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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상생의 길 - KTX광명역세권에서 배운다] ⑥ 극적으로 상생협상 타결

코스트코 영업시간 문제로 벼랑끝 대치, 광명시 중재가 주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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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중소기업청이 있던 정부대전청사 외경 /사진 제공 = 중소기업청

2012년 11월 30일, 대전 중소기업청에서 중소기업청 주관으로 ‘코스트코 광명점 사업조정 관련 제1차 자율조정 회의’가 열렸다. 안경애 이사장, 김남현 이사장 등 코스트코-이케아 입점 저지 대책위원회 관계자와 코스트코 협상대표인 박찬제 서울 양재 점장 등 코스트코 관계자가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다. 

이날 자율조정 회의에서 대책위는 코스트코 입점은 원칙적으로 반대하지만 2012년 11월 2일 대책위에서 제시한 요구조건을 받아들인다면 협상에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11월 2일 대책위는 코스트코 입점 3개월 연기, 매월 일요일 4회 휴무,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9시로 제한, 야채와 과일 일부 품목 판매 제한 등의 요구조건을 제시한 바 있다. 

코스트코는 이런 대책위 요구조건을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결국 1차 자율조정회의는 예상대로 양쪽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끝날 수밖에 없었다. 

2012년 12월 7일 2차 자율조정회의가 광명시에서 열렸다. 이날 협상은 좀 더 진전된 양상을 보였다. 코스트코 개점은 11월 26일 사용승인으로 기정사실화됐고 양쪽은 보다 유리한 내용으로 상생협상을 매듭짓기 위해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대책위는 매월 일요일 4회 휴무를 요구했지만 이는 광명시에서 시행하고 있는 규정을 적용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광명시는 대형마트는 둘째 주, 넷째 주 일요일에 휴무를 실시하도록 하고 있다. 국산 주류는 박스 단위로 판매하고, 대책위에서 요구한 농산물 6개 품목은 판매를 제한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영업시간 제한은 코스트코 반대로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가 계속됐다. 

대책위는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 영업시간을 제한하자고 요구했으나, 코스트코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영업을 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양쪽의 주장이 양보 없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결국 회의는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끝났고 이 문제는 3차 자율조정회의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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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조정회의 당시 사진 /사진 출처 = 광명일보

나흘 뒤인 2012년 12월 11일 이들은 광명시청에서 다시 만나 3차 자율조정회의를 열었다. 가장 중요한 문제인 영업 종료시간을 놓고 양쪽의 신경전이 계속됐다. 고작 1시간 차이지만,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게 양쪽의 똑같은 생각이었다. 

코스트코 영업이 오후 9시에 끝나면 오후 6~7시에 퇴근하는 직장인들은 코스트코를 이용하기가 쉽지 않다. 쇼핑할 시간이 빠듯하기 때문이다. 오후 9시로 영업시간을 제한하면 소비자들은 거주지에서 가까운 시장이나 슈퍼마켓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중소상인들은 매출에 타격을 덜 입을 수 있다. 그러나 오후 10시라면 사정이 달라진다. 1시간 여유가 생기면서 코스트코 쇼핑이 가능해진다. 

영업 종료시간은 코스트코에게도 중요했다. 영업 종료시간을 1시간 앞당기면 그만큼 매출이 줄어들 수밖에 없을 뿐더러 이미 영업을 하고 있는 다른 지역 8개 매장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그래서 영업 종료시간을 둘러싼 협상은 쉽지 않았다. 

안경애 이사장은 그때 느꼈던 절박한 심정을 다음과 같이 밝혔다. 

“코스트코는 개점을 며칠 앞두고 있어서 협상을 꼭 끝내야 하는 입장이었고 그건 저희도 마찬가지였어요. 회의를 하다가 쉬고, 쉬다가 하고 그랬어요. 몇 번을 했는지 모르겠어요. 협상을 하다가 밖에 나오니 눈이 내리고 있었어요. 어떻게 하든 영업 종료시간을 9시로 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는데, 코스트코에서 양보를 하지 않는 거예요. 이대로 끝내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드니 마음이 참으로 착잡했어요.”

영업 종료시간을 대책위는 오후 9시, 코스트코는 오후 10시를 주장하면서 팽팽한 의견 대립을 벌이다 코스트코가 먼저 30분 앞당기겠다고 제안했다. 영업 종료시간을 오후 10시에서 오후 9시 30분으로 조정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책위는 오후 9시를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다시 회의는 중단됐다. 

이번에는 김남현 이사장의 말을 들어보자. 

“영업 종료시간 30분을 놓고 엄청나게 줄다리기를 했습니다. 밀고 당기는 순간이 참으로 긴박했어요. 우리한테는 무척 중요했거든요. 그런데 코스트코가 도무지 양보하지 않는 거예요. 결국 회의가 중단되고, 회의장 밖으로 나와서 우리끼리 얘기했어요. 이게 마지노선인가 보다, 그냥 받아주자고. 어쩔 수 없다고.” 

