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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까지 젖으면 무게만 수십 킬로”, 소방 방화복 개선 마련 필요

전북서 단일 종류 방화복 6687벌 운용
기본 무게만 3.8kg, 산소통 등 장비 착용 시 소방관 한 명 수십 킬로 짊어지고 화재 진압
소방관, 78% 야외 화재용 경량 방화복 필요성 의견
소방관계자 "야외 진화 중 탈진 사례로 비춰봤을 때 경량화 유용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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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대원들이 야외에서 화재진압을 하고 있다./사진=전북소방본부

#1. 지난해 6월 5일 군산시 산북동 한 폐목재 야적장에서 불이 났다. 소방당국은 장비 69대와 소방인력 376명을 동원해 36시간 30분 만에 진화를 완료했다. 당시 6000t의 폐목재가 불에 타면서 진화에 오랜 시간이 걸렸고 특히 무더위와 화재 열까지 겹치면서 소방관들은 어려움을 겪었다.

#2. 지난해 11월 25일 완주군 운주면 구제리 한 야산에서 발생한 산불이 40시간 만에 진화됐다. 당시 소방관들은 무거운 방화복에 장비까지 들고 산에 오르면서 이중고를 겪어야 했다.

화재가 발생하면 제일 먼저 달려와 불을 꺼주는 소방관. 이들이 착용하는 방화복이 무겁고 활동성이 떨어져 화재 진압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31일 전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화재 진압 소방관에게 지급되는 방화복은 1인당 2벌, 준진압 대원에게는 1벌이 지급돼 총 6687벌이 운영되고 있다.

소방대원의 방화복 무게는 약 3.8kg인데, 화재 상황 시 개인 안전 장비 8종까지 착용하면 20kg을 넘어선다.

특히 산불 진화나 야외 화재 진화 작업의 경우 가파른 경사가 더해져 소방대원의 장비는 더욱 무거워지고 진화에도 어려움이 뒤따른다는 것이 소방당국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보다 효율적인 진화 작업을 위해서는 방화복 경량화 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해 12월 23일 소방청에 제출된 (재)한국의류시험연구원의 '야외화재 진압용 경량 방화복 성능 기준 연구'에 관한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설문에 응한 소방공무원 78%가 야외의 경우라도 경량 방화복 도입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는 소방공무원 10명 중 8명꼴이다.

도입 이유로는 산림·야적장 등 야외 화재 현장에서 장비의 효율성이 떨어져 진압 활동이 힘들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야외 화재 진압용 방화복 도입 시 필요한 성능 기준(복수 응답)으로도 '경량화'(47.7 %)와 '활동성'(46.2%)을 가장 많이 꼽았다.

현재 운용되고 있는 방화복은 불꽃과 복사열로부터 소방대원을 보호하기 위해 원단의 소재가 두껍고 무겁다. 야외와 실내 구분도 없다.

땀으로 인한 습기를 의류 밖으로 배출시켜 쾌적함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투습 저항 요구 성능 수치는 30 이하로 북미나 유럽(10 이하)보다 낮다. 투습 저항 수치가 높을수록 땀이 잘 배출되지 않기 때문에 방호복이 땀에 젖어 더욱 무거워진다. 

이에 북미와 유럽은 야외화재 진압용 방화복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전북지역 한 소방관은 "현재 (무거운 방화복으로)탈진의 위험이 더 높은 상황이다"며 "경량화된 방화복이 있다면 상황에 맞게 활용할 수 있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소방청은 조사 내용을 토대로 국내·외 야외 화재 방화복을 수집해 객관적 성능 및 주관적 착용 평가 등을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엄승현 기자·송은현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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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소방 #방화복 #경량화 #소방관 #산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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