해 맞대응했다하면 결과는 상호폭행이나 폭력행위로 나란히 처벌받게 마련이다. 억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무리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지만 이럴때 ‘목소리 크고 힘센 놈’이 제일이라는 불만이 나올수 밖에 없는 것이다.우리 사회에 정의로운 시민정신이 자리잡지 못하는 이유도 바로 이런 수사기관의 기계적인 법적용 관행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내가 당하는 일도 아닌데 공연히 다른 사람들 싸움을 말리다가 폭력에 휘말리는 경우도 있고 담배 피우는 10대를 훈계하다가 대들면 몸싸움까지 해야하는 난처한 일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에도 상대방이 상해진단서를 떼어 고소하러 들면 영락없이 형사입건돼 폭력전과자가 되는 것이 우리의 법감정이다.전주지법 박철원판사가 교통사고 시비로 말다툼을 벌이다가 폭력을 휘두른 50대 피고인과 술을 마시다가 언쟁끝에 상대방의 손가락을 이빨로 물어 기소된 60대 장애인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해 화제다. 재판부는 사건정황으로 보아 이들의 행위는 ‘사회통념상 허용될 수 있는 정당행위’로 인정된다고 판시하고 있다. 사소한 시비끝에 실랑이를 벌이는 과정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가벼운 폭행사건도 법정까지 끌고 가는 우리의 사법관행에 제동을 건 판결로 신선한 충격을 준다.그러나 이 판결이 나온후 사람들이 ‘사소한 폭력은 정당행위’라는 식으로 확대 해석하는 것은 금물이다. 재판부도 ‘일방적 폭력에 맞선 소극적 대응’을 사회통념으로 보았지 모든 사소한 폭력을 정당행위로 규정된 것은 아니란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어찌됐든 이제 이 판결이 참다참다 못해 주먹질 한 번 한것까지 기계적으로 법을 적용하는 수사기관의 관행에 쐐기를 박고 ‘맞아서 돈 벌겠다(?)’는 얌체족에게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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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1.25 23:02

[오목대] 정치꾼과 정치가

16대 총선의 톱니바퀴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흔히 공천경쟁이나 선거에서 ‘관록이냐 신예냐’ ‘노장이냐 소장이냐’ ‘경륜이냐 패기냐’라는 구호가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전자와 후자의 구분을 나이로 하는 경우가 많지만 반드시 맞는 말은 아니다. 보통 전자는 기득권자요 후자는 도전자인 경우가 보통이다.또한 선거에서 인지도, 선호도, 지지도라는 낱말이 자주 등장한다. ‘후보를 아느냐 모르느냐’가 인지도이고 이름을 대면서 아는지를 물어보는 경우를 보조 인지도라 하고, 이름을 알려주지도 않아도 아는 경우를 무보조 인지도라 한다. 그리고 ‘후보를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를 선호도라 하고 ‘후보를 찍을 것인지 안찍을 것인지’를 지지도라 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지지도이며 지지도는 바로 선택을 의미한다.도전자의 경우 처음엔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무척 큰 노력을 한다. 그러나 도전자의 경우 후보등록 이전에 아무리 돌아다니며 자신을 알린다해도 인지도는 10%를 밑돌기 마련이다. 후보등록이 끝나면 도전자의 인지도는 순식간에 30%전후 수준으로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기득권자의 경우는 평시에도 60∼70% 정도의 인지도를 갖는 것이 보통이다. 기득권자의 프리미엄이라고 할 수 있다.그러나 재미있는 사실은 인지도가 높다고해서 선호도가 높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며 선호도가 높다고해서 지지도가 높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안다고 해서 좋아한다고 간주할 수 없으며 여러 후보를 좋아할 수는 있지만 지지하는 사람은 딱 한 후보라는 점이다.유권자들이 가장 지지하는 후보는 도덕성을 갖춘 믿을 수 있는 후보자다. 정당 공천이 이루어지기도 전에 열심히 얼굴을 알리고 다니는 공천신청자들이 많아졌다. 선거법 개악으로 쓰레기통에 처박힌 기성정치를 낙천운동으로 분노하는 유권자들은 깨끗하고 순수한 정치가를 원하고 있다.우리는 ‘정치꾼’과 ‘정치가’를 구분해야 한다. 새 천년 첫해에 실시되는 이번 총선은 우리 정치를 쓰레기통에 방치하느냐를 결정하는 중요한 이벤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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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1.24 23:02

