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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사람] 진안 '은빛 어울림 백일장' 최고령 95살 강순정 할머니

"며늘아기 덕에 한글 배우니 세상이 환해졌네요"

15일 진안문화의 집에서 열린 '은빛 어울림 백일장' 대회 최고령 참가자 강순정 할머니(95·사진 가운데)가 진안군청이 운영하는 '은빛 문해반'에서 동급생들과 열심히 수업받고 있다. (desk@jjan.kr)

"책가방 들고 학교 다니는 얘들이 마냥 부러웠지. 그래서 늦게나마 한글을 배우게 된 거야. 글씨 쓰는 것을 도와준 며늘 아기가 없었다면 아마 시작도 못했을 거고…. 우리 며느리가 최고야!"

 

15일 진안문화의 집에서 열린 '은빛 어울림 백일장'대회에 참가한 최고령자 강순정(95·용담면 방화마을) 할머니는 새하얀 종이 위에 이처럼 며느리 자랑을 깨알같이 써 내려갔다.

 

강 할머니는 "평소 글을 읽지 못해 버스를 타거나 생활을 하는 데 불편이 컸는 데 은빛문화반을 통해 글을 배울 수 있어 죽어도 여한이 없다"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강 할머니의 문맹(?) 탈출은 지난 2009년 3월 진안군청 인재양성팀에서 운영하는 '은빛 문해반'에 입반하면서 시작됐다.

 

처음 한글을 접할 당시만 해도 한글을 읽는 것은 매우 힘들었고, 글 쓰기는 아예 엄두도 내질 못했던 강 할머니. 강 할머니는 진안군이 지난 2001년 평생학습도시 지정 이후, 글을 모르는 어르신들과 이주여성들 대상으로 시작한 '은빛문해반'에서 그동안의 한을 풀었다.

 

아직까지는 읽고 쓰는 것이 다소 미흡하긴 하지만 생활하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일취월장했다. 문해반 체험활동 등 한글 수업 뿐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몸소 터득한 결과다.

 

백순이 다 되어 배우는 강 할머니의 한글교육에 대한 열정은 올 상반기 전북투데이 등 방송출연으로 이어지는 등 언론으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못 배운 서러움이 어찌나 처절하던지…."라며 옛 일을 회고하는 강 할머니는 하늘이 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배움의 끈을 계속 이어갈 뜻을 내비쳤다.

 

이날 열린 '은빛 어울림 백일장'은 군내 60세 이상으로 구성된 은빛문예반원과 결혼 이주여성 등 41명이 참가해 그동안 말 못하고 가슴속에 간직해온 사연들을 쏟아냈다.

 

베트남에서 시집온 트린띠뇽씨(23·주천면 주양리)는 "'큰 사랑이 사랑이를 낳았어요'란 제목으로 쓴 글에서 "이국 땅에 시집와 아무것도 모르는 자신에게 모든 사람이 사랑을 가득 주어 행복했다"며 "많은 어른한테 받은 사랑을 간직하고자 아이 이름을 '사랑'이라고 지었다"고 글을 써 눈길을 끌었다.

 

이날 백일장에 선보인 작품은 세종대왕상을 비롯한 3개 분야 총 6명(은빛문해반 3, 이주여성 3)을 선정해 오는 19일 열리는 '제5회 진안군 평생학습 &주민자치 어울마당'에서 시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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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문 sandak7@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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