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6-02-13 06:31 (Fri)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화일반

죽음과 삶의 흔적 '주름'

오랫동안 인간의 주름을 소재화해 온 김철규 미술가는 세월호 사건 등 최근 몇 년간 겪은 사건을 통해 죽음에 대해 생각했다. 생명을 가진 인간에게 죽음이 가장 큰 두려움이고 삶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변곡점일 것이라는 것.그렇다면 죽음을 겪지 않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전환의 계기를 만들 수는 없을까.그는 이번에도 주름을 통해 물음의 실마리를 풀었다. 주름은 언젠가 다가오게 될 죽음을 인지하게 하는 흔적이에요. 그러나 주름을 통해 미래의 죽음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오히려 현재 삶의 의미와 소중함을 되새기고 싶었어요. 인류의 역사가 죽음의 충격으로 인해 휴머니즘을 다시 찾아가고자 했다면, 인간은 살아온 흔적과 내면을 돌아보게 되는 셈이죠.죽음과 삶을 동시에 담은 김 작가의 신작들은 다음달 2일까지 전주 누벨백 미술관에서 감상할 수 있다.그동안은 주름을 과장되게 표현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면, 이번 전시는 관람자가 전시공간의 설치물과 이미지들을 통해 주름을 인지한다. 특히 표면에 주름이 표현된 거울과 투명한 거울 2개가 설치된 공간에서 정면을 바라보면 거울을 통해 주름진 자신이 보인다. 그리고 3~5초 후엔 빛이 켜지면서 LED전광판처럼 작가의 그림이 떠오른다. 자신과 작품이 교차하며 작가의 관점으로 자신의 삶을 바라보게 되는 것이다.군산대홍익대 대학원을 졸업하고 군산대 박사과정을 수료한 그는 전북청년작가위상작가상, 전북미술대전 대상, 전국온고을미술대전 최우수상, 21C새로운도전-지명작가공모전 우수상 등을 수상했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7.11.23 23:02

새로운 세상 꿈꾸는 '청년 이성계'의 패기

고려의 장수 또는 조선의 건국 왕이기 이전, 청년 이성계를 창극으로 마주한다.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이 제50회 정기공연 및 지역순회공연 창극 청년 이성계를 11월 29일 익산예술의전당, 12월 8~9일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선보인다.창극 청년 이성계는 이성계의 탄생과 성장 과정을 총 11장으로 구성해 담은 작품. 이성계는 원나라 쌍성총관부의 지배를 받는 화령부에서 지배층 아들로 태어나 아무런 고민 없이 편하게 살다가 어떤 사건을 통해 자신의 뿌리를 깨닫게 된다. 이후 원나라 쌍성총관부 지배에서 벗어나, 고려 내부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군사를 일으키는 과정까지 그렸다.왕 이성계보다 인간 이성계에 주목했다. 소년의 모험심과 반항심, 이성에 눈뜨기 시작한 사춘기 모습 등을 통해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특히 고려인이라는 자각과 각성을 통해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인간 이성계에게 주목했다. 이 자각 지점부터 이성계는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등 근본적인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를 일깨우는 인물로 가상 인물인 여진족 전사 아발타를 설정했다.작품은 도내외 젊은 제작진이 의기투합해 제작했다. 대본은 1991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희곡 부문 당선, 1995년 제18회 대한민국연극제 대상 수상, 1997년 국립극장 장막극 공모 귀로 당선 등 뮤지컬과 창극 극본을 써온 오은희 씨가 집필했다. 연출은 오진욱(전 새만금상설공연추진단장) 씨가 맡았다. 향후 전북도립국악원이 자체 제작방식으로도 작품을 올릴 수 있도록 고려해 연출했다.작편곡과 작창은 각각 홍정의(밴드 AUX 대표), 박인혜(창작집단 희비쌍곡선 대표) 씨가 맡았다. 작곡은 고제 소리의 변칙성과 확장성에 주목했다. 작창은 창극의 5관청 고정이라는 틀에서 탈피해 개별 소리꾼의 기본 음색과 청을 고려했다. 또 계면조를 비롯해 우조, 평조, 서도소리제, 가곡 등 다양한 악조를 활용해 음악적 다양성을 살렸다.안무는 박이표(dance project Ann-Park 안팍 리더) 씨가 담당했다. 안무는 가창 시 방해되지 않는 움직임으로 구성했다. 대신 출연자와 함께 가사 내용과 상황에 어우러지는 너름새를 사용해 안무를 구성했다.작품이 청년 이성계를 다루다 보니 제작진뿐만 아니라 출연진까지 젊어졌다. 이성계 역은 전북도립국악원 신입 단원 박현영 씨가 연기한다. 이성계의 아내 한 씨 역에는 최현주와 신입 단원 고승조 씨가 더블캐스팅됐다. 지난해 창극 이성계, 해를 쏘다에서 이성계로 열연했던 이충헌 씨는 이자춘 역을 맡았다. 이외에도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무용단관현악단 단원과 객원 등 100여 명이 출연한다.조통달 전북도립국악원 창극단장은 이번 작품은 젊은 예술가들이 작곡과 작창 등 제작에 참여하고, 신입 단원들이 주요 배역을 맡아 보는 내내 젊음의 패기가 느껴진다며 이 작품을 일회성 공연이 아닌 국립창극단 국가브랜드 공연 청처럼 잘 갈고 닦아 전북브랜드 공연으로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7.11.23 23:02