협상 진행 상황을 지켜보던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은 협상장에 있던 코스트코 협상대표를 불러 앞서 광명시와 맺은 상생협약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중소상인들이 요구하는 영업 종료시간 오후 9시까지를 받아들여 달라고 강력히 요청했다. 상생협상이 되지 않으면 우리 광명시도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앞서 광명시는 2012년 11월 26일 코스트코와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광명시와 코스트코가 광명시 유통산업 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서로 노력한다는 내용이었다.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은 협약을 체결하면서 코스트코에 중소상인들을 위해 최대한 노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중소상공인을 보호, 육성하려는 확고한 의지를 담았다. 

그러자 상황이 변했다. 코스트코 협상대표가 회의 도중에 시간을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코스트코는 협상 내용을 일일이 미국 본사에 보고하고 승인을 받으면서 협상을 진행하고 있었다. 협상대표는 미국 본사에 영업 종료시간 조정에 대한 보고를 했고 오후 9시로 최종 승인을 받아낼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 코스트코 영업시간은 대책위 요구대로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로 정해졌다. 

당시 국내에 진출해 있던 코스트코 8개 매장은 영업 종료시간이 전부 오후 10시였다. 코스트코 광명점만 영업 종료시간을 오후 9시로 제한할 수 있었다. 광명시와 대책위가 끈질기게 협상을 벌여 얻어낸 값진 성과였다. 이는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이런 협상 결과는 대대적으로 언론에 보도되면서 주목받았다. 

안경애 이사장은 말한다. 

“우리가 코스트코와 협상과정에서 돈을 많이 받은 것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는데, 우리는 돈을 받아내려고 협상을 한 게 아니죠. 돈은 한 푼도 받지 않았어요. 영업 종료시간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했고, 협상을 통해 끝내 그걸 얻어낸 것이죠. 우리가 똘똘 뭉쳐 적극적으로 대응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김남현 이사장 역시 투명하고 정직하게 협상을 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우리가 그런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에 광명시 공무원들이 우리를 믿어줬다고 생각합니다. 만일 우리가 금전적인 보상을 요구했다면, 시에서도 우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협상을 하면서 시의 도움을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 고맙게 생각합니다.” 

 

신세희 광명시 담당과장의 말을 들어보자. 

“협상이 타결되는 순간, 속이 아주 후련했어요. 조정회의를 지켜보는데 바늘방석에 앉은 것 같았어요. 양쪽 요구조건이 얼추 맞아야 되는데, 코스트코가 외국기업이다 보니 우리와 정서가 많이 다르잖아요.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의견 대립이 계속되고 있으니 속이 탈 수밖에 없었어요. 

대책위 입장은 아주 확고했죠. 영업 종료시간을 오후 10시로 하면 매출 타격이 크다는 거였죠. 오후 9시로 제한해야 골목상권이 피해를 입지 않는다면서 이 시간만은 꼭 지켜야 된다는 강경한 입장이었어요. 코스트코는 영업 종료시간을 1시간 앞당기면 매출이 엄청나게 줄어든다는 거였어요. 코스트코 광명점은 국내 9번째 매장인데, 영업 종료시간을 1시간 앞당기면 다른 8개 매장에도 영향이 있다는 거였죠. 양쪽이 조금도 양보하지 않고 팽팽하게 의견 대립을 하는 시간이 참으로 긴박하게 느껴졌습니다. 

절대로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을 것 같았는데 다행히 코스트코가 전격 수용하겠다는 결정을 내렸어요. 가장 큰 문제가 해결되니 나머지는 문제될 게 없었죠. 그래서 협상이 순조롭게 끝날 수 있었습니다. 그때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어요. 어찌나 기쁘던지, 대책위 관계자들과 악수를 하면서 고생했다고 서로 위로하고 그랬어요. 

지금도 영업 종료시간은 코스트코 광명점만 오후 9시입니다. 다른 매장은 전부 10시입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코스트코 홈페이지를 보면 그때의 긴박했던 상황이 저절로 생각납니다.”

 

이번에는 조원구 코스트코 부사장의 말을 들어보자. 

“코스트코가 외국계 기업이라 입점 과정에서 광명시민을 비롯해 지역 소상공인들이 생소하게 받아들이면서 큰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는 걱정이 많았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광명시의 적극적인 중재로 영업 종료시간을 밤 10시에서 오후 9시로 앞당기기로 하면서 기업 이미지가 많이 좋아진 것을 느꼈습니다. 광명시의 적극적인 중재가 없었다면 지역의 중소상인들과의 갈등 해소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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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트코 개점을 앞두고 자율조정회의에서 상생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3차 자율조정회의에서 극적으로 상생협상이 타결됐고, 코스트코와 중소기업청에 사업조정 신청을 했던 광명시슈퍼마켓협동조합은 상생합의서를 작성하면서 상생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기로 약속했다. 이후 코스트코는 2012년 12월 15일, 개점했다. 

벼랑 끝까지 갔던 상생협상은 양측이 조금씩 양보하면서 대한민국 상생협약의 역사를 새로 썼다. 치열한 중재로 그런 성과를 낸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과 공무원들은 그제야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양기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명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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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기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명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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