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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폭탄 공격조, 그들은 누구인가

 

이라크에서 미국 주도의 전후 안정화 작업을 방해할 목적으로 불특정 다수를 노리는 이른바 `묻지마' 테러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 테러는 차량에 폭탄을 싣고 미리 정한 목표물을 향해 돌진하거나 그냥 돌아다니다 아무데서나 자폭하는 것이 일반적인 형태다.

 

이런 현상으로 차량폭탄(Car Bomb)은 이제 완벽한 시사용어로 정착했다.

 

올들어 발생한 대형 테러중 1월28일 바그다드 알-샤힌 호텔, 2월10일 이스칸다리야 경찰서, 2월11일 모병소, 2월23일 키르쿠크경찰서 폭탄테러가 목표물을 정해 놓고 감행한 테러에 해당한다.

 

17일 마운트 레바논호텔 앞에서 발생한 폭발은 이 호텔을 겨냥한 것이라기 보다는 목표물을 향해 가던 중 우연히 호텔 앞에서 폭탄이 터진 것으로 미군은 추정하고 있다.

 

또 드물기는 하지만 2월1일 아르빌의 쿠르드족 당사 2곳에서 동시에 발생한 것처럼 폭탄띠를 몸에 두르고 목표물을 찾아가 함께 자폭하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3월2일 바그다드와 카르발라의 시아파 사원에서 발생한 테러는 자살조에 의한 폭탄 공격과 원거리 로켓 공격이 복합적으로 동원된 사례로 기록됐다.

 

이처럼 이라크에서 미국을 직.간접적으로 괴롭히기 위해 매우 정교하게 조직된 것으로 보이는 자살폭탄 공격이 줄을 잇고 있지만 공격조가 누구인 지는 베일에 가려져 있다.

 

테러공격 가담자들이 임무수행과 동시에 완전 공중분해돼 사라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마운트 레바논호텔 폭발 현장에서도 400∼500㎏의 폭발물을 실었을 것으로 미군이 추정한 차량과 이 차량 운전자의 흔적은 거의 발견되지 않았다.

 

이 지역을 관할하는 미1기갑사단 소속의 더스틴 맥콜리 중위는 "레바논호텔 5층 옥상에서 운전자의 것으로 보이는 시신조각(body parts)을 발견했지만 신원을 확인하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추정은 가능하다.

 

자살공격조의 정체와 관련한 가장 유력한 시각은 종교적 신념에 따라 자신들이 지하드(성전)로 믿고 있는 싸움에 참여하는 전사(무자헤딘)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지 소식통들은 사담 후세인 추종세력과 함께 저항테러의 유력한 배후로 지목되는 알카에다와 안사르 알-이슬람, 안사르 알-순나 같은 이슬람 근본주의 단체들은 미국이 이라크를 중동민주화의 전초기지로 삼아 이슬람을 말살하려 하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미국의 이라크 침공도 그런 구도 속에서 이뤄진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대한 공격은 지하드로 간주된다는 것이다.

 

이슬람 경전인 코란(꾸란)은 이슬람을 전파하거나 이슬람을 지키기 위한 무력투쟁과 이 투쟁에 필요한 금전적 기부행위까지 망라하는 지하드를 모든 무슬림들의 의무로 선언하고 있다.

 

이슬람 가치를 충실히 믿고 따르는 무자헤딘들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지하드를 벌이다 죽는 것을 대단한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한다. 무슬림의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는 것이므로 더 좋은 사후세계가 보장된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 이슬람에서는 죽음은 종말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자 고통으로부터의 해방으로 여겨진다.

 

중견 언론인이었던 아사드 무라드(50)씨는 "무고한 민간인 살상금지 등의 지하드 원칙에 따르면 일련의 자살폭탄공격은 지하드로 보기 어렵지만 다소 왜곡된 개념의 지하드가 많은 무슬림들에게 그대로 수용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말은 자살공격조로 나설 사람들이 수두룩하게 널려 있다는 뜻이어서 미국이 또다른 저항을 불러오는 군사력을 앞세워 중동패권을 추구하는 한 차량폭탄이 돌아다니는 이라크의 상황이 개선되길 기대하는 것은 무리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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