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 일정으로 제주도로 휴가를 갔다온 이모씨(33).
무리한 일정에다 관광지를 돌며 장시간 운전하는 등 빡빡한 휴가일정을 보낸 그는 출근 첫날부터 피곤함과 소화불량, 두통으로 종일 나른한 가운데 여름휴가 후유증에 시달려야 했다.
긴장을 풀고 자유스럽게 지내다가 규칙적이고 일상적인 생활로 돌아오는데 1∼2주가 소요된다는 것이 전문의들의 설명. 평상시 컨디션을 회복하기까지의 시간이 바로 휴가후유증을 겪는 기간이다.
요즘 여름휴가 후유증에 시달리는 이들이 많다. 입맛이 떨어지고 소화가 되지 않으며 온 종일 나른해 업무능률이 오르지 않는다고 호소한다.심한 사람은 두통이 생겨 고생하기도 한다. 여름휴가가 끝날 무렵 되풀이되는 휴가증후군이다.
이 기간동안 규칙적인 생활과 꾸준한 운동으로 몸의 건강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여름이라 낮이 길고 밤이 짧은데 더위로 인해 잠을 설치면 생체리듬이 깨지기 쉽다. 리듬이 깨지면 몸의 기능이 급속도로 떨어지게 되고 질병에 대한 면역력도 떨어진다. 따라서 수면시간과 식사시간은 가능하면 지키는 것이 좋다.
휴가 후 흔한 증상과 대처법을 알아본다.
△수면장애=휴가 후에는 수면장애나 피로, 입술에 물집이 잡히는 구순염 등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많다. 휴가기간 동안 과도한 활동으로 수면과 각성주기, 호르몬 분비주기 같은 생체리듬이 일정하게 유지돼야 하는데 혼란에 빠졌기 때문이다.
밤늦도록 시간을 보내고 낮에 잠을 자는 생활을 반복하게 되면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호르몬 분비 주기가 흐트러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면역기능도 떨어져 평소 체내에 잠재해 있던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활성화돼 입술 주위에 물집이 잡히는 구순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 피로〓휴가 후 오히려 기진맥진해지고 업무능률이 떨어진다면 생체리듬이 깨져 발생한 피로다. 이땐 지방보다 체내에서 빨리 열량을 낼 수 있는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기름진 음식보다 단 음식이 좋다는 것. 비타민도 좋다.
△눈병=물놀이를 한 뒤 찾아오는 복병 눈병. 수영장에서 감염되기 쉬운 유행성 눈병은 세균성이 아닌 바이러스 질환이 대부분. 이 경우는 특별한 치료약이 없고 7~10일 지나면 저절로 낫게 된다. 그러나 세균성 결막염 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눈병도 있다.
바이러스성 눈병은 집안식구 중 한 사람이 생기면 온 집안식구가 옮을 수 있으므로 예방이 중요하다. 물놀이를 하고 와서는 손을 비누로 자주 씻어 주어야 한다. 특히 잠자기 전에는 꼭 손을 씻는다. 눈을 함부로 비비지 말고 식당에서 주는 물수건으로 눈을 닦아서도 안된다.
△귓병=물놀이를 한 뒤에 귀에도 염증이 생길 수 있다. 귀에서 분비물이 나오고 심한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수영이나 잠수 등으로 귀 안에 습도가 증가하거나 물리적으로 자극을 주면 세균이 침입해 발생한다. 세균성 외에도 곰팡이-바이러스성 귓병이 있는데 대부분의 경우 항생제를 복용하고 귓속을 깨끗이 청소하는 치료를 받으면 바로 좋아지게 된다.
여름에 많이 생기는 귓병은 대부분 세균 감염에 인한 외이도염으로 귓속 외이도 점막이 붓고 진물이 흐른다. 항생제 연고를 바르고 약도 복용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처방이 필요하다. 가렵다고 귀를 긁으면 피부 외상을 입어 더욱 악화되므로 귓병이 생기면 바로 치료를 받아 진행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피부손상=뜨거운 햇빛으로 피부에 문제가 생기면 무리하게 마사지를 하지 말고 일단 물을 많이 마신다. 햇볕에 의한 화상으로 발갛게 된 피부는 찬 우유를 적신 화장솜으로 냉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심할 경우 얼음을 수건에 싸서 대주는 것도 좋다. 통증이 심하면 타이레놀을 복용한다.
껍질을 벗기면 햇볕에 의한 색소침착이 일어나기 쉬우므로 저절로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전문의들의 조언한다.
햇볕으로 기미나 주근깨가 생겼다면 자외선 차단제와 수분공급용 화장품을 바르는 것이 요령. 마사지는 4∼5일께 지나 성난 피부를 달랜 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설사=휴가후유증 중에서 가장 흔한 것이 급성복통, 설사, 구토를 동반하는 급성장염과 바이러스성 장염이다. 대개 설사가 멎을 때까지 유제품을 피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면 며칠내에 저절로 낫는다. 다만 다음과 같은 증세가 있을 때는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1)소변량이 현격하게 줄 정도로 탈수가 심할 때 2)고열·오한을 동반할 때 3)설사에 점액이나 피가 섞여 나올 때 4)어패류를 먹고 12시간∼3일 후 다리에 출혈, 수포가 형성될 때(비브리오 패혈증 의심)
전문의들은 휴가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규칙적인 생활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우선 수면리듬 회복이 중요한데 무엇보다 기상시간을 일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들쭉날쭉한 생활태도를 버려야 한다는 것. 특히 아침기상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생체리듬을 하루라도 빨리 회복시키는 지름길이다. 생체리듬의 혼란으로 침체된 신진대사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선 비타민 보급도 도움이 된다.
전문의들은 “휴가를 다녀온 다음엔 가능한 한 야채나 과일을 많이 먹는 것이 생체리듬을 빨리 회복하는데 좋다”며 “형편상 야채나 과일을 많이 섭취하기 힘들 경우 시판중인 종합비타민제를 복용해도 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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