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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농민혁명 130주년 기념 웹툰 공모전 대상에 이지현 교수

동학농민혁명 130주년을 맞이해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이하 재단)이 주최한 웹툰 공모전에서 이지현 전주대 웹툰만화콘텐츠학과 교수의 ‘향아설위’가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8월부터 약 7개월 동안 진행된 이번 공모전에는 총 54편의 작품이 응모됐으며 1차 온라인 심사와 2차 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12편의 수상작을 선정했다. 심사위원으로는 이종민 (사)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장과 김지연·김성재 웹툰 학과 교수, 문병학 (사)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이사, 이광재 작가, 박상기 웹툰 전문 출판 편집장이 함께했다. 총 2번의 전문가 심사를 거쳐 이지현 교수의 ‘향아설위’가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 밖에도 최우수상에는 장윤서 작가의 ‘집으로 가는 길’이, 우수상에는 윤희원 작가의 ‘꺼지지 않는 불꽃처럼’이 이름을 올렸다. 대상과 최우수상 수상자에게는 각각 3000만 원과 20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대상을 받은 이 교수는 “두 번의 암 투병과 수업이 많은 실패가 가르쳐준 이야기를 눌러 담았다”며 “앞으로도 학생들과 함께 동학혁명 정신이 깊이 밴 전북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펼쳐나가고 싶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김지연 심사위원은 심사평을 통해 “동학농민혁명이 웹툰 소재로는 어려운 주제인데, 상상하지 못한 아이디어와 관점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인간의 존엄성과 존중에 대한 깊은 공감대를 형성한 작품이 많았다”고 밝혔다. 수상작은 다음 달부터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내달 말께 비매품으로 제작될 수상 작품집이 발간될 예정이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4.02.27 17:51

[책의 도시 전주, 도서관 로드] ③가장 전주다운 도서관, 하루 2000명 방문 '북새통'

오는 3월 9일 '전주 도서관 여행'의 시작이 가까워지는 가운데, 전통미와 현대미를 고루 갖춘 전주의 특성화도서관이 인기몰이 중이다. 특히 전통적인 한옥의 미를 살린 '한옥마을도서관'과 '연화정도서관'에 수백, 수천 명의 방문객이 몰려들며 도서관마다 북새통을 이뤘다. △ 한옥마을도서관 "나를 발견하고 채워가며, 삶을 여행하는 공간" "도서관 내 전통 체험 프로그램의 경우 모집을 시작하고 1분도 안돼서 마감되는 경우가 많아요" - 홍혜진 전주시 작은도서관팀장. 주말 평균 300여 명의 방문객이 찾아오는 한옥마을도서관은 한국 전통 무형문화재를 전시하던 전주공예명인관을 리모델링해 지난 2022년 11월에 개관했다. 27일 찾은 이곳은 책과 함께 한옥의 멋스러움을 찾아온 다수의 방문객으로 가득했다. 도서관 마스코트인 고양이 '호두'의 환영 인사를 받으며, '마음곳간'의 문을 열자 넓은 열람 공간이 펼쳐졌다. '삶의 여정과 스스로를 돌아보는 공간'이란 주제로 조성된 마음곳간은 조선시대 문방생활을 대표하는 사방탁자와 나비경첩, 소반 모양의 장식품으로 고즈넉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었다. '어제내가, 오늘내게', '나로인해, 너로인해, '전주의 길' 등등 각 주제에 맞게 쌓인 책 옆에는 도서관 조성 당시 김사인 시인이 전주시민의 독서 교양 강화를 위해 추천한 도서 11권이 전시되기도 했다. 대문 옆 '대나무숲'에서는 전주한옥마을 내 공방과 연계한 체험프로그램이 이뤄진다. 회차별 8명만을 모집해 운영되는 탓에 참가를 원하는 시민들이 '모집 인원을 늘려달라'며 연락을 보내오는 일이 허다하다. 홍혜진 팀장은 "올해 전주한옥마을 내 공방 10곳과 연계해 오는 3월부터 11월까지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며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대나무숲'의 수용 인원이 8명뿐이라, 모집 시작 후 수 분 만에 마감되기도 한다"고 모집 인원을 늘리는 게 어렵다며 아쉬워했다. △ 연화정도서관 "한국적 아름다움을 간직한 한옥도서관" "전주시의 다른 도서관에 비해 월등히 많은 방문자가 찾아 와, 가장 성공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어요" - 홍혜진 팀장. 연꽃 내음으로 가득한 덕진연못 한가운데 '연화정도서관'은 전통 한옥의 미를 살려 지난 2022년 개관했다. 연화정도서관은 조성 당시 습기로 인한 책 훼손 우려가 있었지만, 건물 전체를 옻칠하고 수시로 제습 작업을 실시해 예상과 다르게 관련 문제는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열람 공간인 연화당은 전주를 소개하는 '점', 전통문화를 다루는 '선', 신한류를 소개하는 '면',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그리고', 한국의 정서를 담은 아트북이 비치된 '여백'이라는 다섯 가지 주제로 나뉜 도서 2499여 권이 전시됐다. 바람이 솔솔 지나가 '바람길'이란 별명이 붙은 연화당 사이 길목을 지나면 나오는 '연화루'는 시민들의 쉼터이자 각종 공연·강의가 진행되는 공간이다. 옛 선조들이 절경을 바라보며 시를 읊고 풍류를 즐기던 모습을 본떠 지은 이곳은 사방이 '뻥' 뚫린 채 덕진호수의 광활한 자태가 흘러온다. 덧붙여 연화정도서관은 전주시가 운영하는 특화도서관 8개 중 가장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홍혜진 팀장은 "일평균 900명, 주말에는 최대 2000명의 방문객이 찾아온다"며 "특화도서관 중 가장 이용자가 많아서 오후 9시까지 야간 개관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서준혁
  • 2024.02.27 17:42