겨울 문턱, 차이콥스키에 빠지다

러시아 간판 오케스트라, 모스크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이하 MPO)가 25일 오후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내한 공연을 펼친다. 러시아 작곡가의 곡을 러시아 오케스트라, 러시아 지휘자가 연주하는 특별한 무대다.올해 창립 66주년을 맞은 MPO는 뉴욕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런던 필하모닉, 상트페테르부르크 오케스트라와 함께 세계 5대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로 손꼽힌다. 1951년 창단해 현재까지 러시아 거장 지휘자인 키릴 콘드라신, 드미트리 키타옌코, 바실리 시나이스키, 마르크 에름레르, 유리 시모노프 등이 지휘했다.MPO는 차이콥스키 오페라 예브게니 오네긴의 폴로네이즈,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 작품 35,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 마단조 작품 64 등 전곡 차이콥스키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차이콥스키 교향곡 5번은 차이코프스키만의 화성과 오케스트레이션(관현악법)을 여실히 보여주는 곡으로 이번 공연의 백미다.지휘는 MPO 명예 지휘자인 유리 보트나리가 맡는다. 국내 무대에도 자주 선 지휘자로, 지휘자와 오케스트라 간 일체감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올린 협연자는 러시아 출신 세르게이 크릴로프다. 그는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 콩쿠르(크레모나) 1위, 프리츠 크라이슬러 콩쿠르(비엔나) 1위 등을 수상했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7.11.22 23:02

