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news
학교생활 들어주고부탁도 들어주고날 이해 해줄 때는 언제고 시험문제 세 개 틀린 날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엄마의 잔소리 기계아무리 멈춤 기계를 눌러도 고장이 났는지멈추지 않네시험 백점 맞은 날에야 녹음 된 곰돌이 인형이 된 엄마버튼을 누르기도 전에사랑해! 사랑해! 사랑해!△민서의 시를 읽고 뜨끔했어요. 저도 시험 때문에 아이들에게 잔소리 기계였고 때론 곰돌이 인형이었거든요. 토라진 친구 때문에 속상할 때, 작은 일에 상처 받을 때 엄마의 위로와 칭찬이 필요하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되었어요. 민서의 속상한 마음이 고스란히 보여서 토닥토닥 어깨 두드리며 안아주고 싶네요. 장은영(동화 작가)
체육시간신 나 있는데선생님의 한 마디-오늘 체육 안 하고 공부한다아이들의 소리가 들리지 않고모두 멍 때린다도대체 왜?항상 선생님 맘대로다흥!샘, 싫습니다요!△맞아요. 우리들은 의자에 가만히 앉아 있기 힘들어요. 마음이 붕붕 날아다니는데 어떻게 얌전할 수 있겠어요. 그래서 한껏 뛰어놀 수 있는 체육시간을 얼마나 기다리는데……. 우리 샘은 그것도 모르고. 흥! 샘, 정말 하트 뿅뿅 사랑해요, 이렇게 말하면 체육 하실 거죠? 문신(시인·문학평론가)
난 놀고 싶은데 엄만 공부하래난 책 읽고 싶은데 엄만 또 공부하래엄마는 내 맘을 몰라. 정말로 내 맘을 몰라난 TV 보고 싶은데 엄만 그만 보래난 늦잠 자고 싶은데 엄만 일찍 일어나래엄마는 내 맘을 몰라. 진짜로 내 맘을 몰라난 놀러 가고 싶은데 엄만 안 된대난 라면 먹고 싶은데 엄만 먹지 말래엄마는 내 맘을 몰라. 100% 내 맘을 몰라△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하지만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겠지요. 지우의 답답한 마음이 공감되는 시입니다. 지우의 막힌 맘을 시원하게 뚫어주고 싶네요. 박월선(동화작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 엄마 소밥 주는데 따라갔다.저기 맨 끝에서 웅크리고 있다.누구지? 뭐지?가보니 털이 아직 젖어있는 송아지“암컷이야? 수컷이야?”“애구 암놈이네. 아이구~ 30만원.”“엄마, 왜 한숨을 쉬어?”“요즘은 수놈이 더 비싸.”나는 그저 소를 바라보고 있다.갓 태어난 소를내가 계속 바라보고 있으니어미 소는 겁을 먹고 있는 듯초조히 서 있다.△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시입니다. 엄마가 암송아지를 보며 한숨을 쉬는 것도, 그저 소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나영이도, 초조하게 서 있는 어미 소도, 나영이의 시를 읽고 있는 우리도, 사실은 모두 같은 마음일 겁니다. 최기우(극작가)
체육시간하키를 했다죽을 똥 살 똥효진 언니의 몸빵에 쓰러졌다손바닥에 상처가 났다약을 바르고 다시 뛰었지만 5대 1로 졌다분하다두고 보자 다음에는 꼭 이길 것이다△학교 수업 중 친구들과 몸을 부딪치며 노는 체육시간이 제일 재미있지요? 복잡하게 뭘 외울 필요도, 딱딱한 자세도 필요 없이 그저 봄날처럼 근질근질한 몸을 움직이며 깔깔댈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손을 다쳐가면서까지 열심히 했는데 상대에게 졌군요. ‘몸빵’이라는 낱말이 이 시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이네요. 시에 쓰는 말은 특별한 말이 아니에요. 삶에서 쓰는 말을 그냥 옮겨놓으면 된답니다. 김종필(동화작가)
새 신발 신은 것처럼어색하고 불편하지만새거라서 기분 좋은 새 학년새 친구새 선생님물집 잡히지 않게꼭 맞는 신발보다 넉넉하게 마음 써서좋은 친구 만들어야지△새 학년이 되면 새 교실에서 새 친구들과 새 선생님을 만나지요. 그리고 새 책과 새 공책을 펴놓고 새로운 공부를 합니다. 적당히 긴장되고 또 기대되는 이 순간에 김승민 어린이는 ‘넉넉하게 마음’ 먹고 있군요. 맞아요. 넉넉한 마음으로 좋은 친구들을 가득 품어주세요. 문신(시인·문학평론가)
