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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사람] 미당시문학관 이사장에 선운사 법만스님

"미당 친일행적 역사의 평가에 맡겨야"

고창 선운사는 미당 서정주(1915~2000)의 시와 영혼이 배어있는 사찰이다. 선운사 근처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란 미당은 생전에 이곳을 자주 들렀고, 선운사 입구에는 그의 육필을 그대로 새겨 만든 시비(詩碑)가 서 있다.

 

선운사가 미당의 발자취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 첫걸음은 선운사의 주지스님인 법만스님(46·사진)이 최근 재단법인 미당시문학관 이사장으로 취임하면서다.

 

"30년 전 선운사에 처음 왔을 때 묵었던 방이 바로 미당이 거처했던 그 방"이라며 미당과의 기연을 소개한 법만 스님은 "미당과 선운사, 미당과 스승이었던 석전스님, 미당과 불교의 관계 등이 연을 만들어 이 자리에 서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법만 스님은 이어 "개인적으로 미당의 시세계는 대한민국 으뜸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문학관과 선운사, 행정의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 미당이 재조명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미당의 친일 행적과 이를 비판하는 일부 단체에 대해서도 포용의 뜻을 내비쳤다. 법만 스님은 "미당을 반대하는 세력과도 중재역할에 나설 수 있는 적임자가 바로 나"라며 미당의 친일 행적을 무조건 미워하지 말고 '시대성'이 있는 만큼 역사의 평가에 맡기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앞으로 지역주민과 행정, 시문학관, 선운사가 화합해 공동의 선과 이익을 추구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으겠다고 덧붙였다.

 

법만 스님은 시단의 중량감 넘치는 시인들이 대거 참여하는 '선운사'(가제)라는 시집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귀뜸했다. 정현종 서정춘 문인수 나희덕 송희 장석남 시인 등 30여명이 선운사를 화두 삼아 시를 쓰고, '미당 서정주 시선집'(2001)을 엮었던 문학평론가 김화영 전 고려대 교수가 시인들이 쓴 작품들을 묶는다.

 

법만 스님은 또 미당의 스승인 석전스님의 문학세계와 근대문학을 조명하는 작업도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석전 박한영(1870~1948) 스님의 제자로 미당은 물론 신석정, 조지훈, 김달진, 만해 스님, 홍명희 등 당대 기라성 같은 문인들이 포진해 있을 정도로 선운사는 한국문학의 탯자리라는 게 법만 스님의 설명이다. 내년 석전 스님의 60주기를 맞아 대대적인 문학제 개최를 준비하고 있단다.

 

법만 스님은 "올해 미당시문학제에서 주목할만한 행사는 바로 전국문인대표자대회"라며 "문인대표 200여명이 한자리에 모여 우리 문학의 가야할 길을 모색하는 첫 자리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전주고를 졸업한 법만 스님은 전북대 사범대학 3학년때 출가한 뒤 선운재정국장과 포교국장, 참당암 원주를 지냈으며 고창군종합사회복지관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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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묵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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