[전북 거리, 지붕없는 공연장되다] ⑤스페인 공연축제 '피라 메디테라니아' - "전통이 창의성의 원천"…민속 공연 발전시켜 도시 성장 이끌어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에서 가장 큰 도시인 바르셀로나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반가량 달리면 거친 암벽과 마른 풀빛 산으로 둘러싸인 도시가 나타난다. 인구 7만 명의 소도시 만레사(Manresa)다. 마을 외곽에선 골목에서 발걸음 소리가 울릴 정도로 조용한 동네지만 가을이 되면 도시 전체가 지붕 없는 공연장으로 변신한다. 매년 유럽권의 100여 개 공연단체가 참여하는 국제공연축제 피라 메디테라니아 데 만레사(Fira Mediterrania de Manresa만레사 지중해 박람회)가 열리기 때문이다.올해로 20주년을 맞은 피라 메디테라니아는 음악무용서커스연극시낭송서커스 등 다양한 장르에 걸친 전통 문화 공연과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공연이 중심이다. 축제가 지역 전통 문화민속 공연 단체들의 모임에서 시작됐기 때문이다. 카탈루냐 정부와 만레사 시의회는 예산과 축제 조직위 설립을 지원해 단체들의 활동을 피라 메디테라니아 축제 형태로 발전시켰다. 지역의 문화 수준을 높이고 다른 전통 문화와의 교류를 활성화 해 지역 민속 예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다. 전통이 창의성의 원천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이 축제의 제1목표다. 동시에 도시가 가진 문화 자원을 집약시켜 관광객 유치를 높이고 도시 경제 활성화를 이루고자 한다.전북지역 역시 관광 자원화를 목표로 시군별 전통문화 거리공연을 하는 노상놀이 사업 등이 진행되는 상황. 지난 10월 5일부터 8일까지 만레사 거리광장공공시설 등 21개 거점에서 열린 제20회 피라 메디테라니아의 축제 노하우와 도시 현장을 돌아봤다.지중해성 기후를 가진 스페인은 새파란 하늘과 바람도 없는 온화한 날씨 탓인지 도시가 여유롭다. 스페인 출장을 함께 한 통역사는 오전 9시에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은 관광 온 한국인밖에 없다는 농담을 할 정도. 대신 이들의 밤은 길다. 현지인들에 따르면 스페인은 광장테라스 문화를 빼놓을 수 없는데, 일을 마친 도시민들은 오후 6시가 되면 식당과 바(bar)로 향한다. 오래된 건물들이 많아 함부로 건물을 짓거나 부술 수 없어 기존 건물 1층에 식당술집슈퍼 등이 있는 주상복합단지 형태다 보니 거주민들은 집에서 내려오기만 하면 먹고 이야기하고 쉴 수 있는 광장이 펼쳐진다.만레사 역시 오후 6시가 되자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광장으로 모였다. 프랑스 서커스 단체 Cia.Maduixa(시아.마두이샤)의 단원들이 줄 하나에 의지해 역동적인 몸짓을 만들어냈다. 약 300여 명의 관중은 자리를 뜨지 않고 한 시간가량을 서서 관람했다. 일부 관객들은 공연을 끝낸 단원들과 즉흥적으로 이야기를 나눴고, 또다른 관객들은 다른 거리 공연 장소로 산책을 떠났다.주로 아이들과 가족을 대상으로 한 낮 공연은 더욱 자유로웠다. 스페인 전통 설화를 바탕으로 동물인형을 만들어 공연하는 Xip Xap(십 샵)은 거리를 누비며 아이들을 쫓아다녔다.피라 메디테라니아는 국내외 공연축제 포럼 등에서 노하우가 강한 축제로 평가받는다. 첫 번째 강점은 자치단체와 지역민, 축제 간 긴밀한 협조가 이뤄진다는 것.총 공연 200여 회 중 약 70%가 거리, 공공시설에서 무료로 열린다. 시의회에서는 거리, 광장은 물론 영화관, 극장, 미술관, 박물관, 주차장, 도서관 등 다양한 시립 기반 시설을 사용하도록 협조하고, 축제 기간 인력도 지원한다. 또한 시의회가 축제 후원금을 확보할 수 있도록 보증인 역할을 한다.인근 상인들도 축제와 적극적으로 제휴를 맺고 광고한다. 인근 식당 주인은 축제 소식지에 식당 광고를 내고 홍보한다며, 축제로 방문객이 늘어나면 지역 전반에 걸쳐 활성화를 가져오기 때문에 지역 상인들도 광고, 후원에 적극적인 편이라고 말했다.집 바로 앞에서 시끄러운 음악 소리가 들리는데 민원은 한 건도 없다. 축제 기간 광장 주변 건물을 올려다보니 발코니 마다 거주민들이 나와 공연 관람을 했다. 자정까지 이어지는 공연에도 오히려 명당에서 관람했다며 좋아하는 주민들에게서 삶에 녹아 있는 문화예술을 느낄 수 있었다.공연 업계 전문가와 대중 등 수요층을 나눠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것도 강점이다. 약 70곳의 공연 기획사단체들과 기획자예술 감독 등이 작품을 홍보계약 할 수 있는 마켓을 만들었다. 데이비드 이바네즈(David Ibanez) 피라 메디테라니아 예술감독은 전문성예술성격식을 원하는 수요에 맞춘 실내 유료 공연(약 30%)과 대중적으로 도시를 찾는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는 거리 공연체험(약 70%)으로 구성했다고 말했다.20년을 이어온 축제는 도시를 성장시켰다. 만레사 대학교의 FUB 연구소에 따르면 피라 메디테리아의 경제 창출 효과를 총 700만 유로(약 90억)로 추산했다. 문화에 대한 경제적 영향(400만 유로)와 관광(300만 유로)산업을 합계한 것이다. 이는 축제 예산의 7배에 달하는 수치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7.11.22 23:02

복합예술공간 '팔복예술공장' 입주 예술가·비평가 모집

(재)전주문화재단(대표이사 정정숙)이 내년 2월 정식으로 개관하는 팔복예술공장에 입주할 예술가 및 비평가를 모집한다.팔복예술공장은 문화체육관광부 폐산업시설 문화재생 사업의 일환으로, 전주 팔복동 산업공단내에 위치한 약 1만3200㎡ 규모의 카세트 공장을 매입해 조성한 복합예술공간이다.공간은 총 2개 단지로 구성됐다. 1단지는 창작스튜디오와 공동 작업실, 전시장, 예술교육실, 카페테리아 등이 생긴다. 2단지는 예술놀이터, 전시장, 다목적 공간 등 시민과 방문객을 위한 문화예술 향유공간이다.입주하는 예술인들은 내년 3월부터 12월까지 팔복예술공장 1단지 창작스튜디오에서 작업하게 된다. 미술, 공연, 비평 분야 예술인을 대상으로 10명(팀) 내외를 뽑는다. 전주문화재단 등이 주관한 창작예술학교AA 참가자는 가산점을 부여한다.입주자들은 개인(팀)별 작업실을 제공 받고 공동 작업실, 사진영상편집 작업실을 쓸 수 있다. 전주 외 지역 지원자는 별도의 숙소를 제공하고, 국외 예술가는 항공료(150만 원 이하)를 지원한다. 내년 2월 팔복예술공장 개관전시공연에 참여하고 개별 작업물 발표 및 레지던스 프로그램 참여 등을 할 수 있다.신청은 오는 30일 오후 6시까지 홈페이지(www.jjcf.or.kr)에서 서류를 내려 받아 이메일(pbstudio@hanmail. net)로 제출하면 된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7.11.21 23:02