부실운영 지적 '사립작은도서관', 전북자치도 내실화 팔 걷는다

전북특별자치도가 사립작은도서관의 내실화를 위해 팔을 걷어붙인다. 주민들의 이용 접근성과 지역 커뮤니티를 높이고자 설립된 사립 작은도서관이 지역에 200여 개가 넘지만 대부분 활성화되지 못한 채 목적성을 잃어가고 있어서다. 26일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도내 설치된 사립작은도서관은 231개소(전주 102개소, 군산 34개소, 익산 36개소, 남원 12개소, 김제 6개소, 완주 13개소, 진안 7개소, 장수·임실 2개소, 정읍·순창 3개소, 고창 5개소, 부안 6개소)에 달한다. ‘작은 도서관’은 주민에게 지식정보와 다양한 문화를 제공하기 위해 지자체 또는 법인이 설립하는 도서관으로,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공립과 민간이 운영하는 사립으로 나뉜다. 공립의 경우 지자체로부터 도서구입비, 인건비, 프로그램비, 운영비 등을 지원받아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반면 사립은 작은 도서관 설치 의무만 있을 뿐 운영과 관리에 관한 규정이 없어 운영비 등을 제대로 지원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사립도서관은 하루에 5시간만 운영하거나 일주일에 한두 번 개방하는 등 도서관 사정에 따라 운영 방식이 제각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어왔다. 주민에게 정보와 독서문화 서비스를 제공해 다양한 문화 욕구를 충족시키겠다는 목적으로 작은 도서관이 설립됐으나 늘어나는 수만큼 부실하게 운영되면서 도서관 본연의 역할은 수행하지 못한 셈이다. 전북도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이달 말까지 도내 사립 작은도서관에 대한 실태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도서관 기본 현황과 보유 자료, 이용자수 등을 조사하고, 작은 도서관 관계자를 대상으로 도서관 운영 애로사항 및 개선방안 등을 청취해 오는 3월 말까지 작은도서관 활성화 방안을 도출할 방침이다. 특히 활성화 의지는 있으나 예산과 인력 등의 부족으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부실운영 사립작은도서관으로 지적된 45곳에 대해서는 보다 면밀히 살펴보고, 관련자들의 의견을 청취해 활성화 제고에 힘쓴다는 구상이다. 전북도 관계자는 “이번 실태조사는 사립작은도서관 운영자들의 애로사항 파악과 부실운영 요인을 분석하기 위해 하는 것”이라며 “사립도서관이 생활밀착형 도민문화공간으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내실화 방안 강구에 힘쓰겠다”라고 밝혔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4.02.26 17:49

[책의 도시 전주, 도서관 로드] ②절판 아트북에 재즈까지⋯여행자 위한 '문화 쉼터'

전주시내 여행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고, 희귀 아트북과 예술작품, 재즈음악까지 만날 수 있는 도서관이 있다. '첫마중길 여행자도서관'과 '다가여행자도서관'이 바로 그곳. 전통적인 도서관과 달리, 이곳은 여행자들의 욕구를 채워주는 '휴식 중심의 독서문화공간'이다. △첫마중길 여행자도서관 "전주여행의 시작과 끝"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여행객들이 새로운 영감을 받을 수 있도록 기획했습니다" - 황지현 전주시 특성화도서관팀장. 전주역을 나서는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빨간색 컨테이너 외형의 '첫마중길 여행자도서관'은 지난 2021년 문을 열었다. 1동 아트북 갤러리의 문을 열자 누구나 알만한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줄 세워져 있다. 이곳에 전시된 아트북 중 절판본 원서는 무려 54권. 이외에도 영화, 사진집, 화집, 일러스트, 팝업북 등 다양한 주제로 구성된 아트북이 약 275권에 달한다. 아트북 갤러리가 '예술 쉼터'였다면 2동 여행자 라운지는 여행자들이 서로 이야기 나누는 '소통 공간'이다. 내부에 마련된 독서 공간에 앉아 전주에 관한 리커버 북과 예술·여행 잡지 등을 자유롭게 읽어 볼 수 있고, 엽서와 포스트잇에 방명록이나 여행 정보를 남겨 이곳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첫마중길 여행자도서관을 방문해 반드시 구경해야 할 책이 있다면, 현대미술의 거장 '데이비드 호크니'의 회화 작품 600여 점이 실린 작품집을 꼽을 수 있다. △다가여행자도서관 - "여행을 설계하고 꿈꾸는 도서관" "단순 독서뿐만 아니라 여행자들이 잠시 머물면서 서로 소통하는 만남의 공간입니다. 편히 쉬면서 음악도 감상할 수 있게 재즈 LP 146점을 구비해 놓았어요" - 홍혜진 전주시 작은도서관팀장. 다가여행자도서관은 전라감영 부근 옛 치안센터를 리모델링해 지난 2022년 개관했다. 소장도서 2300여 권, 하루 일평균 이용자 60여 명에 달하는 이곳은 전주를 찾은 여행자들의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다가'의 지역 명칭을 활용한 이곳은 각 층마다 재치 있는 이름이 붙어있다. 1층 '다가오면'에 들어서자 보이는 거대한 책장. 그 높이를 가늠하기 위해 시선을 올려다보면 은하수처럼 빛나는 조명이 눈인사를 건넨다. 이곳은 기존의 도서분류체계인 십진분류법에서 벗어나 숙박, 음식, 풍경, 혼자여행, 색다른 여행지 등등 10가지 테마를 기준으로 구분해, 전주 여행의 매력을 듬뿍 담아낸 여행 서적을 마음껏 살펴볼 수 있다. 계단을 올라 2층 '머물다가'에 다다르면 넓게 펴진 좌식 테이블에 앉아 독서를 즐기는 여행자들로 가득하다. 건물 지하, 한 평 정도 되는 작은 공간 '다가독방'은 벽에 붙은 선배 여행자들의 조언을 참고해 직접 여행 계획을 짜는 공간이다. 이처럼 '여행자를 위한 비밀 아지트' 느낌을 물씬 풍기면서도 도서관 측은 일반 시민을 위한 프로그램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홍혜진 팀장은 "지역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직접 초청해 각 주제별 강연을 진행하기도 한다"며 "테라리움, 가죽 공예, 큐레이션 체험 등 다양한 방면의 콘텐츠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서준혁
  • 2024.02.26 17:36