노랑노랑 꼬마 민들레훨훨훨 하늘을 날고 싶어호랑나비처럼씩씩하게 하늘을 날고 싶어어른이 되면날 수 있을까요하얀 민들레 할머니물방울처럼 하늘을 날아가네요△벌써 민들레가 피었어요. 키 작은 노란 민들레는 하늘을 날고 싶은가봐요. 그런데 어떡하죠? 하얀 씨앗이 되어 날아가려면 어른이 되어야 한대요. 봄날이 가기 전에 다 날아갈 수 있을까요? 우리 모두 채아준 어린이와 함께 지켜보기로 해요. 문신(시인·문학평론가)
내 생일에 미선이가고양이 거울을 주었다고양이 거울을 볼 때마다 미선이가 생각났다△작은 선물이 규리의 마음을 빼앗았네요. 마음을 전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요. 선물, 관심, 배려 등등. 보이지 않는 마음을 전달하는 방법 중에 가장 쉬운 것은 작은 선물일 것입니다. 저도 가까운 친구들에게 봄 향기를 선물하고 싶네요. ·박월선(동화작가)
따끈따끈 군만두바삭바삭 군만두친구들이랑 함께 먹으면더 맛있는 군만두내 친구들은따끈따끈바삭바삭군만두 같다△ 따뜻한 열기, 고소하고 바삭한 냄새가 시에서 전해지는 것 같아요. 친구들과 함께 하니 더 맛있다는 내용에서 진한 우정의 맛도 느껴집니다. 젓가락을 들고 친구들과 둘러 앉아 있는 모습이 선하게 그려지네요. 박서진(동화작가)
아침에 일어나면창문에 송골송골 맺혀있는어여쁜 이슬자세히 들여다보면달리기 시합을 하는 것 같다이쪽에서 쪼르르저쪽에서 쭈르르저 멀리서…쭉!나는, 왔다 갔다 하는이슬들의 경주에푹 빠져버렸다△겨울철에는 집 안이 따뜻하고 밖에 있는 공기가 차가워서 창문에 이슬(결로 현상)이 맺혔다가 천천히 혹은 주르륵 흐르기도 하지요. 윤빈 어린이는 이것을 관심 있게 바라보고, 어여쁜 이슬들이 달리기 시합을 하는 것처럼 재미있게 표현했네요. 3연의 '쪼르르 쭈르르 쭉!'은 이슬이 달리기하는 모습을 생동감 있게 흉내 내어 아주 좋습니다. 박예분(아동문학가)
봄아! 봄아!어서 일어나우린 너무 추워봄아! 봄아!이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어나랑 함께 놀자봄아! 봄아!어서 꽃도 만들고나비도 만들고 새싹도 만들자봄아! 봄아!온 세상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렴△겨울잠 자는 것은 반달곰만이 아니죠. 봄도 웅크리고 겨울잠을 자나봅니다. 봄이 활짝 기지개를 켜고 일어나야 꽃도 피고 나비도 날 텐데…. 김태웅 어린이! 어서 겨울잠 자는 봄을 흔들어 깨워주세요. 그래야 온 세상이 따뜻해질 수 있어요. 문신(시인·문학평론가)
뭉실뭉실 구름 하늘에 떠 있네.오순도순 구름모여 앉아가족회의를 하는 걸까? 보들보들 구름생각을 모은 듯같은 방향으로 흐르네.△가족들이 모두 모이는 시간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하늘을 쳐다 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있는 아이. 그리고 구름이 같은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보고 가족회의를 떠올리는 발상이 신선하다. 나는 생각한다. 아름다운 동심을 잊지 않는 어른으로 살고 싶다. 박월선(동화작가)
장수풍뎅이 어디 있을까?요리조리 찾아보았다.찾았다.어떻게 떼어내지?고민하는 사이 드르륵 드르륵 날아가 버렸다.△장수풍뎅이를 찾았는데 어찌해야할지 몰라 당황하는 단우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요. 놓쳐버리고 황당해하는 마음도 느껴집니다. 드르륵 드르륵 날아가 버렸다고 표현했는데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요. 생활 속 소소한 경험을 시로 표현하는 노력을 칭찬해주고 싶어요. ·장은영(동화작가)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바람그 바람이 어쩌다 나에게 왔다견디지 못하면 상처가 되는 바람 온 줄도 모르고 떠나보낸 바람맞이하지 않아도 와 버린 바람떠나보내지 않아도 가 버리는 바람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야 되는 바람△겨울바람이 몹시 찬 날입니다.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는데 숨을 턱 막히게 하네요. 태현이의 시처럼 어쩌다 지난 바람이 몸을 시리게 하더니만 휙 지나가 버렸어요. 태현이에게 부는 바람은 아마도 사춘기의 바람이 아닐까요? 겨울바람을 이기고 있는 나무들이 안으로 진한 나이테를 긋는 것처럼 겪어야 할 바람을 잘 견딘 사람들은 예쁜 꽃을 피우게 된답니다. 성장을 엿보게 하는 성숙한 시를 쓴 태현이는 어떤 꽃을 피우게 될지 기대가 되네요. 박서진(동화작가)
