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의 고장 남원 민속국악원과 학교가 함께 가꾸어 간다.
지난 5월 27일 국립민속국악원에서는 이색적인 무대가 열렸다. "우리모두 함께하는 신나는 소리여행”."가정의 달과 청소년의 달인 5월을 맞아 청소년들이 직접 배운 국악동요, 사물놀이, 판소리, 민요 등 우리의 전통문화를 무대에 올려 공연하는 자리를 마련한다”는 것이 프로그램에 적힌 취지였다.
공연의 1부는 국립민속국악원 단원들이 준비한 축하무대였고, 2부는 남원지역 초등학생들과 지난 춘향제 중등부 입상자가 마련한 청소년들의 무대였다. 사물놀이, 국악동요, 판소리, 민요를 아우르는 이 공연에서는 방과후 열심히 준비한 지도교사와 아이들의 땀방울과, 현재의 교과과정에서 담고있는 국악곡을 재구성하여 새롭고 재미있게 준비한 재치가 돋보였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날의 공연은 단지, 청소년을 무대로 세우기 위해 급조한 프로그램이 아니라는 점이다. 공연에 참가한 학교에서는 일과 후 시간을 이용한 일상적인 국악교육이 진행되고 있으며, 또한 남원지역 대부분의 학교에서 이와같은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춘향전의 무대, 국악의 고향'이라는 남원의 자랑만큼이나 학교에서의 튼실한 국악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누구보다 교육에 관심을 갖고있는 한 사람으로서, 필자는 이와 같은 바람직하고 흐뭇한 모습에 중심에 서있는 국립민속국악원과 남원교육청의 노력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1992년 개원한 국립민속국악원은 일반인들과 청소년, 교사들을 대상으로 일상적인 국악교육과 연수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과정을 거쳐간 사람은 수를 헤아리기 어렵다고 한다. 또한 남원교육청은 초·중·동교원을 교수능력을 배양하기 위한 장학지도 및 자료발간, 1교 1국악기 연주, 국악수업공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더욱 신바람나는 것은 위 두 기관이 힘과 뜻을 모아 교원국악연수, 국악지도자료발간, 국악경연대회 개최등 각 기관의 장점을 살려 내실있고 시의적절한 사업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아이들로부터 어른에 이르기까지 필요한 모든 이를 대상으로 나누어줄 내용을 고민하고 적절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운영하는 모습에서 인구 10만의 소도시 남원이 내세우는 자긍심이 허명일수 없음을 생각한다.
올 겨울이면, 아이들이 환하게 서있던 국립민속국악원의 무대에는 1년 동안 국악문화학교를통해 우리가락을 배우고 그 흥을 한껏 담은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설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 무대 위에 선 사람과 객석에 앉아있는 이들의 가슴에는 우리 문화가 본디 지녔던 나눔과 넉넉함이 자리해 있을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안한수(前춘향문화선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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