[정월대보름 행사 현장 가보니] "올 한해도 무탈하게 행복하길 기원합니다"

“얼씨구 좋다! 청룡의 해를 맞이한 2024년, 우리 마을에 항상 좋은 날만 있길 바라옵니다.” 지난 24일 오후 1시 완주군 용진읍 상삼리 전상삼마을. 이날 기자가 찾은 전상삼마을의 마을회관은 우리나라 명절 중 하나인 정월대보름을 맞아 마을 잔치 준비로 분주했다. 마을 초입부터 찰밥 짓는 구수한 냄새와 주민들의 정겨운 웃음소리가 방문객의 오감을 반기고 있었다. 오랜만에 마을회관에 모여 찰밥 등을 나눠 먹으며 모처럼의 만찬을 마친 마을 주민들은 숟가락을 놓기 무섭게 본인들의 악기를 찾으며, 마당밟기(걸립굿) 준비에 나섰다. 아마추어 풍물 공연이지만 꽹과리를 잡은 상쇠부터 장구, 북, 징, 소고 등 제법 구색을 갖춘 이들은 마을 회관을 시작으로 30여 가구를 방문해 한 해의 안녕과 행운을 빌어줬다. 상쇠의 지휘에 따라 대문이 열려 있는 집으로 들어가 한바탕 굿을 벌였다. 집주인들은 힘이 빠진 주민들의 목을 축여주기 위해 식혜와 배즙 등을 나눠주며 시골 마을의 푸근한 인심을 느끼게 했다. 이날 걸립굿에 참여한 원민섭(7) 군은 “동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연주해 주는 재밌는 음악을 들으며 동생이랑 마을 곳곳을 뛰어놀 수 있어서 너무 즐겁다”며 “집집마다 돌아가면서 맛있는 음식도 먹고, 내년에도 또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7시께, 임실군 강진면 필봉마을 역시 ‘정월대보름 굿’ 행사가 한창이었다. 쏟아지는 빗줄기로 광장을 비추던 조명이 꺼지는 해프닝이 일어날 만큼 날씨가 안 좋았지만, 이날 필봉마을에 모인 방문객들의 흥을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임실필봉농악보존회가 들려주는 흥겨운 가락에 맞춰 필봉마을 광장에서 한바탕 노름판을 벌이던 방문객들은 추운 날씨 속에서도 하얀 입김을 뿜어내며, 흥겨운 춤사위를 선보였다. 김선영(36·전주·여) 씨는 “비가 많이 와서 걱정되긴 했는데, 이것도 나름대로 기억에 오래 남을 좋은 추억이 될 것 같다”며 “오늘 하루를 기점으로 올 한 해 동안 저희 가정에 행복이 찾아오길 빌었다”고 밝혔다. 양진성 필봉보존회장은 “예상치 못한 폭우로 행사가 축소 진행돼 많이 실망하셨을텐데, 끝까지 자리를 지켜주신 방문객들게 감사할 따름”이라며 “필봉 정월대보름 굿은 단순한 보존회의 행사만이 아닌, 아버님을 비롯한 선생님들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한 해를 맞이하는 전통 행사다. 앞으로도 방문객과 함께 소통하며 농악 속 녹아있는 우리 전통의 정신을 이어 나가고 싶다”고 했다.

