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6자회담에 참가한 북한대표단이 26일 "2차 6자회담이 미국측의 강경한 입장 때문에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 회담 전망에 대한 우려가 일고 있다.
북한측 대표단의 현학봉 대변인은 주중북한 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자청, "미국은 우리의 신축성 있는 입장에도 불구하고 선(先) 핵 포기 입장만을 고집하면서 우리의 평화적 핵 활동을 포함한 모든 핵 계획을 포기한 다음에야 우리의 요구 사항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표시했다"며 이 때문에 문제 해결의 돌파구가 열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조선은 미국이 대북정책을 폐기하면 조선도 핵동결을 할 것을 명확히 제기했다"고 말했다.
북한측은 핵 문제 동시일괄타결의 1단계 조치인 '동결 대 보상' 방식을 미국이 거부하는데 대해 불만을 표시하면서 동시일괄타결의 최종 단계에서 즉, 미국이 대북적대정책을 포기할 때에라야 핵 프로그램을 폐기하겠다는 원칙적 입장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측의 이런 입장은 회담 진행에 대한 주변국들의 낙관론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다.
회담 이틀째인 이날 현지 소식통들은 대체로 북한이 '모든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 것을 전제로 '모든 핵 프로그램'을 동결하면 한-중-러 등이 에너지를 지원하는 소위 '동결 대 보상' 방식으로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내다봤다.
북-미 양측이 한 발짝씩 물러나 공동합의문 작성도 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왔고 탕자쉬앤(唐家璇) 중국 국무위원(전 외교부장)은 "6자회담이 핵프로그램 폐기와 안전 보장, 경제협력을 논의하는 단계에 진입했다"면서 공동합의문 작성 가능성도 내비쳤다.
회담의 걸림돌이었던 고농축우라늄(HEU) 문제도 이번 회담 이후의 협상틀로 거론되는 '워킹그룹'에 미루는 등의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최 대사가 미국의 강경태도로 회담이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함으로써 주변국들의 낙관적 전망은 '기대섞인 전망'이었음이 드러난 셈이다.
주변국들은 북한의 핵 동결 조치가 먼저 취해지고 이를 확인하면서 보상에 응한다는데 대해 찬성하지만 북한은 그렇지 못한 것이다.
또 회담이 시작되기 앞서 한-미-일 등은 북한이 주장하는 '동결 대 보상' 방식에 대해 '선 동결, 확인 후 보상' 쪽으로 의견을 모았고 미국이 아닌 주변국들이 보상에 응하는 이른바 '우회 보상' 또는 '간접 보상' 방안도 일찌감치 거론됐었다.
북측 대표인 김계관(金桂寬) 외무성 부상이 24일 평양을 떠나기전 공항에서 "회담 환경이 이전보다 좋아졌다"면서도 "'선 동결 후 보상'이 제기된다면 단호히 반대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김 부상이 회담 전에 일찌감치 쐐기를 박은 것을 북한 대표단이 다시 한 번 '선 동결 후 보상'은 안된다고 강조한 셈이다.
거의 해결의 실마리를 찾은 듯 했던 6자회담이 고비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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