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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아침을 여는 시] 실버들 아래로 - 김영춘

저 가벼운

무게로

살랑살랑 하늘거리는 봄을 보노라면

사는 일의 신비는

공중에 매달려 있어야만 하는 것 같다

바람 없이는

봄바람 없이는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처럼

그녀의 긴 머리카락도 저렇게 나부꼈었지

실버들 늘어진

우리들의 봄빛 아래 사랑은

미끄러지는 허공으로

오래오래 매달려 있고 싶어했다

별스런 이유도 없이

자꾸만

까르르 굴러가는 마음이 솟아났던 것이지

 김영춘 시인의 ‘실버들 아래로’를 읽다 보면, 삶의 무게에 짓눌려 있던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을 느낍니다. 이 시에서 ‘가벼운 무게로 살랑살랑 하늘거리는 봄’과 ‘바람 없이는 아무것도 아니었던’ 그녀의 머리카락은 마치 삶의 신비가 ‘가벼움의 미학’에 있다고 속삭이는 듯합니다. 삶은 때때로 버겁고 무겁게 느껴집니다. 앞만 보고 달려온 자신을 돌아볼 여유조차 없이, 경쟁과 선택의 연속 속에서 지쳐갈 때도 있지요. 그럴 때 시는 잠시 멈춰 서서 주변을 살피는 순수함을 선물합니다. ‘실버들 늘어진 우리들의 봄빛 아래 사랑이 미끄러지는 허공’의 여유를 떠올리는 것처럼요. 지방 선거의 결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잠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시를 읽으며 마음의 평화를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그 안에서 예상치 못한 따뜻한 위로와 깊은 감동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박태건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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