  • 문화일반
  • 전현아
  • 2024.02.25 16:50

한국전통문화전당 전주한지 세계화 박차

한국전통문화전당(원장 김도영)이 전주한지 세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5일 전당에 따르면 전주 한지 복원 등 원형 발굴에 집중하며 국내시장에 머물렀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품질 고도화와 세계화를 목표로 전주한지의 입지를 해외로 확장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지난 1일과 2일 두 차례에 걸쳐 태국에 위치한 대학(Rajamangala University of Technology Rangsit Feculty of Fine Art)에서 전주한지를 활용한 수묵화 워크숍을 열었다. 이후 23일부터 28일까지 대학 내 미술관에서 워크숍 작품의 전시를 진행한다. 이번 워크숍은 국제수묵비엔날레의 국제수묵레지던시 후속 프로그램으로 태국의 학생들에게 수묵화라는 영역을 통해 전주한지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향후 작품 활동에 소재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진행됐다. 전당은 워크숍을 위해 수묵화 작업에 적합한 전주한지를 제공하고, 국제수묵비엔날레에 참여한 이력이 있는 이지연 수묵화가 워크숍을 운영해 내실을 기했다. 워크숍에 참여한 학생 및 작가들은 “전주한지의 소재 특성과 우수성을 이해하는 시간이었다”며 "예술 세계의 깊이를 더 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한국전통문화전당은 2017년 진행된 ‘전주한지장인과 수묵 작가와의 만남’ 세미나에서 작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한지에 묵이 잘 스며들 수 있도록 두께와 크기의 다양성 등을 고려한 전통한지를 전주한지장들과 제조했다. 이후 2018년 국제수묵비엔날레의 ‘국제적수묵수다방(國際的水墨數多芳)’ 지원을 시작으로 국제수묵비엔날레와 연계하여 전주한지의 활용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등 전주한지 제작의 데이터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4.02.25 16:50

전북특별자치도 9개 새일센터, 경력단절여성 취업담당자 직무연수 개최

#전주시 여성새로일하기센터에서 경력단절여성 취업담당자로 일하는 A씨는 직장 업무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던 중 전북특별자치도가 지원하는 ‘경력단절여성 취업담당자 직무연수’에 참여하게 됐다. 도내 9개 여성새로일하기센터(이하 새일센터) 종사자와 관계자 100여명이 참여한 연수로, 새일 센터별 특화사업 사례를 청취하던 중 자신이 겪고 있던 업무와 비슷한 사례를 발견하고 조언을 구해 고민했던 업무 문제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고 전했다. 전북여성가족재단·전북광역여성새로일하기센터(원장 전정희)가 지난 23일 새일센터 종사자들의 정보공유 및 네트워킹 시간을 마련했다. 전북광역, 전주, 군산, 익산, 김제, 완주 등 전북자치도 9개 새일센터가 참여한 이날 행사는 센터별 특화사업 사례를 공유하고 추진과정 문제점과 개선안 의견을 교환했다. 또 우수사례공유를 통해 일자리 담당자 간 노하우를 공유하고 향후 긴밀한 협조체계 구축을 약속했다. 실제 이번 직무연수를 통해 공유된 사업운영 우수사례가 각 새일센터에 맞춤으로 적용되면, 도내 경력단절여성 취업률 향상에 도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새일센터 취업담당자들의 사기진작과 업무 능률 향상을 위해 연극 관람 시간을 가졌다. 직무연수를 주관한 전정희 원장은 “이번 직무연수 행사를 통해 새일센터 직원들의 자존감 향상과 센터 간 정서적 충전과 소통이 더욱 공고해진 것 같다”라고 밝혔다. 한편, 여성새로일하기센터는 경력단절여성을 대상으로 맞춤형 취업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지난해 1만2635명이 새일센터를 통해 취업에 성공하였고, 이 중 9034명이 고용계약기간 1년 이상인 상용직 일자리로 취업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한 새일센터는 재직 여성들의 경력단절예방을 위하여 여성고용유지 지원과 직장문화개선, 일·생활균형문화 확상 등의 사업도 운영하고 있다.

  • 문화일반
  • 박은
  • 2024.02.25 16:49

[책의 도시 전주, 도서관 로드] ①동문헌책도서관 - "어제의 금서가 오늘의 고전"

