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간호 에피소드 공모전' 가작
“이곳은 사랑을 얻는 행복과 사랑을 잃는 비극이 매일 교차해요.”
예수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간호사 조혜숙씨(33·중화산동)는 8년간 매일같이 긴박한 상황속에서 사랑의 현장을 목격한 이야기를 써서 수필상을 받았다. 대한간호협회에서 주최한 ‘제1회 간호현장 에피소드 공모전’에서 병원내 에피소드를 써서 가작을 받았다. 조씨는 우연하게 대한간호협회에서 띄운 공지사항을 보고 <개 다섯 마리와 염소 열다섯 마리> 를 쓰게 됐다. 의식이 혼미한 상태로 병원 응급실에 실려온 전씨(75)와 보호자 할머니의 이야기가 마음에 떠나지 않아서다. 계속되는 병간호에도 회복의 기색이 없자 할머니는 3∼4일간 간호사, 의사와 함께 퇴원시켜달라며 실랑이를 벌였다. 할아버지는 이미 다발성 위궤양으로 예수병원에 입원했다가 퇴원한지 몇 달 되지 않은 상태였다. 할머니는 “(나도) 우울증에 걸렸고, 병원비 댈 능력도 안 되니까 집으로 할아버지 데리고 가서 살겠다”고 하소연 했다. “집에서 키우는 개 다섯 마리와 염소 열다섯 마리에게 우유라도 챙겨줘야 하는 거 아니냐”며 할아버지는 안중에 없는 듯한 이야기만 되풀이했고, 그런 할머니를 바라보던 조씨는 “참 속상했다”고 전했다. 제목을 ‘개 다섯 마리와 염소 열다섯 마리’로 정한 이유도 언제나 늘 사람이 우선이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 였다. 개>
그러나 뜻하지 않은 순간에 기적이 찾아왔다. 전씨가 입원한지 4일째 되는 날, 약물을 투여와 소변 체크를 위해 줄을 꽂고 두 손까지 묶어둔 상태였던 전씨의 의식이 서서히 돌아왔기 때문이다. 조씨는 그때 당시 “정말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 매일같이 간호사들이 기도한 덕분인지 몰라도 뒤늦게 응급실을 방문한 보호자도 반색하며 그 길로 기저귀를 사오는 등 어제와는 전혀 다른 태도를 보였다며 웃음 지었다.
조씨는 “응급센터에서 8년간 근무하면서 경제적으로 소외된 노인들을 많이 봐왔다”며 “복지혜택을 받을 줄 몰라 병을 키워가는 안타까운 상황 때문에 할아버지가 더 마음이 쓰였다”고 전했다. 노인전문간호사가 되기 위해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는 그녀는 “여유가 좀 생기면 의료선교에 힘을 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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