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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국 민주화 어머니를 여의고

 

 

 

소심당 조아라 선생님께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으셨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에게 큰 그늘과 안식처를 주었던 천년된 소나무를 잃어버린 마음입니다.

선생님은 1912년에 태어나셔서 2003년까지 91년의 길다면 긴 생애를 오직 가난하고 억눌린 소외여성들과 YMCA의 정신에 투철하신 이념으로 온몸을 불태우시다 잠드셨습니다.

 

 

1945년 9월경부터 이미 광주 YWCA 상무이사로 재직하시면서 YWCA와 인연을 맺기 시작하였고 얼마 후 "성빈여사"를 만들어 전쟁고아 특히 여아들을 신앙과 사랑의 손길로 보살피고 교육하였습니다.

 

 

그 후 윤락여성들을 재교육하고 농촌을 떠나온 젊은 미혼 여성들을 모아 기술교육을 시키는 "계명여사"를 설립하였습니다.

선생님의 사랑베품과 봉사는 시간과 장소 그리고 경제적 문제와는 아무 상관없이 실천되어졌고 그것은 하나님께서 옳은 일은 끝까지 이루게 해 주신다는 굳건한 믿음위에서 이루어졌을 것입니다.

 

 

선생님은 그 후 광주 YWCA 총무로, 회장으로, 그리고 명예회장으로 60여년간 헌신하셨습니다.

또한 선생님의 옳은 일에 대한 추진력은 어떠한 어려움도 극복하고 이루어내시고마는 놀라운 것이였습니다.

 

 

YWCA회관(광주 유동소재)건립을 위하여 손수 전국 방방곡곡 모금을 하시고, 캐나다,미국,독일 등지에까지 가셔서 모금을 하여 7층의 대건물을 완성하시는 대업을 이루시기도 하였습니다.

연로한 몸으로 1960년 5.18항쟁 당시에는 수습대책위원으로 활동하시다가 내란음모라는 죄명으로 옥고를 치루시었습니다.

 

 

당시 군부에 의한 광주시민 학살을 온몸으로 막아내기 위해 애쓰셨던 선생님의 삶은 숭고한 겨레사랑이었습니다.

조아라 선생님을 위한 양성우 시인의 시를 일부소개하고 이글을 마치려 합니다.

 

 

                     지금은 결코 꽃이 아니라도 좋아라.

                     총창뿐인 마을에 과녁이 되어서

                     소리없이 어둠속에 쓰러지면서

                     네가 흘린 핏방울이 살아남아서

                     온 몸에 풀뿌리를 적셔 준다면

                     지금은 결코 꽃이 아니라도 좋아라.

 

 

                       -중        략-

 

 

                     여기저기 쫓기며 굶주리다가

                     네가 죽은 그 자리에 과녁이 되어

                     우두커니 늘어서서 눈감을지라도

                     오직 한 마디 민주주의,

                     그리고 증오가 아니라 포옹으로

                     네가 일어서서 돌아온다면

                     지금은 결코 꽃이 아니라도 좋아라 

 

 

이제 우리의 주인이신 분이 잠의 은사를 옷 입히시니 자장가 없이도 편히 잠드시옵서서

                                                                 

/홍기자(대한 YWCA 실행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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