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에게
교직에 첫발을 내디딘 우리 딸이 무척 자랑스럽구나, 진심으로 축하한다.
교실 앞뜰 화단의 꽃잔디가 탐스럽게 피어있는 정원을 거닐다 지난번 아빠의 막내 딸 지영이가 훌륭한 선생님이 되는 길을 물어왔을 때가 문득 생각나는구나.
맑고 밝은 눈망울과 훈훈한 마음을 지닌 아이들에게 열심히 공부를 가르치고 있을 우리 딸이 생각나 이렇게 편지를 쓴다.
요즈음 항간에 우리 교단에는 사랑과 열정과 신뢰가 사라졌다고 말들을 한다.
우리 딸은 교사로서 준법성과, 윤리성, 도덕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때문에 훌륭한 교사로 남을 것이라 믿는다.
교육법 74조에는 교원은 항상 사표가 될 성품과 자질의 향상에 힘쓰며, 학문의 연찬과 교육의 원리와 방법을 탐구 연마하여 국민교육에 전심전력해야 한다고 적혀있다. 간단한 것 같지만,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좋은 선생님이란 짧은 이 문구를 늘 이행하기 위해서는 노력하는 교사라고 생각한다.
아빠가 지금까지 교직 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 몇 가지를 적어본다. 너에게 작은 도움이 된다면 정말 기쁘겠구나.
첫째, 지금 처음 교직에 입문했을 때의 엄숙한 사명감과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뜨거운 열정에 변함없이 간직하길 바란다. 항상 학생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쏟고, 공감적 이해를 할 수 있는 교사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아이들과 함께 생각하고, 함께 뒹굴고, 함께 책을 읽고, 함께 청소하는 친구가 되어야 할 것이다. 때론 누나처럼, 엄마처럼 아이들을 감싸주고, 학생들의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아이들은 선생님을 신뢰하고 따를 것이다.
둘째, 사명감을 다하기 위해 땀흘리는 교사가 되었으면 한다.
교직에 긍지와 자부심을 갖고, 교육에 대한 애정과 겸허를 바탕으로 학생교육에 사명감을 갖는 교사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사명감은 교육애와 함께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는 선생님으로 거듭나게 할 것이다.
셋째, 실력을 갖춘 선생님이 되었으면 한다.
앨빈 토플러가 "그의 저서 제3의 물결"에서 지적하듯이 고도의 정보화 사회로 치닫고 있는 요즘, 새로운 정보화 지식, 기술이 나날이 증폭하고 있어서 어제의 지식이 오늘에는 낡은 것이 되고 만다. 교사는 늘 새로운 지식을 습득해야 하고,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과 좋은 정보를 구별하는 방법을 아이들이 터득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교사 자신의 이러한 노력은 학생들에게 감화를 주어서 아이들이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딸이 교직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 알고 있던 지식이 벌써 낡은 것으로 변해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가지고 늘 노력한다면, 오늘보다 늘 나아지는 내일을 갖는 발전하는 교사가 될 것이다.
넷째, 미국16대 케네디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말한 것처럼 항상 주변 사람들과의 인간적 관계를 잘 맺기를 바란다.
우리 딸이 잘 알고 있듯이 우리는 혼자서는 살 수 없는 사회에 살고 있다. '강한 것은 부러지며, 지나친 것은 모자람만 못하다'라는 말처럼 자신의 소신 있는 교육관과 더불어 남을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자신의 생각과 함께 남의 생각이 중요함을 잊지 말고, 넘치는 자신감이 아닌 항상 배우는 자세로 자신을 낮추어 생활하기를 바란다.
가장 귀한 직업인 교직에 몸을 담은 우리 딸의 앞날에 늘 가르치는 기쁨이 함께 하길 바라면서 교직의 선배인 입장에서 아빠가 이렇게 들려주고 싶구나.
2003. 4월 아버지로부터...
/임종윤(무주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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