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자치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최근 전주와 군산, 익산 초등학교 3곳의 통학로를 대상으로 실시한 대기오염 실태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어린이 통학로의 공기질 개선이 절실하다는 숙제를 던져준 것이다.
세 학교 주변 등굣길의 미세먼지(PM-10) 농도는 인근 측정소보다 적게는 1.5배, 많게는 3배까지 높았고 초미세먼지(PM-2.5) 역시 최대 2배 가까이 높게 나타났다. 특히 11월의 경우 인근 공공 측정소는 ㎥당 33마이크로그램(㎍)을 보인 반면, 통학로는 무려 55㎍을 기록했다.
또 차량에서 배출되는 주요 대기오염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의 농도는 오전 7시50분부터 8시30분 사이에 급격히 상승해 인근 측정소 대비 3~10배(0.04~0.10ppm)나 높았다. 등교 차량이 집중되면서 대기오염이 크게 악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질소산화물은 그 자체로 인체에 유해한 독성물질이다. 햇빛과 반응해 미세먼지를 생성하는 전구(前驅)물질이다.
차량 통행이 많은 학교 통학로 주변은 대기 질이 나쁘다는 사실이 수치로 증명된 것이다. 세 학교 주변 통학로의 대기질 상태를 조사한 것이지만 아마 도시지역 학교 대부분이 이런 조사결과와 대동소이할 것이다.
이렇다면 도시지역 초등학생들 뿐만 아니라 초중등 학생 모두의 통학 시간대 호흡기 건강이 심각하게 위협 받고 있다고 봐야 한다. 등굣길 통학로 주변 대기질은 어린이 건강에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점을 심각하게 인식해야 할 것이다.
문제는 대기오염에서 벗어날 적절한 대책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우선 당장은 등·하교시 어린이 마스크 착용을 생활화하도록 권장하는 일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안된다. 미세먼지 클린존 설정, 등하교 시간 통학로 주변 통행 자제 등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도 보건환경연구원이 이런 실태조사를 벌인 것도 통학로의 공기질 개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인 만큼 교육청과 자치단체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협업을 통해 대기 오염물질에 취약한 어린이와 민감 계층을 보호하는 정책을 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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