왕기석 명창,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수상

왕기석 명창이 대한민국 문화예술상(대통령 표창)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2017년 문화예술발전 유공자로 문화훈장 수훈자와 대한민국 문화예술상(대통령 표창),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문체부 장관 표창), 문화예술 유공 공무원(문체부 장관 표창) 수상자 등 총 35명을 선정해 발표했다. 제49회 대한민국 문화예술상은 문화, 문학, 미술, 음악, 연극무용 등 5개 부문 5명에게 수여한다.대한민국 문화예술상 음악 부문 수상자는 전북무형문화재 제2호 판소리 예능보유자인 왕기석(정읍시립국악단장) 명창이다. 그는 1983년 국립창극단 정단원으로 입단한 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문화예술축전 참가작 용마골 장사 주역을 시작으로 춘향전, 심청가, 우루왕, 화선 김홍도, 서편제 등 150여 편의 창극에서 주역으로 활동했다. 1987년 일본 5개 도시 순회공연을 시작으로 아시아, 유럽, 남미 등 20여 개국 해외 순회공연을 통해 한국 전통예술 발전에 기여했다.또 제31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판소리 명창부 장원(대통령상) 수상으로 명창 반열에 올랐다. 이후 국내외에서 30여 차례 수궁가, 적벽가, 심청가 완창 무대를 가졌다. 2013년에는 33년간 몸담은 국립창극단 활동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정읍시립국악단장으로 판소리 저변 확대와 후진 양성에 힘쓰고 있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7.11.21 23:02

붓 가는 대로 마음 내키는 대로

양석 김승방 서예전이 22일까지 전주향교 경내에서 열린다.이번 전시는 10년 만의 개인전. 그동안 개인전과 그룹전에 출품했던 작품 50여 점, 최근 작품 30여 점으로 도록을 엮고 이 가운데 일부를 전시한다. 도록에는 서예에 관한 글도 실었다. 서예 활동에 대한 회고다.1968년 강암 송성용 선생 문하에서 붓을 잡은 지 어느덧 50년. 문인화를 자주 그린 스승을 보면서 문인화에 관심을 뒀다. 문인화 화제를 한글로 쓰면서 역동적인 한글 서체 매력에 빠졌다. 서예를 통해 익힌 조형 감각과 미의식을 토대로 붓과 한지를 사용해 한국적인 문인화를 그려내고 싶었다.그는 교직 생활을 하면서 대한민국 미술전람회에 여러 차례 출품했지만, 번번이 낙방하면서 공모전 출품을 포기했다고 한다. 대신 좋아하는 법첩을 구해 싫증이 날 때까지 임서했다. 시간만 있으면 붓 가는 대로 마음 내키는 대로 썼다. 형식과 양식보다 뜻이 중요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다.우리 선현들은 좋은 글을 많이 읽고, 읽은 내용을 붓으로 쓰는 활동을 일상으로 해왔습니다. 유명한 서예가가 되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저도 그러한 자세를 본받고 싶습니다.그는 경남 밀양 출신으로 1969년부터 2000년까지 전주성심여중에서 근무했다. 한국서예협회 전북지부장, 강암연묵회장을 역임했다. 강암연묵회진묵회전북문인화협회 회원, 전북서예대전 초대작가, 강암서예학술재단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7.11.21 23:02

