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시민들은 음악제 초기부터 현대음악을수용하는 감각이 아주 뛰어났습니다. 오히려 음악제를 준비한 사람들이 모두 놀랄 정도였지요."
29일 끝나는 제6회 통영국제음악제 봄시즌 축제의 실무 책임을 맡고 있는 이용민 사무국장의 말이다.
이 음악제가 매년 다양한 현대음악 프로그램을 제공하면서 일반적으로 어렵다고인식되는 현대음악을 통영시민이나 외부에서 온 관광객 또는 음악애호가들이 모두 함께 즐기고 있다는 취지의 얘기였다.
"어떤 사람은 윤이상 선생의 음악을 듣고 나와서는 '겨울바람에 양은 세숫대야가 냅다 굴러가는 소리 같았다'고 하더라구요. 또 어떤 사람은 '배하고 뱃길이 쩍쩍부딪치는 소리를 들은 것 같다'고 나름대로 음악을 들은 느낌을 얘기하는 데 놀랐습니다." 축제사무국에서 만난 이 국장은 신기하다는 듯 얘기했다.
이번 통영국제음악제는 23일 세계적인 명성의 미국 현악4중주단 크로노스(Kronos) 콰르텟의 개막연주로 시작돼 통영 안팎의 관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 대부분의 축제 연주프로그램 티켓은 매진됐다. 초기에 날씨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프린지공연 등 야외공연 관람열기도 뜨거웠다.
"통영국제음악제의 매해 테마는 윤이상 선생의 곡에서 이름을 따와서 하는데 이번에는 '만남(Rencontre)'이 주제였죠. 올해가 윤이상 선생의 탄생 90주년이라는 점도 고려된 겁니다. 고음악과 현대음악의 만남, 과학과 예술의 만남, 또 과거 인연이있었던 연주자 간의 만남, 이런 것들이 모두 프로그램 속에 포함됐습니다."
아시아 초연 작품으로 통영시민문화회관에서 연주가 이뤄진 크로노스 콰르텟의 '선링스(Sun Rings)'는 우주탐사선이 채집한 우주의 소리를 음악과 영상 등으로 꾸민음악과 과학의 만남이었다.
통영국제음악제 시작 초기부터 운영위원으로 깊숙이 참여해온 이 국장은 해가 거듭되면서 축제가 더욱 알차지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얘기한다.
"여기 오는 해외의 유명 연주자들은 세계 이곳저곳에서 연주를 하는 분들입니다.통영도 당연히 비교대상이 되지요. 그 분들 얘기가 관객들이 집중력이 아주 좋다는 겁니다. 우리나라 음악팬들이 현대음악을 듣는 훈련이 잘 안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아주 긍정적인 평가죠. 그런데 연주장이 좋지 않다는 점들은 모두 지적하고 있습니다. 다용도 공간인데다 음향시설도 떨어지고..."
그래서 지금 충무관광호텔 자리에 1천300석 규모의 콘서트전용홀을 건축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지금 진의장 통영시장이 미국을 방문 중입니다. (세계적인 건축가) 프랭크 게리를 만나러 간 겁니다. 음악당을 짓기 위한 거죠."
하드웨어뿐 아니다. 통영국제음악제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소프트웨어에 대한투자도 적극 이뤄지고 있다는 게 이 국장의 말이다.
"우리끼리는 농담으로 '히딩크 이론'이라고 합니다. 이 축제를 처음에 주도해 만든 김승근 교수(서울대 국악과)나 저나 축구로 따지자면 이회택이나 차범근 정도 했지만 월드컵 4강 정도 성과를 거두려면 저희들로서는 역부족이 아닌가 해요. 진정으로 세계적인 음악제로 만드려면 세계무대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힘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유럽에서 훌륭한 음악제 음악감독을 한 분 모셔오려 합니다. 선정작업이거의 마무리 됐는데 2009년에는 그 분 주도 아래 음악제 프로그램이 짜여질 수 있지않을까 생각합니다."
축제 일에 매달리느라 몸을 제대로 돌보지 못해 한 쪽 눈의 시력을 거의 잃다시피한 이 국장은 통영국제음악제 외에도 훌륭한 음악축제가 한국에 몇 개 더 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말한다.
"이제 우리 소득수준이나 음악인구로 볼 때 통영국제음악제 같은 것이 시기를 달리해 한 다섯 개 정도 있었으면 합니다. 대관령음악축제도 지난해에 수해 때문에 제대로 열리지 못해 아주 안타까웠습니다. 그리고 일본에만 해도 국제음악콩쿠르 세계연맹에 가입한 콩쿠르가 여섯 개나 있는데 지금 현재 우리는 경남국제음악콩쿠르 하나만 가입돼 있어 아쉽습니다."
이번 통영국제음악제는 29일 저녁 7시30분 통영시민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뮌헨체임버오케스트라와 첼리스트 줄리 아버스(Albers)가 윤이상, 슈만, 바르톡의 음악을 연주하는 것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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