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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금강하구둑 철새

 

살아남을 곳을 찾아가기 위해 장거리 비행을 하는 철새들은 본능에 가까운 초능력을 갖고 있다. 가령 겨울 철새들은 스스로 얼마 정도를 이동해야 하는지를 미리 알고 있기 때문에 이동할때 필요한 에너지를 여름철부터 비축해 둔다. 어떤 철새는 자기 몸 무게의 두배 가까이 지방을 축적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철새가 해마다 자로 잰듯 정확하게 오가는 길을 나는 것은 지구의 자장(磁場)으로 방향을 탐지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마치 비행기가 항로를 계기(計器) 비행하듯 철따라 이동하는 하늘 길을 정확하게 숙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러니 철새들이 어느 곳이 한철을 나기에 적합한지를 알아내는것은 생존을 위해서는 기초적인 일일 것이다. 매년 단골로 찾아가는 서식지가 환경오염 따위로 지내기가 부적절하게 된다면 당연히 그곳에 다시 찾아갈일은 없어 질 것이다.

 

한 때 동양 제1의 철새도래지로 유명하던 낙동강 하류 을숙도에 지금 철새들은 잘 찾아가지 않는다. 갈대밭 일부가 개발에 밀려 파괴됨으로써 서식환경이 크게 훼손됐기 때문이다. 내륙의 주남저수지 같은곳도 비슷한 처지다. 대신 새로운 철새도래지로 각광받는 곳이 서해안 일대이다. 환경청이 조사한바로는 비교적 오염이 덜 된 천수만과 아산만, 금강하구둑 일대가 철새도래지 상위 5위안에 든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금강하구둑은 특히 탐조객(探鳥客)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금강하구둑은 둑을 중심으로 강 상류쪽에 해마다 11월말부터 이듬해 3월 중순까지 큰고니 청둥오리 가창오리등 50여종 50여만 마리의 철새가 모여들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지금 그 금강하구둑을 사이에 두고 전북 군산시와 충남 서천군이 탐조객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한다. 지난 2000년 서천군이 탐조대를 설치한데 이어 군산시에서도 성상면 성덕리에 11층 건물 높이의 철새조방대를 건립하여 지난 10월 2일 문을 연것이다. 휴게실과 레스토랑등을 갖춘 이 조방대에는 평일 1천여명, 주말에는 4천여명의 관람객이 찾아와 새로운 관광명소로 발돋움하고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서천군 쪽 조방대에는 탐조객들의 발길이 뜸해져 그쪽에서는 관광객유치에 비상이 걸렸다는 소식도 들린다. 금강을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는 두 시·군이 철새를 공유하며 서식환경을 보호하는 일은 경쟁이 아니라 협조체계가 돼야 할 것이다. 지나친 경쟁으로 혹시라도 철새가 날아오지 않게된다면 그야말로 만사휴의(萬事休矣)가 되고 말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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