[조사]어쩌란 말이냐 이 아픈 가슴을

밖으로 한 없이 부드럽고 안으로 금강석처럼 단단했던 당신의 모습을 그려봅니다. 주변의 후학들을 다사롭게 보듬고 격려했던 당신의 모습을 이생의 이별 마당에서 다시 되새겨봅니다.빈 것 같으면서도 안으로 가득 차있는 당신의 그 모습이 그립습니다. 치열성과 정치함에서는 한 치의 틈도 허락지 않았던 당신 글을 후학들은 기억합니다. 그 엄정함은 해성고등학교 재직 시절 동료 교사들에 의해 소문이 났습니다.교과서의 오류를 낱낱이 파헤쳐 잘못된 내용들을 바로잡아야 함을 당신은 단호하게 주장했습니다. 그것들을 「전북신문」에 실어 당시의 화제인물로 부상했던 그 추억을 동료 선후배들이 당신을 보내는 자리에서 증언하며 아픈 가슴을 달래고 있습니다.외유내강과 허허실실, 그리고 박람강기가 당신의 삶을 떠받친 세 개의 기둥이었습니다. 당신의 넓고 깊은 지식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습니다.원광대로 자리를 옮겨 학문의 세계에 매진할 때, 고등학교 교과서의 오류를 파헤쳤던 그 열정과 집념이 결집된 저서가 『한국 현대시 해석의 오류』(2003)입니다. 이 책은 한국문학의 대가들이 확고부동하게 내린 시문학 작품의 해석상의 오류를 바로잡는 보기 드문 저서에 속합니다.걸어 다니는 백과사전에 비유된 오하근의 박물학적 지식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작업이었음을 후학들은 뒤늦게 이 책을 읽고 깨달았습니다. 이 저서 하나만으로도 여러 선배 동료들이 전설처럼 이야기했던 살아 숨 쉬는 인간 백과사전 오하근이라는 말을 실증했습니다.스승 천이두 선생과 원광대 국어교육과에서 강의를 마치고 춘포에 들러 한 두병의 소주로 인생의 애환을 토로하고 동서양의 문학을 논하며 당신은 소박한 풍류를 즐기기도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당신은 학문을 위한 정진의 자세를 흐트린 적이 없었습니다. 이 시대의 드문 학자였던 당신의 진면목이 『원본 김소월전집』(1995), 『정본 김소월전집』(1995), 『김소월 시어법 연구』(1995), 『전북현대문학 상하』(2010)에 나타나 있습니다. 학문적 구도의 정신적 열기가 빚어낸 이 저서들은 한국근대문학의 성과로 기록될 것입니다.유유자적해야 할 그 시기에도 당신은 작고문인들의 자료 발굴과 문학사적 의의에 주목해 왔습니다. 소멸기 한문문화의 문화사적 위상을 조명한 오연호 선생의 문집 발간이 그것입니다. 종질인 하근河根이 유고를 발견하고, 당신이 몸으로 살았던 한문학 소멸기의 귀중한 자료(오해걸, 「후기-아버님 문집 발간에 즈음하여」)로 활용될 수 있으니, 이를 공개하자고 당신이 권하여 이 책이 발간되었습니다. 「어느 선각자의 도전과 좌절」이라는 글 또한 한국문단에서 잊혀진 부안의 인물 백주 김태수의 작품집을 새롭게 주목한 최초의 평론에 해당합니다.당신께서 무한 시공으로 떠나자 하늘도 초목도 통곡한다고 이운룡 시인이 애도합니다. 어쩌란 말이냐 이 아픈 가슴을.응어리진 육신의 고통을 이생에 부려놓고 훨훨 허허롭게 가벼운 몸짓으로 하늘나라 가셔서 스승 천이두 선생과 해후하는 기쁨 누리소서.타고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된다는 만해 선사의 시 구절이 떠오릅니다. 당신이 온몸으로 태웠던 학문과 삶의 타고 남은 그 재가 다시 기름이 되어 활활 우리 가슴 속에 타오를 것을 믿습니다.부디 편히 가소서. 아픈 가슴 추스르며 당신이 못다 이룬 이생의 꿈 활짝 피울 것을 우리 모두가 다짐하며 작별의 인사 올립니다. 전정구(문학평론가)

  • 문화일반
  • 기고
  • 2017.11.20 23:02

[조시]오하근 박사 영겁 평안을 기원하며

엊그제 우리 곁을 영원히 떠나가신 오 박사님!사랑하는 가족과 문우들을 두고 서둘러 홀로머나 먼 영겁의 정토로 끝내 떠나셔야 했습니까.우리는 오 박사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어젯밤 검은 하늘이 내려앉고 찬바람 몰아치더니노란 은행잎도 우수수 떨어져 지상에 누워버렸습니다.당신께서 무한 시공으로 떠나자 하늘도 초목도 통곡합니다.산목숨이 이 엄숙한 슬픔을 어떻게 위로해야 좋겠습니까?억장 무너져 눈물의 대양을 건너지 못하는 여기당신의 영원불멸을 추모하는 생령들 한 사람, 한 사람저 피안의 무우수 우러러 당신을 부르다 목이 메었습니다.대답해 주세요, 겨우 이틀이 지났는데 그리워지는 오 박사님!후미진 영겁의 길 어디쯤 가서 편좌하고 계시는지슬픔을 잠자게 할 영약은 뜨거운 눈물밖에 없는가요?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길을 잃고 눈 감으신 당신,차마 떼어놓지 못해 발자국마다 선연한 이 세상 연민의 정마른 잎 되어 저승에 몸을 부린 적막강산 앞에서우리는 눈 번히 뜨고 작별의 손을 놓을 수가 없습니다.참 좋은 세상이라던 며칠 전의 당신의 말마따나좋은 세상 두고 생애의 마지막 단말마의 고통이 웬 말입니까.돌아보고 돌아보면서 홀로 갈 길을 가야 하는당신의 뒷모습을 어찌 눈물 없이 보라 하십니까.가다, 가다 이 세상 사랑했다는 말 한 마디 남길 것만 같고낯선 길 물어올 것만 같은 당신의 가슴속이 환히 들여다보입니다.눈물 안 보이려고 이내 얼굴 돌려 적막강산 홀로 휘청거리는발걸음을 어떻게 무심히 보내달라고 눈 껌벅이십니까.오 박사님, 당신답지요. 그 착하고 선한 성품 누가 몰라서요?봄, 여름, 가을 햇볕으로 와서 한 생애의 일을 다 거두시고는이 겨울 손 털고 가신 후광이 회광반조처럼 눈부십니다.대학에서 쌓아올린 학문의 금자탑도 영원한 빛이 되리니한 평생의 역저로 『원본 김소월전집』, 『정본 김소월전집』,『김소월 시어법 연구』를 비롯하여 『한국 현대시 해석의 오류』,『전북 현대문학』, 『가슴엔 듯 눈엔 듯 또 핏줄엔 듯』 등잠 설치고 피와 땀으로 일군 공적은 우리 문학사의 등불로써당신의 노고와 함께 크나 큰 거울이 될 것입니다.영생의 정토 천국에서 이 땅 사람들 일일이 살펴보시며해와 달과 별들 모두 불러 당신 무릎 위에 앉혀놓고영원무궁 신궁 상좌의 명복 평안을 누리시옵소서.온 세상 사람답게 명복 평안을 진실로 마음껏 누리시옵소서.이운룡 (시인전 전북문학관장)