전국 최초 도서관 관광 프로그램 '전주 도서관 여행'이 오는 3월 9일 다시 운영된다. 지난해 매달 신청이 조기 마감되는 등 전국 애독가들의 관심 속, 올해는 특성화·시립도서관과 체험형 복합문화시설까지 총 13개관이 참여한다. '책이 시민 삶의 중심이 되는 책의 도시'로 자리매김한 전주시의 발자취를 따라, '책의 도시 전주, 도서관 로드'를 시작한다. "여기서 가장 오래된 책으로 바꿔 주세요. 제일 낡고 허름한 책이 보고 싶어요." 전주 완산구 풍남동 소재 '동문헌책도서관'. 이곳은 지난 2022년 12월 동문 거리의 기존 건축물을 새로 꾸며 개관, 연면적 339㎥, 3층 규모로 조성됐다. 도서관 로비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책방지기가 이곳을 찾는 시민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었다. 1층 전시 공간- '찬란한 기억'외벽에 그려진 안내 지도를 따라 도서관 문을 열면 '어제의 금서가 오늘의 고전'이란 주제로 과거 출판·판매가 금지됐지만 현재는 명저가 된 책들이 환영 인사를 건넸다. 여기에는 박정희 정부가 '이적표현물'로 지정한 '전태일 평전'을 바탕으로 집필된 '청년 노동자 전태일', 이명박 정부 때 국방부가 불온서적으로 지정한 신자유주의 비판서 '나쁜 사마리아인들' 등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던 서적들도 있었다. 또한 30여 명의 국내 유명 인사가 직접 기증·추천한 도서를 볼 수 있는 구역도 마련돼, 문재인 전 대통령의 주요 연설이 담긴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문 정부의 5년 기록을 담은 '위대한 국민의 나라', 박지성 전 선수의 축구인생 23년이 집약된 '박지성 마이스토리' 등을 만날 수 있다. 복도 끝 '동문극장'에서는 추억의 애니메이션과 비디오, 명작 DVD가 방문객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는 찾기 힘든 작품들을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는 이곳은 도서관을 찾는 이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2층 열람·소통 공간- '발견의 기쁨'동문헌책도서관이 일반적인 도서관과 다른 점이 있다면 방문객 누구나 '공유서가'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 집에서 가져온 낡은 책을 이곳에 기증하거나, 교환한 뒤 명부를 작성하면 된다. 이날 기자와 함께 직접 책을 교환한 이형구(25) 씨는 "책에는 저마다의 이야기가 있지만 한 번 읽은 뒤엔 방치되곤 한다"며 "책의 가치를 다른 이들과 공유할 수 있어 매우 뜻깊다"고 전했다. 그 너머 창가에는 각 테마를 주제로 둘 씩 묶여 짝짜꿍을 맞추는 책들이 나란히 줄지어 있었었다. 서로 닮았지만 다른 이야기가 섞여 새로운 가치의 창조를 도모하고자 기획했다고 한다. 지하 1층 체험 공간- '만화야', '추억책방'지하로 내려가니 유명 캐릭터 피규어와 그래픽노블, 옛날 추억거리로 가득한 풍경이 펼쳐졌다. 체험 공간은 옛날 만화책과 잡지, 보드게임을 즐길 수 있는 '만화야'와 어렸을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추억책방'.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온 학부모들의 만족도는 매우 높은 편이었다. 이날 초등학생 딸과 함께 온 박모 씨는 "어렸을 때 즐겨 봤던 만화나 잡지 등 남녀노소 즐길거리가 많다"며 "우리 아이도 이곳을 좋아해 같이 자주 온다"고 말했다. 박예슬 도서관본부 주무관은 "도서관 전용 주차장이 없어 불편을 호소하는 분들이 있어 공영주차장 조성을 기대하고 있다"며 "동문 거리의 정체성을 지키고 전주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 넣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문화일반
  • 서준혁
  • 2024.02.25 16:27

[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110. 꽃심의 도시 전주를 기록하다.

