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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사람] "여경은 치안질서 확립하는 프로" 이인영씨

61주년 여경의 날에 만난 정읍경찰서 생활안전계장

이인영 경감은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후배 여경들의 승진과 처우개선이 보다 쉬워질 것이라는 책임을 갖고 있다. (desk@jjan.kr)

대학 졸업을 앞둔 1990년 초반, 경찰에 맘을 두고 있던 한 여대생에게 희소식이 들렸다.

 

당시 비정기적으로 이뤄지던 경찰 채용. 3년 전인 1987년 채용이 있은 뒤로 잠잠하다가 졸업에 맞춰 때마침 채용공고가 났다.

 

1990년 2월 졸업 뒤, 4월에 경찰시험에 합격해 그해 6월 경찰에 입문했다. 당시 도내에 여경은 단 20명. 18년이 흐른 지금 도내 여경은 217명으로 10배가 늘었고 당시 순경이었던 이 여경은 정읍경찰서 생활안전계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61주년 여경의 날인 1일 만난 이인영 경감(41)은 조용한 말투와 수줍은 듯 미소 띤 얼굴이 인상적이었다.

 

하지만 “목소리 크다고 조사 잘 받는 것 아니다”는 이 경감의 말처럼 비교적 이른 승진에 이르기까지 이 경감의 의지와 노력도 적지는 않았다.

 

결혼 뒤 첫 아이를 낳고는 이를 악물고 더 부지런을 떨었다고 한다. ‘여자라서 일 게을리 한다’, ‘여자가 다 그렇지’라는 안 좋은 소리를 듣지 않기 위해서였다.

 

경장, 경사 승진을 할 때도 남자들 틈에 끼어 여자로는 혼자였다. 고참 여경들이 있었지만 소수에 불과했고 승진할 때마다 “선배들이 먼저 승진 길을 뚫어 놨더라면 이처럼 힘들고 부담스럽지 않을 것”이라는 원망도 했었다.

 

경감 계급을 달고 있는 지금, 예전에 했던 원망은 이제 책임감으로 돌아오고 있다.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후배 여경들의 승진과 처우개선 등의 여정이 보다 쉬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감의 목표는 경찰의 꽃인 총경에 이르는 것이다. 개인적인 영예도 큰 이유지만 도내 여경출신 총경 탄생의 길을 여는 이유도 있다는 이 경감의 설명이다.

 

초임 발령지인 면허시험장에서 4년간 면허발급만 했고 이후로도 민원실 등 근무가 많았다.

 

“당시에는 여경이면 민원실이나 면허시험장 등에 발령받는 게 당연시 됐고 선택의 여지가 없었죠.”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많이 변했다. 강력계에서 조폭업무를 담당하는 후배 여경도 있고 교통조사업무를 자원하는 후배들도 많다. 적극적이고 야무진 후배들을 볼 때마다 왠지 모를 뿌듯함을 느낀다고 한다.

 

이 경감 자신도 이후에는 방범계, 여성청소년계, 교통조사계 등 업무 범위를 넓혀갔다.

 

경찰생활 18년을 돌아보며 단 한 번도 후회한 적 없다는 경감은 “경찰은 다른 직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다양한 분야를 접할 수 있다”고 경찰의 매력을 설명했다.

 

이 경감은 “법과 밀접한 수사과의 조사업무, 여성청소년계에서 청소년의 선도, 경찰학교에서 교수요원 등 노력여하에 따라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경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도내 여경 ‘왕언니’ 중 한명인 이 경감은 초임 발령을 받은 여경들과 여경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여경은 보호받아야 할 아마추어가 아니라 시민의 안전과 치안질서 확립에 힘쓰는 프로 경찰”이라며 “직업의식을 갖고 자기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경찰이었던 아버지는 경찰의 어려움과 여경이 겪을 현실의 벽을 잘 알기에 여경이 되겠다던 이 경감의 꿈을 반대했었다.

 

이 경감은 “달라지고 있는 여경의 위상과 지금의 딸의 모습을 본다면 아버지도 분명 대견해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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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훈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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