  • 문화일반
  • 기고
  • 2017.11.20 23:02

문학평론가 오하근 원광대 명예교수 영결식 엄수

지난 17일 세상을 떠난 문학평론가 고(故) 오하근 원광대 명예교수(향년 77세)의 영결식이 19일 오전 9시 30분 전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전북지역 문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엄수됐다. 이 자리에는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을 비롯해 허소라, 김남곤, 서재균, 이목윤, 김영진, 소재호, 정군수, 김용옥, 최정선, 류희옥, 전일환, 이소애, 이정숙, 박귀덕 등 전북 문인들이 참석해 애도를 표했다.안도 전북문인협회장이 고별인사를 건넨 뒤, 전정구 문학평론가가 조사를 통해 밖으로 한없이 부드럽고 안으로는 금강석처럼 단단했던 당신의 모습을 다시 볼 수 없는 이별의 마당에 우리는 서 있다며 그동안 학구적 구동의 정신과 열기가 빚어낸 많은 업적은 한국문학 발전에 큰 성과로 기록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이운룡 전 전북문학관장이 쓴 조시를 조미애 전북시인협회장이 대독했다. 그는 조시를 통해 당신이 일군 공적은 우리 문학사의 등불로써 당신의 노고와 함께 크나큰 거울이 될 것이라며 천국에서 이 땅 사람들 일일이 살펴보시며 평안을 누리시라고 애도했다.고 오하근 원광대 명예교수는 김제에서 태어나 전주고, 전북대를 졸업했다. 전주고 재학 시절에는 신석정 선생을, 전북대에서는 천이두 선생을 사사했다. 부안여중, 전주 해성고를 거쳐 원광대에서 정년을 했다.1981년 현대문학 평론 부문으로 등단해 활발한 문학 비평 활동을 해왔다. 저서로는 <김소월 시의 성상징 연구>, <김소월 시어법 연구>, <한국 현대시 해석의 오류>, <전북 현대문학>(상하) 등을 펴냈다. 제10회 목정문화상(2002), 제22회 김환태 평론문학상(2011) 등을 수상했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7.11.20 23:02

유년시절 보금자리의 기억

이승훈 사진작가는 40년이 안 되는 생애 동안 열여덟 번의 이사를 겪었다. 좋은 곳, 살고 싶은 곳을 적극적으로 찾아다녀서가 아니라 당장 살아야 할 곳을 찾아 떠밀려 가게 됐다. 아늑하고 포근한 안식처로 인식되는 집이 그에게 어떤 의미일까.이승훈 사진작가의 개인전 Moving day가 오는 26일까지 전주의 서학동사진관에서 열린다.모래내(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좌원상가 아파트는 그의 유년시절 기억이 시작되는 곳이다. 이후 그는 수차례 이사를 하고 보금자리가 바뀌었다. 오랜 시간이 지나 우연히 찾은 모래내 시장은 유년시절 본 그대로였다. 하루가 다르게 도시 풍경은 달라졌고 그로 인해 나의 보금자리도 끊임없이 변했는데 이곳은 왜 조금도 달라지지 못했는가.그는 좌원상가 아파트의 곳곳을 사진으로 찍었다. 아파트 안에 버려진 거울, 빨래 건조대, 고지서 등 언제부터 있었는지 모르고 언제까지 있을지도 모르는 것들이다.전시 사진에는 그가 느낀 잠깐의 아련함과 반가움, 그리고 당혹감이 묻어난다. 또한, 자본에 쫓겨 떠돌아다니는 현대인과 자본에 밀린 원도심을 동시에 보여준다.중앙대 대학원 사진학과를 졸업한 그는 개인전 On Plastic surgery(2013)와 Moving days(2016) 등을 열었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7.11.20 23:02

"다양한 장르와 결합·디자인 상품 개발 필요"

