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작: 시] 원탁-최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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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탁을 들인다
앉을 사람이 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계란은 삶아 놓는다
깨지는 것을 싫어할지도 몰라
비 오는 날
물을 뚝뚝 흘리며 우산도 없이 언니가
오면 좋을 것 같다
머리카락을 한 올 한 올 닦아주고 원탁으로
끌어당겨
따뜻한 감자스프를 한 그릇 먹게 하고
할 이야기가 없으면
울다가 잠들었던 이야기라도 나누면서
저녁이면 모여드는
어느 집 식탁처럼 서로 옆구리를 찌르며
끼어 앉아서
불에 구운 가지에 양념을 붓다가
흘리기도 하고
이야기를 늘어놓는 얼굴들 흩어져 목청을 높이는 붉은 목소리들
오므린 발가락을 펴지 않고 깨진 접시를
쓸어 담지 않고
하얗게 찔린 눈으로 마주보고
서로의 등에 모르는 글자를 새기고
지나간 밤은 잊어버린다
저녁이 원탁에 모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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