[오목대] 株式 중독증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으로 증권 거래가 시작된 것은 1956년 서울에 명동증권거래소가 개장되면서 부터이다. 당시 증권시세는 수신호로 했고 매매가격은 격탁매매(擊柝賣買)인 ‘딱딱이’소리로 알려 주었다. 그리고 그 당시 상장된 종목은 조흥은행, 경성전기 등 12개 종목이 고작이었으며 총주식 거래대금은 3억원에 지나지 않았다.그러나 4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 주식시장은 엄청난 질적 양적 발전을 이룩하고 있다. 상장된 주식종목수만 증권거래소가 9백13개 종목이며 코스닥이 4백67개 종목에 이르고 있다. 거래방법도 증권사를 통한 거래보다는 인터넷을 통한 사이버거래가 더 많고 거래금액 규모 역시 지난 한해 하루 평균 3조4천억원인점을 감안하면 천문학적인 증가율이다.특히 92년부터는 외국인에게 증권투자가 허용됐으며 97년에는 외국인 투자한도를 50%로, 98년 5월부터 1백%로 우리 자본시장을 완전히 개방하기도 했다. 우리 자본시장의 완전 개방으로 외자유치가 한결 쉬워져 외환위기 극복에 큰 도움이 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주식시장이 외국인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폐단마저 발생하고 있다.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우리 주식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외국인 눈치보기와 미국증시의 동조화(同調化) 현상일 것이다. 외국인이 팔면 폭락하고 외국인이 사면 폭등하는 널뛰기장이 계속되고 있으며 미국증시의 등락에 따라 우리 시장이 천당과 지옥이 반복되는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그러나 문제는 이런 폐단이 주식시장에만 국한되지 않고 우리 사회전반에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바로 요즘 자주 등장하는 ‘주식 중독증’과 함께 또 다른 2가지 사회적 증후군이다. ‘주식 중독증’이란 주식매장시간인 오전 9시만되면 가슴이 두근두근 거린다든지, 매시간마다 주가를 확인해야 직성이 풀리고 주말이연 월요일을 애타게 기다리는 것등의 증상을 말한다.그리고 이와함께 주식으로 졸부가 돼도 일도 싫고 사람 만나기도 싫은 일종의 ‘부유 증후군’이 있는가 하면 원금이 반토막이 날 경우 극도의 상실감과 함께 자책감에 시달리는 ‘반토막 증후군’이 그 것이다. 과연 주식이 무엇이고 돈이 무엇인지? 우리 모두 곰곰히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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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1.22 23:02

[오목대] 인터넷 도박

도박은 어느 사회에서나 비도덕적인 것으로 간주되어 법률로 금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도박행위는 들불처럼 번져 마치 마약과 같은 존재가 되고 있다.이러한 도박의 역사는 매우 오래여서 유사이전부터 행해져 온 것 같다. 미국 콜로라도 계곡의 원시유적이나 애리조나 주의 동굴벽화에는 주사위를 던지는 사람의 모습이 새겨져 있으며, 로마의 바실리카 유적 대리석에 새겨져 있는 선 모양의 문양도 도박을 위한 것으로 추측된다. 또한 이집트에는 서기전부터 타우 세나트라는 도박이 있었고, 심지어는 성경에도 제비뽑기를 했다는 기록이 보인다.동양의 경우, 도박에 쓰는 카드가 인도에서 생겨났으며 중국에서는 도박이 성행하였다고 사기(史記)에 기록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표적 도박이라고 할 수 있는 투전이 있었다. 투전은 영조 초기부터 널리 퍼져 전국 산간벽지에 크게 유행하여 당시 투전이 도둑질보다 큰 해를 끼친다하여 이를 법으로 금하였으나 효과를 거두지 못하였다.도박은 사용하는 기구와 주체에 따라 형태도 매우 다양하다. 고전적인 것으로는 주사위를 사용하는 쌍육 다이스와 패를 쓰는 투전, 골패, 화투, 마작, 트럼프가 전형적인 것이다. 좀더 현대적인 것으로는 기계를 작동하여 도박을 하는 룰렛, 슬롯머신, 빠찡꼬와 전자오락 등이 있다. 또는 어떤 경기의 승패에 돈을 거는 것으로 닭싸움이나 소싸움을 주로 하였으나 지금은 경마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어찌 보면 합법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주택복권, 올림픽복권이나 월드컵복권도 도박의 한 형태라 할 수 있다.그런데 이러한 모든 도박을 총체적으로 망라한 신종 도박이 생겨났다. 이름하여‘인터넷 도박’또는‘사이버 도박’이다. 인터넷 도박은 네티즌들의 사행심을 자극하면서 급속히 번지고 있다. 1백만달러 이상의 외화가 해외로 유출되는 것도 문제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각계 각층의 수많은 사람이 하루 평균 4천건 이상 이 사이트에 접속한다고 하니 그 폐해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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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1.21 23:02

