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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제자리를 찾아가자

인간은 수없이 많은 인연(因緣)속에서 서로 만나 살다가 일생을 마치게 된다. 이 시점에 우리가 우주 한 가운데 지구촌에서도 허리잘린 한반도의 남쪽땅에서 태어나 호흡을 같이하며 산다는 것을 확률로 계산하려면 아마도 첨단 컴퓨터가 아니면 불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인연으로 만난 이웃들이 우리에게 얼마나 소중한가.

 

원수불구근화(遠水不救近火). 먼 곳에 있는 물로는 가까운 불을 끌 수 없다고 하였으니 우리의 미풍양속인 ‘이웃사촌의 상부상조’는 정말 소중한 것이다.

 

흔히 오복(五福)중의 하나인 유호덕(攸好德)은 사람이 윤리·도덕을 지키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는 것으로서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덕을 베풀어 남의 존경을 받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과연 우리의 현실은 어떠한가?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말처럼 비정상이 정상(正常)을 밀쳐내고 불법, 비리가 활개를 치고 인간의 근본이라 하는 윤리, 도덕이 무너져 가치관의 혼란속에서 제자리를 찾지못한채 방황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시급히 제자리를 찾아야 할 대목들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첫째, 베풀 줄 모르는 물질만능사고의 소유자들이다.

 

인간의 소유란 세상에 사는 몇십년동안 관리권을 위임받아 사용하다가 세상하직할 때 고스란히 놔둔채 빈손으로 떠나는 것이다. 그래서 저승갈 때 입고가는 수의(壽衣)에 불필요한 호주머니를 만들지 않는 것 같다.

 

지족자는 빈천역락(知足者 貧賤亦樂)하고 부지족자는 부귀역우(不知足者 富貴亦憂)라 하여 만족함을 아는 자는 가난하고 천해도 즐거울 것이요, 만족함을 모르는 자는 부귀해도 근심걱정을 한다고 하였다.

 

둘째, 남의 입장을 이해하는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지혜가 필요하다.

 

구체적인 사례나 설명이 필요없듯이 국민과 위정자·정치인·공직자간, 여야간, 남녀노소간, 부부간, 부자간, 인종간, 스승과 제자간, 성직자와 신자간, 장애인과 정상인간, 빈부계층간, 이념간, 남북간, 지역간, 의약간, 생산자와 소비자간, 검약과 사치·낭비간, 정의와 부정간, 청렴과 비리간, 질서와 무질서간, 상하좌우간, 결혼과 이혼간, 사랑과 미움간, 노사간, 진짜와 가짜간의 문제 등을 해결하는데 우리모두의 중지를 모아야 할 때이다.

 

논어에 군자구제기(君子求諸己), 소인구제인(小人求諸人)이라 하여 군자는 자신을 탓하고 소인은 남을 탓한다고 하였다. 나 밖에 모르는 유아독존은 상생(相生)을 모르는 공동체의 독소와 같다고 생각된다.

 

셋째, 우리 것을 찾아 익히고 지키며 승화, 발전시켜야 한다.

 

일견폐형(一犬吠形), 백견폐성(百犬吠聲)이라하여 개 한 마리가 그림자를 보고 짖으면 온 마을의 개들도 그 소리를 따라 일제히 짖어댄다는 말로 주체의식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 것을 비하하려는 패배의식을 버리고 우리의 전통, 문화, 언어, 역사·유적 등을 찾아서 익히고 소중하게 지켜나가야 한다. 특히 외래문물에 휩쓸리고 여과없이 받아들인다면 우리의 정체성을 잃고 우리 것을 잃게되는 결과를 가져오고 만다.

 

물론 세계화의 물결에 역행하자는 것은 결코 아니다. 남의 좋은점을 배워 더욱 발전시켜야 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끝으로 인도의 큰 지도자, ‘인디라 간디’가 7가지의 망국론(亡國論)으로 ①원칙없는 정치 ②도덕성없는 상업 ③노동없는 부(富) ④인격없는 교육 ⑤인간성없는 과학 ⑥양심없는 쾌락 ⑦희생없는 신앙을 주장했는데 이는 우리 모두가 제자리를 찾자고 강조한 의미로 작금의 시대상황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된다.

 

/ 이건식 금만농어촌발전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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