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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투표소 오면서도 끝까지 고민했어요”…전북 고령화율 1위 임실군 가보니

“정부와 협력할 수 있는 사람” vs “당보다 사람” 갈려
“전북 더 이상 소외되지 않았으면”유권자들 한 목소리

6·3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 날인 29일 오전 5시 50분께, 아침 일찍부터 투표를 하기 위해 모인 임실읍 주민들의 줄이 늘어섰다. / 문준혁 기자

오전 5시 50분, 임실읍사무소 앞 광장에는 안개가 내려앉아 있었다. 쌀쌀한 공기 속에서도 투표소 문이 열리기 10분 전부터 유권자들의 줄이 하나둘 이어졌다. 지팡이를 짚고 나온 어르신, 출근 전 들른 듯 외투를 여민 중년, 그리고 광장 한켠에서는 서로 다른 후보 선거운동원들이 “잘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마지막 호소를 이어가고 있었다.

65세 이상 고령 인구 비율 43.3%. 전북에서 가장 높은 임실군의 사전투표 첫날 풍경이었다.

대기줄 맨 앞에 선 양종만(81)씨는 마을 사람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밝은 표정으로 차례를 기다렸다. “나오신 분들이 다 좋은 분들이지만, 당선되고 나서도 잘 해줘야 한다”며 웃음 지었다.

오전 6시가 되자 선거관리원들의 안내에 따라 유권자들이 건물 안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겼다. “어르신들, 6시부터 들어오실 수 있습니다.” 관리원들은 투표 시작 직전까지 분주하게 마지막 점검을 마쳤다.

오전 6시 5분, 가장 먼저 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이 건물 밖으로 나왔다. 짧은 시간 안에 행사한 한 표의 기준은 저마다 달랐다.

차수우(70)씨는 투표장을 나서며 말했다. “나이를 먹다 보니 복지시설이나 서민들 삶에 얼마나 도움을 줄지를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임실이 소멸위기 지역이다 보니 정책적으로 많이 소외된 것 같아서, 그런 부분을 신경 써줄 사람을 골랐어요.”

정권과의 연결고리를 중시하는 시각도 있었다. 유권자 A씨는 “현 이재명 정부와 얼마나 협력할 수 있는지를 중점으로 봤어요. 그래야 전북이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죠”라며 “지금은 정부와 협력이 되는 후보를 먼저 봐야 한다는 의견이 주변에도 많다”고 전했다.

반면 B씨는 “공천 과정에서의 잡음을 보면서 도민들 생각이 조금 바뀌지 않았나 싶었다”고 운을 뗐다. “어젯밤까지도 냉정하게 생각했어요. 당보다 사람을 중심으로, 사람을 잘 선택해보자 하는 마음으로 투표했습니다.”

같은 투표소, 같은 시간이었지만 표를 행사한 기준은 크게 ‘정당을 먼저’와 ‘사람을 먼저’로 갈렸다. 그러나 전북의 미래를 묻는 질문만큼은 누구도 다르지 않았다.

“지금까지 전북이 많이 소외되고 낙후돼 온 걸 살면서 느껴왔어요. 누가 당선되더라도 그 문제를 잘 해결해줬으면 합니다.”

“자녀들 취업 문제도 그렇고, 시골 사람들도 살기 힘들잖아요. 두루두루 잘 살 수 있는 전라북도가 됐으면 좋겠어요.”

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은 저마다의 일상으로 돌아갔다. 차를 몰아 출근길에 오르는 이들, 보행보조기를 끌며 천천히 집으로 향하는 어르신들. 행사한 표는 달랐지만, 안개 걷힌 임실 광장을 떠나는 발걸음은 모두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전북의 발전과, 그 안에서 살아갈 사람들의 내일을”

문준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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