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에서 판소리 특집 프로그램 만드는 日 가나자와TV
전주만 14번째 방문한 일본인. 그에게 전주는 낯설지 않다.
JTV전주방송과 함께 이미 5개의 프로그램을 공동제작했고, 그 중 2개가 전주와 관련된 프로그램이었다.
가나자와TV의 쿠라 고타로 PD(39). 그가 이번에는 전북에 탯자리를 두고있는 판소리를 주목했다.
“판소리를 제대로 들으면 5∼6시간이 걸린다고 하는데, 저는 촬영때문에 5∼10분씩 들어본 게 전부입니다. 하지만 단 10초라도 잠깐에 모든 음악이 들어있는 게 판소리인 것 같습니다. 대목마다 스토리가 있고 억양도 흥미로워서 판소리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2005년 일본인 탤런트 유민과 함께 전주의 맛과 멋을 담아냈던 그는 당시 판소리를 접하고 언젠가 판소리와 관련된 방송을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일본인들에게 판소리가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아 시청률 걱정도 되지만, 판소리가 가지고 있는 매력은 크다.
“일본의 민요가수와 한국의 소리꾼을 함께 등장시킬 생각입니다. 절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겠지만, 소리로서가 아니라 민족성이 담긴 노래를 하는 음악인으로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쿠라 PD는 “처음부터 일본 민요와 판소리가 어울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며 “음악적 형식이나 구조에서 공통점을 찾기 보다는 마음을 담아내는 도구로서 음악을 바라보면 어떤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전주에 오기 전 영화 ‘서편제’를 본 그는 일본 민요가수 가가야마 아야와 전통악기 샤미센을 연주하는 그의 오빠 가가야마 히데키를 일부러 섭외했다.
“일본에서는 여름 축제나 동네 축제에서 지역의 민요를 연주하며 즐기는 풍습이 아직까지 많이 남아있습니다. 만화 주제곡으로 민요를 편곡해 쓰기도 하죠. 특히 가나자와 사람들은 전통에 대한 의식이 강해서 민요를 낡은 유산으로 생각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는 가나자와의 경우 시간이 흐를수록 전통에 대한 의식이 강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통을 보존하려는 시의 정책은 오히려 시민들의 의식과 요구에 의해 생겨난 것. 쿠라 PD는 “교토가 전통문화를 외부에 판매했다면, 가나자와는 전통문화를 지역 안에서 소비하다 뒤늦게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을 깨달은 경우”라며 “스스로 전통문화를 지켜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전북은 한국의 전통문화를 많이 가지고 있지만, 이를 가공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가짜로 만들어 놓은 춘향의 묘는 너무 인위적이고, 한옥마을의 공예품전시관은 생활의 향기가 나지 않습니다.”
그는 “단락적인 사고방식으로 전통문화도시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 봐야 할 시점같다”고 조언했다.
7일 전주에 온 쿠라 PD는 18일까지 머물며 고창과 남원의 판소리 성지, 전주대사습놀이 등을 담아갈 예정이다. 방송은 6월 23일 가나자와TV와 JTV를 통해 동시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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