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요 부르는 스페인 밀레니엄 합창단 상임지휘자
“제 꿈은 스페인 음악교과서에 아리랑이 실리는 것, 제가 죽어서도 스페인 사람들이 우리 가락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한양음대 재학 중 세계적 성악가들에게 음악을 배우고 싶어 스페인으로 건너갔던 스무살의 청년이 25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았다.
우리 민요와 가곡을 부르는 세계 유일의 외국인 프로 합창단인 스페인 밀레니엄 합창단의 상임지휘자 임재식씨(44).
스페인 밀레니엄 합창단은 지난 24일 군산대, 25일 익산대에서 우리 민요와 가곡을 중심으로 공연을 했다.
지난 24일 군산대 아카데미홀. 한복을 곱게 차려 입는 푸른 눈의 성악가들은 우리 민요를 부르며 금방이라도 어깨춤을 들썩일 듯 흥에 겨워했고, 이를 지켜보는 500여명의 시민들은 처음 가졌던 호기심과 신기함을 넘어 이들이 아름답게 부르는 우리 가락에 감동했다.
스페인 왕립 고등 음악원에 재학하며 외국인들이 우리 노래를 모르고 무시하는 게 가슴 아파 “언젠가는 저들의 입으로 우리 가락을 부르게 하겠다”고 다짐했다는 임씨가 그 꿈을 이룬 것은 지난 1999년.
스페인 국영 방송 합창단 80명 중 25명을 선발해 스페인 밀레니엄 합창단을 꾸렸다.
“우리 가곡을 듣고는 별 반응이 없던 성악가들이 우리 민요를 듣자 ‘처음 접해보는 가락’, ‘소름끼칠 정도로 좋다’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우리 가락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외국인을 통해서 새삼 깨달았다는 임씨의 회고다.
임씨는 “스페인 국영방송 등을 통해 합창단이 부르는 우리 가곡이 소개되자 스페인 구석구석에서 악보를 구할 수 없냐는 문의가 쇄도한다”며 “경복궁타령, 밀양아리랑, 몽금포타령 등 우리 민요와 산촌, 그리움, 추억 등 우리 가곡을 합해 모두 50여 곡의 레퍼토리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임씨는 “문화외교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국인들이 직접 하게 만드는 것이 더 필요하다”며 “기회가 된다면 장구와 가야금 등 우리악기와 접목한 공연도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임씨는 “제 이름 석 자는 잊어도 돼지만 이역만리 타국에서 우리 가락을 부르는 합창단이 있다는 것은 잊지 말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스페인밀레니엄 합창단은 지난 18일부터 오는 28일까지 서울, 대구 등지를 돌며 모두 7차례의 공연을 하며 지난 24일 군산대, 25일 익산대에서 공연을 했다.
스페인 밀레니엄 합창단은 지난 1999년 임씨가 스페인 국영방송 합창단 25명을 선발해 창단한 뒤 현재 오케스트라를 포함 했으며 지난 2003년 전주소리축제에 초청 연주를 하는 등 도내 방문은 이번이 두 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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