△글제목: 꽃심의 도시 전주를 기록하다. △글쓴이: 김새하(전주한들초 6년) 버스 정류장마다 분홍색 꽃 그림이 그려져 있고 ‘꽃심의 도시 전주’라는 글귀가 보인다. 꽃으로 수놓아진 전주를 생각하면 내 얼굴엔 웃음꽃이 핀다. 알록달록한 아름다운 꽃들로 수놓아진 삼천천과 전주천에는 꽃들이 떠다니고 흩날리며 꽃향기가 퍼질 것만 같다. #최명희문학관과 서학 예술 마을을 돌면 나는 예술가가 된다. 경기전 옆 작은 골목과 커다란 나무가 있고 그 아래 기와지붕이 보인다. 입구 <최명희문학관> 이라고 마치 조선 시대 궁궐에서 쓸 것만 같은 글씨로 쓰여있는 문을 지나면 작은 마당과 아늑한 공간이 나온다. 전시관에 가면 최명희 선생님의 생애를 알 수 있는 사진들과 직접 쓰신 손 글씨도 볼 수 있다. 전주에 이렇게 훌륭한 선생님이 계셨다는 게 왠지 모르게 자랑스러워져 내 어깨가 올라간다. ‘혼불’은 중고생이 읽어야 할 필독서이다. 나는 전라북도를 빛내주고 글쓰기에 관심을 갖게 해주신 혼불의 작가 최명희 선생님을 만나 뵙고 싶다. 한옥마을 옆에는 전주천이 길처럼 주욱 이어져 있는데 그 건너엔 작가와 화가들이 많이 사는 서학동 예술 마을이 있다. 골목을 걷다 보면 왠지 판소리가 흘러나올 것만 같다. 나는 음악 시간에 리코더 대신 단소를 더 좋아했다. 아마 판소리를 좋아하시는 아빠 따라 판소리 공연을 많이 접해봤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책으로 읽을 때보다 판소리로 부르는 춘향전이 훨씬 재밌다. 특히 북장단과 추임새를 들으면 마치 센서가 반응하듯이 내 어깨도 들썩였다. 오랫동안 글쓰기와 무용을 했기에 나에게도 예술가의 피가 흐르는지도 모르겠다. # 경기전과 객사와 한옥마을에서 나는 전통과 역사를 배운다. 왕조의 발상지,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봉안한 곳, 경기전 돌담길은 참 아름답다. 홍살문을 지나면 태조 어진을 봉안한 건물들이 나오고 좌우로 흩어지듯 모여 있다. 경기전 안 몇백 년쯤 되어 보이는 나무와 건물들 사이로 걸으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여행하는 기분이 든다. 뒤편엔 어진 박물관이 있고, 대나무가 우거진 숲에서는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이 몰려있다. 나는 어렸을 때 경기전이 임금이 사는 궁궐인 줄 알았다. 기와집들이 모두 크고 멋지고 고급스러웠기 때문이다. 경기전 돌담으로 뻗어 나온 배롱나무의 배웅을 받고 나와 전동성당을 구경하고 한옥마을로 향한다. 언젠가 작은 언덕 위에서 눈에 덮인 한옥마을을 내려다본 적이 있는데 마치 기와집들이 브라우니 위에 슈가 파우더를 뿌려놓은 것 같았다. 그때 몇몇 기와집에서 나오는 진한 노란색 등불들은 설명할 수 없는 신비로움을 가지고 있었고 내 마음속을 따뜻하게 해주었다. 이번 여름 방학식 날 친구들과 한옥마을에 갔다. 한복을 빌려 입고 돌아다니다 보니 우리가 마치 조선의 아씨들 같았다. 시야가 시작되는 곳에서 끝없이 이루어지는 한옥들, 기왓장 지붕과 지붕이 어깨동무하듯이 이어져 있고 대문 안 까만 대청마루와 마당의 이름 모를 꽃들이 정말 아름다웠다. # 황방산과 덕진공원에 가면 나는 연꽃이 되고 나무가 된다. 황방산에 오른다. 나는 참 운이 좋은 아이. 집에서 몇 분이면 갈 수 있는 곳곳에 이렇게 좋은 산이 있다니! 등산로를 올라갈 때면 책장을 넘기듯 바람이 나무 이파리들을 넘기고 그 사이로 햇빛이 쏟아진다. 오소리는 나무 위를 오르락내리락하고 나무 발아래 촉촉한 이끼들이 푹신푹신 깔려있다. 이끼 사이 8분음표 같은 통통한 고사리를 발견, 환호성을 지른다. 꺾어 가면 할머니가 무척 좋아하실 것 같지만 산을 보호해야 해서 조금 망설여진다.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는데 산속은 시원하다. 마치 초록 렌즈 선글라스를 쓴 것처럼 산에서 보이는 것들은 온통 연두와 초록이다. 이젠 내 몸마저 초록색으로 물들 것 같다. 어느새 동생도 신이 났는지 까르르까르르 산을 휘젓고 다닌다. 뒤따라오는 나뭇잎들도 쏴아아- 쏴아아- 물결 소리를 낸다. 정상에 올라 두 팔 길게 뻗으면 이 온 세상을 다 가질 수 있을 것만 같다. 올라갈 땐 곤충과 다람쥐를 찾고 내리막에는 달리기 시합을 했다. 참 좋다. 아름다운 덕진공원은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특히 좋아하시는 곳이다. 산책로 데크를 따라가면 끝없이 연꽃이 펼쳐진다. 어른들은 “아따 좋다.” 내 입에서도 “햐~” 소리가 난다. 연지문, 취향정, 벽진 폭포 그중에서 제일 멋있는 건물은 연화정 도서관이다. 연꽃과 도서관? 처음엔 너무 신기했다. 생각할수록 이상하게 멋진 풍경이었다. 아! 덕진공원의 연꽃 때문에 전주가 꽃심의 도시인가? 갑자기 궁금해진다. 언젠가 내 책이 연화정 도서관에 비치되었으면 좋겠다. # 전주를 기록하는 아이 나는 꿈이 많다. 무용가가 되고 싶었지만, 부모님과 상의 끝에 의사가 되기로 했다. 그런데 글 쓰는 게 너무 재밌고 글을 잘 쓴다고 선생님들께 칭찬을 많이 받아서 작가가 되고도 싶다. 내 꿈이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았지만 훌륭하게 자라서 전라북도와 전주를 빛내고 싶다. 난 전주를 사랑하는 아이, 전주의 역사를 기록하고 싶은 아이이기 때문이다. ※ 이 글은 2023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7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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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24 13:30

