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지원센터는 수도권 집중
디지털 성범죄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전북에서도 한 해 평균 120건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성범죄는 불법정보의 확장성, 범죄의 지속성 및 반복성의 특징을 가지는 만큼 근절을 위한 체계 구축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관련 기반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어서 유관기관의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22일 전북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전북에서 발생한 디지털 성범죄는 모두 361건으로 한 해 평균 120.3건이 발생하고 있다.
3년 간 발생한 디지털 성범죄 유형별로는 아동성착취물이 183건으로 전체의 50.7%를 차지, 가장 많았고 이어 불법촬영물 120건, 불법성영상물 66건 순이었다.
디지털 성범죄 문제는 전국적으로도 심각한 상황이다.
여성가족부가 집계한 디지털 성범죄 피해발생 건수를 살펴보면 2019년 4114건에 불과했던 피해 건수가 2020년 6983건에서 2021년에는 1만 353건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증가율은 디지털 기술 발전과 영상 중심의 SNS가 발달, 온라인 기반에 따른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점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특히 디지털 성범죄는 2차 가해에 쉽게 노출돼 있고 한 번 발생하면 장기적이고 반복적인 피해가 발생한다는 점에서 그 심각성이 크다.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피해가 날로 증가하면서 지자체 사이에서 범죄 예방 및 피해자 보호·지원 조례를 만들고 있지만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다.
실제 전북 지역 자치 단체 중 관련 조례를 만든 곳인 전북도와 전주시, 익산시, 군산시, 남원시, 완주군, 무주군 등 7개 지자체에 불과했다.
더 큰 문제는 발생된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 영상물 삭제지원, 유포 현황 모니터링, 피해자지원과 연계한 수사·법률·의료 등의 지원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가 전북에는 전무하다는 점이다.
현재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센터는 전국적으로도 서울, 경기 등 수도권만에 3곳이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과제로 디지털성범죄 피해자들의 잊혀질 권리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관련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하고 있다.
김민수 나라살림 책임연구원은 “디지털성범죄 피해자는 다른 범죄 피해자와 동일하게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 보호해야 하며 또한 디지털성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국가의 당연한 의무”라며 “대통령의 공약사항처럼 디지털성범죄에 대해 전문적이고 즉각적이며 신속한 대응을 위해 광역자치단체마다 센터를 설립해야 한다”고 강조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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