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멍석을 깔아주자
지난 1일 오후 전주종합경기장에서는 전북 현대 모터스와 부천 SK의 정규리그 준 플레이오프 경기가 열렸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해 배수진을 친 홈팀 전북 현대 모터스와 원정팀 부천 SK는 베스트 멤버를 출전시켜 가을밤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구었다.
특히 부상에도 불구하고 출전한 김도훈 선수와 첫 골을 기록한 골잡이 박성배 선수의 활약은 전북 현대 모터스를 사랑하는 전북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이날 경기는 프로축구 정규리그 준 플레이오프가 펼쳐진 것만으로도 도민들에게는 매우 의미있는 일로 받아들여졌다.
◇감격스런 포스트 시리즈 진출
전북을 연고로 한 프로축구단인 전북 현대 모터스(전북 다이노스)가 지난 94년 출범한 이후 정규리그 왕좌를 가리는 포스트 시리즈에 진출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팀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에도 불구하고 이날 축구장을 찾은 관중이 예상보다 적어 아쉬움이 너무 컸다.
물론 부슬비가 내리는 늦가을의 쌀쌀한 날씨 탓도 있었겠지만 2만8천석 규모의 종합경기장에 불과 1만69명의 관중이 찾았다는 것은 준플레이오프라는 경기 비중만 놓고 보더라도 매우 초라한 수치이기 때문이다. 되돌아보면 전주, 더 나아가 전북은 한국 축구를 이끌어간 축구의 본 고장이었다.
일제시대 폭발적 인기를 누렸던 경·평 축구대회의 주축이었던 故 채금석옹을 필두로 유평수 선수, 송두영 선수, 최재모 선수 등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굵직한 선수들이 배출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채옹은 경·평 축구대회의 신화적 인물로 한국축구의 대부로 통하면서 53세까지 전국체전 전북대표로 나서는 등 지금도 영원한 축구인으로 칭송 받고 있다.
지난 92년에 출범한 금석배 전국학생축구대회는 채금석옹의 이러한 축구사랑과 업적을 기리고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개최하고 있는데, 올 6월 전주에서 열린 제9회 금석배 전국학생축구대회에 전국 초·중·고 1백61개 팀이 참가한 것만 봐도 전국 최고의 학생 축구대회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렇듯 한국 축구 발전에 전주가 끼친 영향은 참으로 크다.
모든 구기종목이 다 그렇지만 특히 축구는 관중들이 많아야 힘이 나고 더욱 멋진 플레이를 기대할 수 있는 종목이다.
이 지역 연고 프로축구단인 전북 현대 모터스가 준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도 구단의 전폭적 지원과 선수들의 기량 못지 않게 전북 현대 모터스를 연호하며 축구장을 찾은 열성팬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지난 7월 전주종합경기장에 야간경기를 할 수 있는 조명탑이 설치되면서 축구장을 찾은 관중들이 눈에 띠게 증가했는데, 이러한 관중들의 열기는 전북 현대 모터스 팀이 창단 후 첫 포스트 시리즈에 진출하는 기폭제가 되었다.
◇응원과 팀성적은 비례
축구장을 찾은 관중의 응원함성과 팀 성적이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프로축구의 열기는 곧바로 2002년 월드컵의 성공적 개최로 이어진다. 도민의 사랑을 받은 축구팀의 활약은 2002년 전주월드컵 열기를 확산시키는 도화선이 되어 도민들의 염원인 월드컵 성공개최를 일구어내는 든든한 밑바탕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월드컵 경기를 개최하는 도시와 일부 시·도에서 월드컵 붐조성과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목적으로 주민 관심이나 관중이 적은 도시의 연고팀을 유치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모기업의 부도로 프로야구단 쌍방울 레이더스가 인천을 연고로 하는 SK에 인수돼 전북을 떠나 가슴아픈 상처를 안고 있다. 도민들의 자존심을 세워주고, 이 지역을 홍보해주던 야구단이 떠나면서 야구를 사랑하는 야구팬, 그리고 수많은 도민들이 얼마나 허탈해 했는지를 경험을 통해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고장을 연고로 한 프로축구단을 키우고, 한국을 대표하는 명문구단으로 발돋움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축구를 사랑하는 축구팬 뿐만 아니라 도민 모두가 축구장을 찾아 응원하는 애정어린 관심이 필요하다.
◇내년 시즌 화이팅 기대
지금부터라도 프로축구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팬클럽 회원가입도 더하고, 선수들에게 격려 편지나 이메일도 많이 보내 주어야 한다.
도민 모두가 현대 모터스에 대한 관심과 애정의 멍석을 함께 깔아주자. 힘이 난 선수들은 2002년 월드컵 개최도시 팬들의 사랑을 등에 업은 자부심과 승리로 보답하려는 투지를 불사르며 그라운드를 누빌 것이다.
심판의 명백한 오심으로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참으로 잘 싸운 자랑스런 우리 현대 선수들. 전주월드컵 성공개최의 돌격대가 될 전북 현대 모터스 선수단의 내년 시즌 화이팅을 다함께 기원하자.
/ 김완주(전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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