[오목대] 群山자유무역지역

자유무역지역은 수출촉진을 위해 설치된 특정지역이다. 수입관세의 면제, 통관절차의 간소화, 관련행정서비스 지원등이 일괄적으로 제공되고 있는 경제특구를 의미한다. 수출자유지역이라고도 불리운다. 자유무역지역의 확대는 WTO체제하에서 세계적인 추세이다. 세계적으로 총 1백7개국 8백47개 자유무역지역이 지정되어 있다. 미국이나 우리와 가까운 대만과 중국에도 자유무역지역은 활성화되어 있다.최근 자료를 보면 미국의 자유무역지역은 현재 2백33개지역으로 3천5백50여개 기업이 입주해 있는 상황이다. 37만여명이 고용되어 있고 연간 1천6백80억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리고 있다. 지난 25년여간 연평균 15%정도 성장하고 있고 성공적인 정책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재 추가로 90여개 지역을 신규로 지정할 예정인데 국가에서 토지를 매입해서 임대하는 방법으로 분양하고 있다.대만의 경우는 기존의 제조업중심의 수출자유지역에 운송이나 항공, 금융, 미디어, 통신등을 포괄하는 새로운 개념의 자유무역지역을 추가로 조성할 예정이다. 토지임대료도 연간 평당 1만7천원 정도로서 파격적인 조건으로 운용되고 있고 항구나 공항인접의 요지를 국가에서 수용해서 빌딩식 공장을 지어서 임대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는 총 1백24개지역이 있고 특히 5개지역은 대규모 단위로 조성되어 있다.요즈음 보도에 의하면 군산자유무역지역 지정이 기약없이 미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총선을 앞두고 호남권특혜라는 여론에 부담을 느끼고 정치권이 눈치를 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치논리가 경제논리의 발목을 잡는 현상이다. 앞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자유무역지정은 세계적 추세이고 늦출 수 없는 사안이다. 정치권은 경제에서 정치논리의 횡행이 국가발전에 저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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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1.20 23:02

[오목대] 대통령의 破格

정치 지도자가 TV를 통해 감동의 메시지 전달에 성공한 것은 아마도 미32대 대통령 프랭크린 루스벨트의 노변정담(爐邊情談)이 아닌가 싶다. 그는 1930년대 대공황으로 나라가 위기에 처하자 TV에 나와 국난극복을 위한 국민적 대단합을 호소했다.루스벨트는 난로가에 앉아 직접 상대방과 대화하듯이 실업·인플레등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고 국민들의 아픔을 달랠수 있는 여러가지 정책들을 제시했다. 이 메시지는 TV를 지켜본 미국민들에게 대통령에 대한 신뢰감을 한층 두텁게 하는 감명을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대중매체를 이용한 국민설득이 어느 대중연설이나 의회연설보다도 호소력에서 뛰어났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정적(政敵)들로부터는 ‘무능하고 교활한 정략가’라는 혹평을 듣기도 한 루스벨트지만 그는 뉴딜정책으로 경제위기를 극복한 미국 역사상 가장 존경받는 4선대통령으로 기록되고 있다.우리의 경우도 새 정부들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TV를 통한 국민과의 대화’를 시도했고 그 반응 또한 신선하다는 평가다. 취임후 두 차례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이뤄진 대화 프로그램에서 김대통령은 국정현황과 자신의 정치철학을 자세히 설명하고 당면과제 해결을 위한 국민들의 협조를 호소하는등 새로운 정치문화를 정형화(定型化)하는데 성공한것으로 보여진다. 물론 국정의 고비마다 여론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이 방식을 이용한다는 야당측의 곱지않은 시선이 없는것은 아니지만 권위주의의 가식을 벗어버린 꾸밈없는 대통령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는 점만으로도 ‘TV 대화’는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다.김대통령은 엊그제 MBC의 ‘21세기위원회’프로에도 출연하여 젊은이들과 대화를 가졌다. 데이트 장소를 소개하고, 테크노댄스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미래의 주역으로서 젊은이들이 가져야 할 도전정신등에 대해서도 충고한 대통령의 활달하면서도 때로 진지한 태도는 참석한 젊은이들은 물론 TV를 시청한 국민들에게도 파격(破格)이 돋보이는 그런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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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1.19 23:02

[오목대] 차라리 公娼?