나무에 대롱대롱떨어질락 말락나뭇잎이 놀이기구 타기 무서워하는 나처럼고소공포증이 있는 걸까?걱정이다. 걱정.눈 딱 감으면 괜찮을 텐데.△나무 끝에 매달린 나뭇잎을 보며 고소공포증을 떠올리고 걱정하는 아이의 눈높이가 새롭다. 나뭇잎과 자신을 동일시하며 걱정하는 아이의 마음이 예쁘다. 자신의 경험을 떠올리며 나뭇잎도 한 번 해보라는 위로가 참 기쁘다. 박월선(동화작가)
오늘은 시험보는 날짜장면이 멋 부리고 우리 집 오는 날 띵똥~배달 삼촌보다 먼저, 냄새가 들어오는 날중국에서 들어 온 우리 집 최고 손님짜장면은 짱이야!△시험 끝난 날. 짜장면을 먹고 행복해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먼 나라에서 온 짜장면도 맛나게 먹어 주는 대한민국 어린이들이 자랑스럽겠네요. 환영받는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죠. 행복한 어린이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박월선(동화작가)
“우리 집 개 동숙이“밥통이 쨍그랑!“혼낼려다 말았다.“웃는 얼굴 때문에….“우리 집 개 동숙이“하루에 “이~ 삼번씩 똥 싼다.“할아버지가 말했다.“동숙이가 아니라 똥숙이여!”△'똥숙이'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집니다. 웃는 개를 혼내지 못하는 마음. 그리고 미워할 수 없이 샘솟는 사랑의 감정. 개와 정을 나누는 마음이 참 예쁘네요. 박월선(동화작가)
삐그덕 삐그덕 바람 따라 삐그덕열렸다, 닫혔다, 삐그덕 삐그덕 이렇게 저렇게 삐그덕 삐그덕 우리가족처럼 삐그덕 삐그덕행복해 지려고 삐그덕 삐그덕△‘삐그덕’거리는 창문을 통해 서로 다른 생각들이 삐거덕거리는 모습을 떠올렸군요. 누구나 애정이 없으면 싸움도 없지요. 서로 바뀔 수 있는 믿음을 바탕으로 생각의 차이를 나누다보면 상대를 좀 더 이해하게 됩니다. 친구들과 싸우면서 더 친해지듯이 말예요.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삐거덕거림이 필요하다는 이아인 어린이의 깊은 생각처럼 계절이 무르익어 가고 있네요. 박예분(아동문학가)
마트 선반 위에서가장 빛나는 북극곰 인형한 개 남았다아이들 터닝메카드 장난감 보고 있을 때북극곰 인형만 쳐다보았지매진딱지 붙이려 직원이 다가올 때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지마침내 한 아이 북극곰 인형을 가져갔지슬프고 허전했지다음에 돈이 생긴다면 계산대 위에제일 먼저 올려놓아야지△어때요, 글쓴이의 상황에서 간절함이 느껴지나요? 하나밖에 남지 않은 북극곰 인형을 가지고 싶어 안달이 났지만 돈이 없으면 가질 수 없지요. 그 인형이 남의 손에 들어갔을 때는 얼마나 속이 상했을까요? 아마도 빼앗긴 기분이 들었을 거예요. 효진이가 간절하게 가지고 싶었던 북극곰 인형, 이제 당당하게 손에 넣었길 빕니다. · 김종필(동화작가)
얼씨구절씨구 신명나게 놀아보자절씨구얼씨구 신명나게 놀아보자학원따윈 얼씨구 잊어버려 절씨구근심걱정 절씨구 날려버려 얼씨구지쳐서 풀밭에 누울 정도로 내가 “행복하다”라고 말 할 때까지얼씨구절씨구 신명나게 놀아보세!△잘 노는 아이들은 행복지수가 높다고 합니다. 몸놀이는 창의적인 두뇌를 만들어 주기 때문이지요. 희주 어린이는 국악의 추임새를 시의 추임새로 써서 리듬을 극대화해 놀고 싶은 마음을 잘 표현했습니다. 지칠 때까지 놀 수 있는 그 평범한 행복을 주지 못하는 어른들을 반성하게 합니다. 유수경(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