지난달 21일 개막해 한 달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등지에서 열렸던 제11회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19일 폐막했다.올해는 대표 전시에 젊은 서예가 초청을 대폭 늘려 최근 경향과 신선함을 보여줬다. 하지만 새롭게 시도한 서예의 공연화는 완성도가 부족했고, 프로그램 대부분이 답습적이었다는 지적이다. 기존의 부산서예비엔날레는 물론 중국전남에서 서예비엔날레가 새로 생긴 상황에서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변화를 꾀해야 한다는 조언이다.2017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는 대표 전시인 서론서예전을 비롯해 명사서예전, 생활서예전, 전북우수작가서예전, 전서각의 어울림전 등 25개 행사를 준비해 988명의 작가를 초대했다. 비엔날레 조직위에 따른 총 방문객은 약 15만 명.이번 행사는 대표 전시인 서론서예전을 3040대 젊은 서예가 중심으로 꾸려 신선하면서도 새로운 세대의 서예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청년에서 중견 서예가로 넘어가는 과정에 놓인 이들이 권위 있는 대회를 통해 성장하고 발돋움할 수 있었다.그러나 올해 조직위가 강조한 서예의 응용은 두드러지지 않았다. 처음 시도한 서예의 공연화(개막공연)는 완성도가 부족했다는 의견이 많았다. 도내 한 예술인은 한복공연과 서예가 따로 노는 경향이 강했고, 무대 위에서 서예를 쓰고 글자를 스크린으로 보여주는 대목에서는 스크린에 미리 녹화된 화면이 나와 현장감이 살아나지 못했다고 말했다.개막공연 외에는 매년 진행한 전시를 주제만 달리한 수준이었고, 서예를 실생활과 접목했다는 생활서예전에 대해서도 서예 작품을 넣은 공예품, 생활용품은 오늘날 새로운 게 아니기 때문에 이를 소개하는 수준은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상당수 서예인은 전북비엔날레가 서예를 다양한 방식으로 풀어내는 동시에 비엔날레 성격에 걸맞은 실험성확장성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양한 장르와의 결합 강화와 실생활에 녹아들 수 있는 서예 디자인 상품 개발 등이 제안됐다. 공연뿐만 아니라 사진, 현대미술 등의 작가와 협업 전시를 하는 등 서예를 타 예술장르 안에 녹이거나 흥미와 구매 욕구를 일으키는 서예 디자인 소품문구류를 소개판매해 예술과 대중 안으로 더 깊이 파고들어야 한다는 것이다.한 서예인은 전시체험도 좋지만 행사를 상징기념할 수 있는 포토존이나 기념품도 브랜드 구축, 나아가 산업적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이 정도 규모의 국제행사에서 기념품 하나 없는 것도 의아한 일이라고 말했다.

  • 문화일반
  • 김보현
  • 2017.11.20 23:02

[전북, 문화로 도시를 재생하다] ④ 프랑스 파리 12지구 프롬나드 플랑테·베르시 빌라주 (상) '공공성+상업성' 시민들에게 평범한 일상을 되돌려주다