나폴레옹이 그런 말을 했다던가. ‘이 세상에 만약 창녀가 없었다면 귀부인들이 제대로 행세를 못했을 것이다’라고. 맞는 말이다. 사람의 욕구 가운데 억제하기 힘든 것이 색욕(色慾)이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색욕을 정상적으로 풀 기회를 못가진 사람들에겐 돈을 주고라도 이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윤락이다. 성윤리나 절제, 도덕심만을 강조하면서 성적 분출구를 막아 놓으면 오히려 강간이나 성추행 같은 범죄가 만연할테니 나폴레옹이 우려한대로 귀부인인들 온전할리가 있겠는가.최근 PC 통신에 ‘윤락가는 필요와 공급이 엄존하는 필요악인 만큼 차라리 양성화하여 제대로 관리하자’는 주장이 뜨고 있다 한다. 미성년자만 고용하지 않으면 사실상 묵인해주고 있는 현실을 빗대고 있는 것이다. 공창(公娼) 제도를 도입해서 윤락가를 아예 양성화 하자는 이런 주장이 옳은지는 아직 확인할 수 없다. 펄쩍 뛸 도덕군자들이 훨씬 더 많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미아리 텍사스’에 철퇴를 가한 ‘김강자 신드롬’ 이후 전국 각지에서 윤락가 정비가 한창인 지금 이 문제를 단순히 단속 차원에서만 해결할 일은 아닌 것 같다.인간의 의무와 극기(克己)를 강조한 기원전 그리스 철학자 제논도 한두번 창녀와 교제한 일이 있을 정도로 윤락의 역사는 길다. 방탕한 쾌락주의로 몰아 부치기 보다 윤락의 필요성을 사회문화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시점인 것이다. 유럽의 암스텔담이나 프랑크프르트 같은 도시는 오래전부터 공창을 허용하고 있다. 성(性)도 상품으로 고급화 하여 고객의 입맛에 맞추는 개방적 사고의 결과물이다.우리나라도 94년에 윤락행위방지법 개정을 앞두고 공창허용 문제가 논의된 적이 있고 98년 3월에는 여권 일각에서 검토 되기도 했으나 여성계의 반발로 무위로 돌아간 적이 있다. 현실이 이 문제 논의를 요구한다면 지금이라도 다시한번 검토해볼 필요는 없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멀리 서울까지 갈 것도 없다. 명문 고등학교가 바로 이웃에 자리 잡고 있는 전주 ‘선미촌’ 윤락가가 지금도 성업중인 것이 바로 현실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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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0.01.18 23:02

[오목대] 시호(諡號)

시호란 왕 또는 종친, 공을 세운 신하, 학문이 뛰어나 존경받은 학자들에게 그들이 죽은 뒤, 생전의 행적을 칭송하여 국가에서 추증하는 이름을 말한다. 이에 해당하는 사람이 죽으면 그의 자손들이 모여서 선조의 행실과 공적등을 제출하면 관련 부서에서 결정하였다. 한편, 임금의 특별한 교시가 있을 때는 자손들의 신청을 기다리지 않고 관련 부서에서 직접 시호를 정했다.시호는 일정 법칙에 따라 정했으며 사용되는 글자는 1백20여자에 달했다. 이는 글자마다 뜻이 들어 있어 생전의 행적에 알맞은 글자를 조합하여 만들고, 시호 아래 공(公)자를 붙여 불렀다. 숭문주의 사회에서는 문(文)자가 최고의 영예였으며, 이외에도 정(貞), 공(恭), 양(襄), 정(靖)과 무관에게는 충(忠), 무(武), 의(義)등이 자랑스러운 글자였다. 시호를 받는다는 것은 가장 영예로운 표창으로 족보에는 물론, 묘비에도 기입되는데 그 중요성 때문에 글자문제로 시비와 논란이 많았다.무인의 시호로 가장 영예스러운 충무공은 이순신 장군의 대명사로 널리 알려져 있으며, 요즈음 모방송국의 사극에 등장하는 연산군은 광해군과 함께 시호를 받지 못한 임금중 하나다.시호는 죽고난 후에 받는 것이어서 끝맺음을 잘 해야 한다는 것을 우리에게 말해주고 있다. 인생을 성공적으로 살았지만 그 끝이 잘못된다면 이는 참으로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것 같이 안타까운 일이 된다. 그래서 인생을 교훈하는 ‘채근담’에서는 어느 한 사람의 성공여부는 그 사람의 후반생을 보아야 안다는 말을 하고 있다.나이 들고 성공하여 마음과 삶이 넉넉하고 멋있는 분들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그와는 반대로 까다로워지고 분수를 모르는 욕심 때문에 그 귀한 명예를 더럽히는 안타까운 사람들도 보게 된다. 성공을 마무리하지 못하여 실패하는 사람들이다.때가 되면 놓을 것을 놓을 줄 알아야 한다. 성공한 자의 과욕은 교만이요, 수치요, 추한 것이다. 시호를 줄 일도 받을 일도 없는 시대지만 삶의 의미나 명예는 예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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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1.17 23:02