[최명희문학관의 어린이손글씨마당] 109. 그냥요

△글제목: 그냥요 △글쓴이: 홍새연(서울목운초 4년) 가끔 자유를 누리고 싶을 때가 있다. 학교에, 학원에 숙제까지, 한 번쯤은 쉬엄쉬엄 쉬어가며 힘들었던 나를 위로해 보는 게 어떨까. 그냥, 공원을 걸으며 친구와 떠들면서, 무엇이라도 좋다. 힘들었던 내가 행복해지기만 하면 된다. 그냥이라는 책을 보면서 난 행복했다. 진이의 엄마는 진이의 동생을 임신해 병원에 입원했다. 그래서 진이는 엄마가 항상 문제집을 풀게 하고 학원에 다니게 해 지금이 놀 기회라고 생각했다. 진이는 그냥 한번 다락에 가서 인형을 꺼내고, 그냥 버드나무 밑에 앉아 있고, 그냥 한번 빨간 우산을 들어 보았다. 한 어른이 말했다. “지금 비 안 와.” 진이는 말했다. “그냥요.” 그냥 돌아다니는 진이었기에, 그냥이라고 말했다. “피아노학원 안 갈 거예요.” 진이가 말했다. “왜?” “그냥요.” 그냥 가고 싶지 않았던 진이였기에, 그냥 이라고 말했다. 가끔 아무 이유도 없이, 아무 생각도 없이, 그냥 걸어 다니는 것도 좋다. 나는 학원을 많이 다니는 편이다. 하지만 힘들지 않다. 그냥 왠지 모르게 행복하다. 가끔 힘들 때도 있지만 친구들이 활딱 웃고 있는 모습을 보면 나도 행복해진다. 그냥 웃게 된다. 가끔 킥보드를 타고 공원을 돌아다니면 나도 모르게 이유도 없이 웃게 된다. 친구들의 자랑을 들어도 가끔 웃게 되고, 부러운 마음 하나 없다. 그냥 앉아서 아무 일도 안 하고 있어도 행복하다. 자러 누울 때면 그냥 심심해서 이야기꽃을 피운다. 그냥이라는 단어는 참 마음에 든다. 이유는 없다. 그냥 좋다. 행복을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는 단어인 것 같다. 그냥 달리고 있으면 상쾌하듯이 우리 인생도 달리다 보면 언젠가 상쾌하게 성공할 것이다. 성공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뿌듯한 마음이 남을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이유는 없지만 나를 달래기 위해 그냥 놀러 가 보는 건 어떨까? ※ 이 글은 2023년 전북일보사·최명희문학관·혼불기념사업회가 주최·주관한 <제17회 대한민국 초등학생 손글씨 공모전> 수상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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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02.23 13:30