프랑스 파리는 가장 중심에 위치한 1지구를 중심으로 나선형(시계 방향)으로 총 20개 지구로 나뉘어 있다. 흔히 서울이 한강을 기준으로 구도시 강북과 신도시 강남으로 나뉘듯, 파리는 센강을 중심으로 구도시 동쪽과 신도시 서쪽으로 구분된다. 이 가운데 12지구는 파리 동남쪽이다. 옛 고가 철도, 포도주 창고, 외곽순환도로 등이 혼재된 지역이었다. 세계 최초의 공중(空中) 정원 프롬나드 플랑테, 파리의 첫 쇼퍼테인먼트(쇼핑과 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한 말) 베르시 빌라주는 모두 이 12지구에 위치한다.프롬나드 플랑테와 베르시 빌라주의 시간은 느리게 간다. 궁극적으로 파리 도시재생사업은 시민들에게 평범한 일상을 되돌려줬다. 산책하고, 커피 마시고, 쇼핑하는 일상 말이다. 오래된 산업유산을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자치단체와 시민이 의미 있는 논의와 협의를 도출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결과적으로 경제성뿐만 아니라 역사성과 친환경성도 담보하게 됐다.특히 눈에 띈 점은 프롬나드 플랑테와 베르시 빌라주 도무 공공성과 상업성을 갖췄다는 것이다. 도시재생사업이 공공시설뿐 아니라 상업시설, 교육시설, 주거시설 등 실생활과 연계해 다양한 양상으로 추진될 수 있음을 증명한 사례다. 결국 도시재생사업은 무엇을 만들 것인가가 아닌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서 출발해야 한다.△고가 철도가 공중정원으로, 프롬나드 플랑테프롬나드 플랑테(Promenade Plantee)로 오르는 계단은 영화 <비포 선셋>이나 사진 속에서 보던 분위기와는 달랐다. 이런 곳에 공원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계단이 끝나는 지점, 의문은 완벽히 불식했다. 푸른 나무와 알록달록한 꽃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어 운동복 차림으로 조깅하는 사람들, 유모차를 끌고 산책하는 사람들, 데이트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프롬나드 플랑테는 지난 1859년 파리 12지구 바스티유 지역과 벵센 지역을 잇기 위해 지상 10m 높이에 건립한 길이 4.5㎞의 고가 철도다. 그러나 지하철 건설로 기능을 잃으면서 1969년 운 행이 중단됐다. 일부는 다른 노선에 통합되고, 나머지는 뾰족한 활용 방안을 찾지 못한 채 1980년대 중반까지 방치됐고, 흉물로 전락했다. 지상 10m 높이에 설치된 철길과 이를 지탱하기 위해 세운 아치형 구조물 64개를 철거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상황이었다. 건축가와 학생들을 중심으로 고가 철도 폐선부지와 기존 구조물을 재활용하자는 방안이 제기됐지만, 고가 철도를 리모델링한 사례가 없었던 만큼 명확한 청사진이 제시되지는 않았다. 그 사이 고가 철도 일대는 차츰 활력을 잃고, 범죄 위험이 도사리는 우범지역이 되면서 점차 슬럼화되었다.프롬나드 플랑테가 빛을 보게 된 계기는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그랑 프로제(Grands Project)였다. 미테랑 대통령은 1981년 취임 직후 프랑스 혁명 200주년을 기념해 대대적인 문화예술시설 확충 프로젝트인 그랑 프로제를 발표했다. 오늘날 프랑스를 대표하는 관광 명소인 오르세미술관, 미테랑국립도서관, 바스티유 오페라극장, 루브르박물관 유리 피라미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이 과정에서 1984년 바스티유 역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바스티유 오페라극장을 건립하면서 인근 프롬나드 플랑테도 재주목받았다. 조경건축가 자크 베겔리와 건축가 필립 마티유는 폐선부지를 그대로 보존하면서 공중정원과 산책로를 조성했다. 길게 선형으로 뻗은 철로의 구조적인 특성을 최대한 반영해 정원마다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산책로는 각양각색의 꽃과 나무, 연못 등이 운치를 더한다.특히 1㎞에 이르는 하단부 아치형 구조물 64개는 상점가로 개조해 르 비아딕 데자르로 탈바꿈했다. 건축가 패트릭 베르제는 붉은 벽돌 아치가 풍기는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그대로 유지한 채 개별 상점가를 설계했다. 이 안에는 악기, 보석, 가구 등 수공예 예술가의 아틀리에와 매장, 갤러리, 카페, 레스토랑 등이 들어섰다. 도심의 골칫거리였던 고가 철도는 공원으로, 버려졌던 아치형 구조물은 문화예술 공간이자 상업공간으로 변신했다. 물리적인 재생뿐만 아니라 사회경제적인 재생까지 이뤄낸 셈이다.△포도주 창고가 쇼핑몰로, 베르시 빌라주파리 12지구에 있는 베르시 빌라주(Bercy Village)는 2001년에 문을 연 쇼핑몰이다. 원래는 19세기까지 부르고뉴와 보르도 등에서 생산된 포도주를 저장하고, 이를 전국으로 공급하는 창고 밀집 지역이었다. 19세기 중반 이후 베르시 인근에 대한 개발이 추진되면서 지가가 상승했고, 창고는 외곽으로 옮겨지기 시작했다. 교통 발달로 소비자들도 생산지에서 직송으로 포도주를 받아보게 됐을 뿐만 아니라 포도주를 운반하던 기차 운행도 중단되면서 베르시는 포도주 물류 중심지 기능을 완전히 상실하게 됐다.파리는 포도주를 운반했던 철로와 철로 좌우로 길게 늘어선 포도주 창고 42개, 울퉁불퉁한 돌바닥 등을 그대로 보존했다. 포도주 창고는 1층의 문 2개, 2층의 창 1개, 삼각형 지붕 등 동일한 모양이다. 대부분 포도주 창고를 그대로 사용하고, 용도에 따라 창과 문을 유리로 개조한 게 전부다. 그 덕분에 과거 포도주를 저장하고 운반했던 마을 정취가 고스란히 남겨질 수 있었다.옛 포도주 창고에는 대형 영화관을 비롯해 유명 의류화장품액세서리 상점, 레스토랑, 카페 등이 들어섰다. 낮에는 파라솔을 설치해 카페테리아로 활용한다. 인근에는 아름다운 호수로 꾸며진 베르시 공원과 특색있는 조각상들이 자리한다. 주민들이 가꾸는 정원과 과수원도 있다. 파리의 첫 쇼퍼테인먼트로 파리 젊은이들뿐만 아니라 가족 단위 이용객이 많이 찾는 인기 장소다. 식사와 와인을 즐기는 사람들,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벤치에 앉아 책 읽는 사람들, 산책하는 사람들, 쇼핑하는 사람들. 베르시 빌라주에서 볼 수 있는 흔한 풍경이다. 관광객보다는 파리 시민들이 자신들만의 문화를 누리는 곳으로 더 유명하다./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문화일반
  • 문민주
  • 2017.11.17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