[오목대] 毒感 맹위

새 천년이 시작된지도 벌써 보름이 됐다. 그러나 요즘 만나는 사람마다 인사말은 “그동안 독감에 걸리지 않았느냐”이다. 그만치 전국적으로 ‘시드니 A형’ 독감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하기야 지난주 김종필(金鍾泌) 전 국무총리가 독감으로 하루 공식일정을 취소할 정도였으니 이번 독감이 얼마나 지독한지 짐작이 간다.귀천이나,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1년에 몇차례씩 앓는 것이 감기이다. 대개 감기는 한평생 누구나 3백번가량 걸린다고 한다. 어른은 1년에 평균 2∼4회 걸리며 어린이들은 5∼6회 걸리는데 특히 어린이들을 못살게 한다.감기의 주범은 바이러스다. 바이러스는 불안전한 생물입자로서 밖은 단백질로 싸여 있고 안은 RNA라는 입자로 돼 있다. 그래서 학술상으로는 RNA 바이러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바이러스의 생명은 보통 1주일이다. 감기에 걸려도 합병증만 조심하면 대개 1주일만 지나면 낫는 것도 이 때문이다.감기는 보통 감기와 유행성 감기(인플루엔자· Influenza)로 나뉜다. 보통 감기가 기침과 콧물이라면 인플루엔자는 고열에 심한 두통과 몸살까지 뒤따르는 바이러스의 지독한 행패라고 할 수 있다. 남극이나 북극지방은 바이러스가 살지 못하기 때문에 감기가 없다. 열대지방은 보통 우기철에 많이 걸리고 온대지방은 12월에서 1월사이에 많이 걸린다.아직까지 감기 치료약은 없다. 다만 접종(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한데 단 작년 바이러스와 금년 바이러스가 동종(同種)일 때 효과가 있다. 한가지 재미 있는 것은 콧등이 뾰족하고 긴 원통형의 코는 감기에 강하고 반대로 낮고 코구멍이 보일정도의 납작코는 약하다는 것이다. 이는 바깥 공기가 들어가는 통로가 길면 강하고 짧으면 약한 것으로서 우리가 서양인보다 감기에 약한 것도 코의 생김새와 연관이 있다는 해석이다.현재 지구촌 전체가 독감을 앓고 있다. 미국·영국·일본 등은 백신과 병동이 동이 날지경이며 이탈리아는 칠면조와 닭까지 독감에 걸려 떼죽음을 당하고 있다는 외신이다. 이제는 독감도 세계가 동조화(同調化) 하는 모양이다. 어쨌거나 새천년 인사말이 언제나 바뀔지, 조심이 첫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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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1.15 23:02

[오목대] 카오스

카오스란 말은 우리말로 혼돈이라는 뜻이다. 카오스란 말의 근원은 그리스어에서 기원하며 그 뜻은 세상의 여러 가지 무질서한 상태, 즉 우주가 생성되는 과정 중 최초의 단계로 천지의 구별과 질서가 없는 엉망진창의 상태를 말한다. 그라나 이 단어의 내면에는 창조의 근원이라는 이미지가 포함되어 있다.우리의 일상 생활에는 카오스 현상이 존재하고 있다. 자연계의 현상중 공기 또는 물의 흐름이나 뇌의 활동 등은 직선적인 움직임이 아니라 모두 비선형의 곡선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이러한 비선형의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카오스라 할 수 있다. ‘카오스 이론’이 과학계에 끼친 영향은 실로 대단하다.그래서 카오스 이론은 상대론, 양자역학과 더불어 20세기 과학의 3대 발견이라고 까지 말하는 학자가 있을 정도로 과학적으로 중요한 개념을 지닌다. 카오스 이론에서 한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매우 복잡하고 무질서하게 보이는 현상이라 할지라도 그 곳에는 반드시 일정한 규칙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즉 카오스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어 그 규칙에 따라 현상이 진행되고 행동이 이루어진다는 것이다.그런데 4·13 총선을 대비하는 우리의 정치판이 카오스를 방불케 하고 있다. 국민들은 정치에 등을 돌리는데 국회의원을 해보겠다는 인사들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벌써부터 이합집산과 합종연횡의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게다가 경실련에서는 공천 부적격자 명단을 발표하여 각 정당과 합법성 여부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판에 참여연대, 환경연합, 녹색연합을 비롯한 4백여 시민단체가 연대하여 본격적인 공천감시와 낙선운동을 벌이기로 하였다니 정치권과의 마찰과 파란이 예상된다. 선거철마다 국민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그야말로 정치적 카오스 상태가 되어 버리지 않을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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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1.14 23:02