[도전하니 청춘이다] 늦게나마 발견한 예술 감각, 김제 광활면 용평마을 어르'神'들

고령화 속도가 가팔라지면서 한국 사회 속 전북 역시 고령화율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인구 비중 가운데 시니어층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요즘, 색다른 취미 활동으로 제2의 인생을 맞는 시니어들도 점점 늘어가는 추세다. 평생을 자식들을 바라보며 취미와 특기도 없이 살아왔던 지금의 시니어 중 늦게나마 '뜨거운 도전'을 시작한 김제시 광활면 용평마을 어르신들을 만나봤다. 김제시 광활면에는 어르‘신(神)’들의 나라가 있다. 이곳 용평마을의 어르‘신’들의 나라는 약 5년 전 예비 사회적기업 이랑고랑의 황유진 대표의 문화예술교육 봉사를 시작으로 건국(?)됐다. 처음엔 경계심 가득했던 어르신들을 계속해서 찾아 두드리고 과제를 던져주며, 그들 자신도 몰랐던 내면 속 예술가의 기질을 깨워낸 것이다. 매일 오전 삶의 전쟁터인 논과 밭으로 향하는 어르‘신’들은 오후 1시가 되면 약속이라도 한 듯이 용평마을 경로당에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며, 그림과 연극 연습 삼매경에 빠진다. 연필을 잡아본 적도, 낙서를 해본 적도 없던 어르‘신’들은 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작품 전시회도 열고, 이제는 이랑고랑 굿즈의 디자인을 책임지는 어엿한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이 중 호미와 쟁기 대신 색연필과 붓을 들고 그날의 영감을 그려내는 어르‘신’들 중 라순애·임화순 씨를 마주했다. "예전에는 쉽게 그려졌던 그림이 이제는 어떤 내용을 담아야 하는지 고민하게 돼 너무 힘들지만, 그림을 그릴 수 있어 행복해요." 갈수록 작품에 고민을 담아내는 진정한 예술가 라순애(84) 씨. 그림 수업이 있는 날이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경로당을 찾아 그림을 그린 단다. 팔십 평생 그림은커녕 낙서도 한번 해 본 적 없었던 할머니 이지만, 그림을 그리면 그릴수록 욕심이 생겨난다는 게, 라 씨의 설명이다. 이번에는 어떤 그림을 그릴지, 서툰 솜씨로 그려내는 작품 속에 어떤 이야기를 담아내야 할지 등 하루하루 행복한 고민에 빠지곤 한다. 라 할머니는 “처음에는 황유진 대표가 그림을 그려 달라고 해 그냥 그날 그리고 싶었던 것, 눈에 익숙한 꽃과 새 등을 그려냈다”며 “지금껏 살아오면서 연필을 잡은 적도 없고,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더더욱 없었다. 하지만 가랑비에 옷이 젖듯 한 작품 한 작품 완성해 갈 때마다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라순애 씨 작품 ​​​​​서툰 솜씨로 완성한 작품이 관심을 받는 현재, 라 씨는 수줍은 소감을 전한다. 그는 “남들이 보면 우스운 실력으로 그려내고 있는 작품에 처음에는 마냥 자랑스럽지만은 않았다”며 “그림에 칭찬을 받을 때면 기분은 좋았지만, 왜인지 모를 의구심이 마음속 자리했다. 하지만 ‘소질 있다’는 아들의 한마디에 그림 작업을 더욱 열심히 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림과 예술교육에 열심히 매진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릴 것은 날마다 생겨, 그릴 수 있다것에 감사할 따름이죠." 집 앞 마당에서 키우는 꽃부터 밭에서 키우는 콩, 예쁜 손주들 등 눈에 들어오는 모든 것이 영감이라는 피카소 임화순 (92) 씨. 21살 때 결혼 해 5남매를 위해 최선을 다해온 그녀의 일생은 밭일과 집안일이 전부였다. 이처럼 구십 평생을 김제에서 살며 손끝이 꺼슬어질때까지 호미와 수세미를 잡아 온 그가 3년 전 미술과 느지막한 사랑에 빠졌다. 자식과 손주 이야기에 함박웃음를 지으며 끊임없이 자식 사랑을 전하는 어르신 이지만, 붓을 잡으면 여느 기성 작가 못지않게 눈빛이 돌변한다. 투박한 손끝으로 그려내는 그의 작품은 임 씨의 미적 감각이 보여주는 듯 오색 빛깔 다채롭다. 임 할머니는 “시골에서 밭 매고, 감자 심고, 콩 따고 그림 그릴 생각도 못 하게 90년을 살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황 대표가 찾아와서 그림을 그리라니까 그냥 그날 아침에 본 콩, 꽃을 그려내곤 했다”며 “처음에는 부끄럽기도 했지만, 이제는 그림 수업 날만 생각하면 기분이 저절로 좋아지고 설렌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녀는 “그림을 전문적으로 그리는 사람들도 ‘무엇을 그려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끊이지 않다고 하는데, 눈뜨면 보이는 것이 그릴 것인 천지에 살고 있어 행운이라고 생각된다”며 “나이 들어 시작한 취미 활동이지만, 체력이 허락할 때까진 최선을 다해 참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용평마을에는 그림의 ‘신’들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 중에는 탄탄한 연기력을 소유한 배우도 숨어있었다. 적지 않은 대사량에 귀여운 실수들이 남발되며 진행되는 연극 연습이지만, 누구 하나 포기하는 사람 없이 끝까지 완주해 내는 그들이다. 실제 이들은 지난해 그림자 연극 ‘광활한 사랑’을 공연해 많은 이의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난해 선보인 연극은 용평마을 어르신 한분 한분의 이야기를 녹여낸 내용으로, 어르신들의 젊은 시절을 엿볼 수 있었다. 용평 마을의 수많은 배우 중 박안나·박점순 씨를 마주했다. "못한다고 겁내지 않고, 그냥 해보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몰두했어요." 용평마을 어르‘신’들의 나라에 가장 큰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이 구역의 능력자 박안나(85) 씨. 연기는 물론 그림에서도 재능을 드러내고 있어, 벌써 전국 곳곳 열렬한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유명 인사다. 연기 수업과 그림 수업 중 가장 적극적인 박 씨의 활발한 성격으로 지난 연극에서 가장 많은 배역을 맡기도 했다. 무대에 오르기 직전까지 대본을 손에 놓지 않는 등 열정을 지닌 모습을 보이지만, 그 역시 황 대표의 문화예술 교육에 처음부터 호의적인 것은 아니었다. 그는 “처음에는 경계심에 선생님들에게 반항도 했지만, 수업 덕분에 그림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하루하루를 기억하는 일기도 쓰고 소설도 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전주에서 공연도 하고, 이웃들이랑 모여 연극 연습도 하고 생각해 보면 시골에서 노인들이 모여 방송도 출연하고, 전시도 참여하고 있는 모양새가 참 기묘하다”며 “지난 4년 동안의 시간이 꿈처럼 느껴진다”고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끝으로 박 씨는”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맨날 웃고 사니, 우울증도 극복하게 됐다“며 “하나하나 할 수 있는 일이 늘어가니 평범했던 일상이 늘 새로워 마음이 벅차오른다”며 “시골에서 농사짓는 이런 노인도 할 수 있으니. 많은 사람이 꿈을 품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내 연기로 누군가를 울렸다는 게 너무 흐뭇했어." 어린시절 아픈 추억을 연기하는 배우, 용평 영화제 여우주연상 주인공 박점순(90) 씨. 밀려드는 밭일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에 남들보다 늦게 발을 내디딘 박 씨지만, 수준급 연기 실력으로 모든 이의 눈물샘을 자극하며 남다른 감수성을 보여주는 그다. 그는 “처음에는 밭일 때문에 문화예술 교육에 참여하지 못했었다”며 “그 뒤로 상대적으로 한가한 겨울에 노인정을 찾아 한번 그려본 그림이 취미가 됐고, 이웃들과 어울리는 게 즐거워 문화예술교육에 꾸준히 참여해야겠다 마음먹었다”고 설명했다. 박 씨 역시 지난해 그림자 연극 ‘광활한 사랑’에 출연해 이른 나이 여인 부모님을 그리워하는 감정을 애절한 목소리와 눈물로 녹여내 표현해 관객을 놀라게 했다. 마지막으로 박 씨는 “돌이켜 생각해 보면 동네 친구들이랑 동생들이랑 함께헸던 모든 교육 시간이 참 재밌었다”며 “나에게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 이번 기회가 말로 표현 못 할 정도로 감사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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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현아
  • 2024.02.2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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