[오목대] 유럽의 눈으로…

최근 한국은행 자료를 보면 미국 인구수는 2억6천5백만명, 일본은 1억2천6백만명이다. 이에 반해 유럽통화 통합에 참여하는 회원국들의 인구수는 2억8천9백만명. 앞으로 헝가리, 폴랜드, 체코, 슬로베니아, 에스토니아 등 5개국이 유럽연합에 가입하게 되면 유렵연합회원국이 20개국으로 증가하면서 인구수 역시 약 5억명정도로 증가하게 된다. 전북인에게 유럽시장의 중요성을 암시하는 수치이다.무역규모는 어떤가. 최근 유럽통화통합 회원국들의 무역규모는 3조2천3백50억달러로서 세계 총 무역량의 약 1/3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무역량은 세계무역량의 13.5%, 일본은 7.5%이니까 유럽시장의 중요성을 짐작하고도 남는다.그런데 전북의 무역구조를 보자. 무역협회 자료를 보니까 1999년도 1-11월중 전북수출의 최대시장은 아시아시장으로서 전북의 대아시아 수출규모는 8억7천9백만달러 정도이고 북미시장이 그 다음 커다란 시장으로서 6억1천7백만달러정도를 나타내고 있다. 국가별로 보면 대미국 수출이 5억9천1백만달러, 대일본 수출은 2억6천3백만달러로 수출규모면에서 각각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다음 3위는 중국이 차지하고 있는데 2억3천2백만달러 정도된다.동기간동안 유럽을 대상으로한 전북의 수출규모는 약 4억7천4백만달러 정도이니까 아시아가 전북의 가장 커다란 시장이고 다음이 북미, 그 다음이 유럽인 셈이다. 유럽시장의 중요성에 비추어 유럽은 전북무역정책에서 등한시되어 온것은 아닌지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최근 북미와 아시아지역을 대상으로한 수출규모는 증가세에 있는 반면 유럽에 대한 수출규모는 감소세에 있다. 새천년 전북의 먹는 문제는 유럽시장개척에 달려있다. 미국과 일본시장을 잘 관리하면서 유럽으로 눈을 돌려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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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1.13 23:02

[오목대] ‘역사속의 전라도’

지역감정을 들먹일때 흔히 인용되는 것이 고려 태조 왕건(王建)이 말년에 남겼다는 훈요십조(訓要十條)이다. 왕건은 이 훈요십조에서 ‘금강이남지역 사람들은 역모를 꾸밀 우려가 있으니 벼슬을 주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 금강이남, 즉 전라도 사람들에 대한 차별화는 여기서 부터 비롯 됐다는 해석이다.그러나 훈요십조에는 굳이 ‘금강이남 운운’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충신과 간신을 가려야 한다는 등 나라를 다스리는데 필요한 충고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왕건이 후손들에게 왕권을 강화시켜 주기 위해 내린 일종의 지침일 뿐이다. 그런데도 훗날 통치자들이 이를 왜곡하여 지역감정을 자극하는 등 국론분열의 씨앗으로 키워 온 점이 더 많다.연전에 한 학자가 이 훈요십조에 대해 지금까지와 다른 주장을 내놓은 일도 있다. 왕건이 중용하지 말라고 한 지역은 차령산맥과 금강 사이이며 그나마 그 후에는 그 지역 출신들도 중용했다는 것이다. ‘공주강외’라는 표현가운데 외(外)의 해석을 일제 식민사학자들이 자의로 왜곡했다는 지적이다.최근 ‘역사속의 전라도’란 책을 펴낸 공주대 이해준 교수가 이런 주장을 뒷받침 해 주목을 끌고 있다. 그는 ‘훈요십조’가 왕건 당시가 아니라 후세인 현종때 발견된 점을 들어 이는 후대의 정치적 대립의 산물일수도 있다고 강조한 것이다. 이교수는 이밖에도 한반도 전체의 90%를 차지하는 고인돌, 완도지역에 장보고가 세운 해상왕국 청해진(淸海鎭), 국보로 지정된 고려청자, 동학농민혁명의 진원지이자 삼별초의 마지막 거점인 전라도에 대해 새로운 시각으로 역사와 문화등을 조명하고 있다.우리 지역 출신이 아니면서도 ‘전라도를 바로 보기 위한 역사산책’이란 부제를 달아 학계에선 드물게 전라도를 집중 탐구한 충청도 출신 역사학자의 노력이 우리지역 문화유산과 자존심을 되찾는데 큰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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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1.12 23:02

[오목대] 공직자와 뇌물

최근 부패혐의로 구속된 중국의 한 지방관리가 ‘홍바오(紅包)’라고 불리우는 뇌물수수 방법 11가지를 털어 놔 화제다. 국무원이 발행하는 ‘중국경제시보’에 따르면 복건성(福建省)의 정앙령(丁仰寧) 이라는 이 관리는 96년 현(縣)서기가 된후 3년동안 1백만 위안(元)의 ‘홍바오’를 받았다는 것이다. 우리 돈으로 약 1억4천만원이니 적지 않은 액수다.공무원 부패를 엄중히 단죄하기로 소문난 중국사회에서 지방관리가 이 정도 뇌물을 챙긴것도 흥미롭지만 그 수수방법이 어쩌면 우리와 그리도 똑 같은지 혀가 내둘릴 지경이다. 그가 참회록을 통해 털어놓은 촌지수수 11가지 방법중에는 춘절(春節)이나 중추절(仲秋節)때 안부인사를 핑계로 촌지를 받는 것, 병원에 입원했을때 하급 직원이나 업자들로부터 위로금 명목으로 돈을 받는것, 과일이나 담배, 술병 등에 돈을 숨겨 받는 방법 등이 망라돼 있다. 사과박스에 뭉텅이 돈을 넣어 전달하는 우리나라 뇌물관행에는 못 미치지만 하급관리가 이 뇌물을 대가로 이권과 청탁을 바터했다는 점 또한 우리와 하나도 틀리지 않는다. 다만 그쪽에서는 부패한 관리가 참회록이라도 쓰면서 반성의 기미를 보였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공직자가 없었다는 점이 다르다고나 할까?엊그제 대통령이 또 한번 공직자 부정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공직기강을 바로 잡기 위해 사정활동을 강화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직비리의 대표적 케이스인 뇌물수수 관행이 이런 엄포로 단숨에 근절되리라고 보기는 어렵다. ‘적당적당히’나 ‘눈치껏’의 물밑 거래가 여전히 공직사회의 밑바닥에 잠재하고 있음이 도처에서 목격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독일 속담에 ‘돈이 있으면 재앙이 있다. 그러나 돈이 없으면 최대의 재앙이 온다’고 했다. 그러나 이 말은 돈의 소중함을 일깨우자는 것이지 부정한 방법으로라도 돈을 모으라는 말은 아니다. 돈이 약이되고 때론 재앙이 되는 것은 바로 돈이 뇌물로 쓰였을 때다. 뇌물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공직자들이 새겨 들어야 할 속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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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1.11 23:02

[오목대] 철새

철에 따라 사는 장소를 옮기는 새를 철새라 한다. 우리날에 도래하는 겨울철새 중에서 산림에 도래하는 종류는 그 수와 종류가 매우 적은데 비해 해안과 습지에 찾아오는 종은 무척 다양하고 그 수도 또한 많다. 이들은 여름에 시베리아와 북만주 등지에서 번식한 뒤 우리나라에는 매년 11월 초부터 시작하여 이듬해 1월 사이에 찾아와 월동한 후 2월 말부터 3월 중순이 되면 번식지로 다시 돌아간다.겨울철새는 대부분 강이나 호수, 해안 등과 같은 월동지에서 대규모로 무리를 지어 겨울을 난다. 우리 고장의 금강 하구, 만경강, 동진강 하구 등도 철새들의 주요한 도래지다. 이 겨울에 왔던 철새는 봄이 되면 다시 돌아갔다가 내년 초겨울에 어김없이 다시 돌아온다. 이런 철새의 습성을 빗대서 요즈음 정치철새 이야기 회자되고 있다.가장 많이 이야기되는 정치철새는 소속 정당을 편의에 따라 옮겨 다니는 사람들이다. 두번째론 권토중래도 좋지만 선거때마다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사람들이다. 인물됨됨이야 어찌됐든 식상하다는 것이다.정치철새들은 정치 실세들과의 이런 저런 인연을 찾기 위해 분주하다. 이른바 정치권 줄서기나 다리놓기에 정신이 없다. 그런데 텃새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우리의 정치구조 때문에 선거 때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독특한 현상이다. 무엇보다도 인위적으로 당적을 바꾸는 것은 그 지역과 국민에 대한 배신이다. 당을 바꾸기보다 차라리 무소속으로 남아 소신정치를 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최근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평가해 수준 이하의 의원은 다음 선거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는 것이 시민단체의 움직임이다. 불법이라 하더라도 그들을 낙선시켜야 한다는 의지가 매우 강하다. 자천타천으로 언론에 오르내리는 사람들의 이력을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개혁과 공익에 대한 봉사보다는 딴 생각으로 정치에 뛰어드는 철새들을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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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1.10 23:02

[오목대] ‘나비효과’

미국이 현재와 같은 달러 지폐를 사용한 것은 1860년 남북전쟁 기간중이다. 그러나 공식지폐로 지정된 것은 이 보다 한참 뒤인 1913년 미국연방준비이사회(FRB)가 설립되면서 부터이다. 그렇지만 달러가 ‘세계의 돈’으로 대접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44년 금본위제도(Bretton Woods System)에 의해 국제외환체제의 기준통화가 된 이후이다.60여년이 지난 지금 미국 달러는 세계금융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 미국의 군부와 정치는 세계를 제패하지 못했어도 달러는 세계를 평정한 것이다. 지난해 유럽연합(EU)의 단일화폐인 ‘유로’화가 출범했지만 달러 앞에서는 종이 호랑이에 불과했다. 한마디로 세계의 경제가 달러의 위력 앞에 숨을 죽이고 있는 것이다.그래서 세계 금융시장을 비롯 특히 주식시장은 항시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정책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만일 달러의 금리가 0.1∼0.5%만 올라도 세계의 주식시장은 요동을 친다. 이런 현상은 새로운 천년에 들어와서도 더욱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바로 지난 4일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으로 그린스펀이 연임되고 올해 안에 1%의 금리 인상이 확실시 된다는 전망에 미국증시가 폭락했고 5일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증시가 일제히 동반하락한 것이 그것이다.이날 우리 증시는 무려 72.73포인트나 대폭락하는 등 하루 하락폭으로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낱 미국의 금리인상 전망에 97년 IMF환란보다, 지난해 대우사태보다 우리주식시장이 더 영향을 받은 것이다. 당장 금리가 인상되는 것도 아니고 연내에 1%가 오를 전망이라는데 어제까지도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물론 세계경제는 갈수록 동조화(同調化)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너무 민감한 반응이 아니냐는 시각이 많다. 이러다가는 우리 증시의 미국 예속화를 우려하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미국 증시가 감기에 걸리면 우리 증시는 폐렴을 앓는 꼴이다. 기상변화를 설명하는 새로운 이론 가운데 ‘나비효과’란 말이 있다. ‘미국의 나비가 날개짓을 하면 한국에는 천둥이 치고 비가 내린다’는 비유이다. 마치 우리증시를 두고 하는 말 같다. 우리 증시가 언제나 ‘나비효과’에서 벗어날지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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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1.08 23:02

[오목대] 물갈이

멀리 여행을 떠날 때마다 설사로 고생하는 이들이 많다. 원인은 물을 갈아 마실때 생긴다는 이른바 여행자 설사다. 다른 지방이나 이국땅에서 자신의 대장에 익숙하지 않은 세균으로 오염된 낯선 물을 마실 때 생기는 설사다.최근 영국의 의학잡지 브리티시 메티컬 저널은 와인이 여행자 설사의 특효약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대표적 설사 유발세균인 대장균과 이질·장티푸스균을 대상으로 백포도주, 적포도주, 비스무스 제제, 10% 알콜 등 네가지로 항균작용을 비교했는데 놀랍게도 백포도주가 가장 뛰어난 작용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물갈이 설사로 고생하는 사람은 백포도주를 준비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물갈이 설사에 대해 현재까지 알려진 유일한 대책으론 끓인 물을 마시거나 설사예방약인 비스무스 제제를 미리 복용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앞으론 식사후 와인 한 잔으로 이러한 고민에서 말끔히 벗어날 수 있게 됐다. 17세기부터 유럽인의 식탁에서 애용돼 온 와인의 건위효과가 과학의 잣대로도 근거있음이 어느정도 확인된 셈이다.그런데 요즘 물갈이라는 말만 나와도 눈이 번쩍거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물갈이의 뜻대로라면 우리에게 익숙한 정치풍토에 낯선 인물들이 등장하는 것을 말한다. 낯선 인물은 어찌보면 전혀 정치를 할 것 같지 않은 어색한 인물들일 수 있다. 국민들이 현 정치풍토에 대해 불신감과 실망감을 가지고 있다면 정치할 수 있는 인물에 대한 우리의 선입관을 버려야 한다.우리는 그렇게도 염원하던, 영원히 불가능한 것만 같았던 정권교체도 이루어 냈는데 못할 것이 없다고 본다. 무엇보다도 의사당에서 고스톱을 치고 틈만나면 이권에 개입하고 대접만 받으려는 국회의원들을 허가취소시켜야 한다. 중·대 선거구로 바꾼다거나, 지역구를 조절하거나 전국구 수를 줄이거나 하는 등의 방법은 물갈이와 전혀 거리가 멀다.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자질과 능력을 갖춘 사람만이 국회의원으로서 일을 할 수 있는 어떤 제도나 풍토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 그런데 그럴 의사가 전혀 없는 사람들이 칼자루를 쥐고 있으니 그 구성원부터 바꾸자는 것이 정치적 물갈이의 본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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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0.01.07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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