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가격 폭등과 중국발 원자재 파동으로 미국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거의 밑바닥선인 금리 정책에 암운이 드리워지고 있다.
원재료 가격은 2001년 10월 이후 배증했으며 원유가격은 이라크전 전(前)수준으로 치솟았다. 휘발유 가격도 연일 기록을 경신하면서 자동차 의존도가 높은 미국 소비자들의 호주머니를 고갈시켜 가스를 연료로 하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고 있다. 다른 산업 역시 커다란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
거대 화장용지 업체인 킴벌리 클라크는 클리넥스 티슈에 대한 가격인상을 단행하면서 "섬유를 비롯한 주요 투입 원자재는 물론 고에너지비용으로 인한 인플레를 상쇄하기 위해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항공사들 역시 유가 상승을 항공료 인상을 통해 여행객들에게 전가하고 있다.
한때 앨런 그린스펀 의장을 비롯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간부들의 우려를 자아냈던 디플레이션 위협은 널뛰듯 치솟은 1970년대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걱정으로 대체되고 있다.
FRB는 지난 16일 발표한 정책자료를 통해 낮은 물가로 인한 위기는 이제 소멸됐으며 현재는 인플레이션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민간 경제전문가 단체인 전국기업경제학협회(NABE) 전문가들이 실시한 조사결과 FRB가 경제를 과도하게 자극하고 있다고 평가한 기업내 경제학자들도 4분의 1에 달했다.
세인트 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인 윌리엄 풀은 46년만에 최저 수준인 1.00%의 연준 목표 금리는 더 이상 지속될 수 없을 것이라고 지난주 경고했다.
그러나 인플레를 우려하는 목소리는 아직은 낮다.
USA 투데이지(紙)가 56명의 경제학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미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올해 1.9%, 내년에는 2.0%를 넘지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메릴 린치의 수석 경제학자인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핵심 인플레율은 내년에 1%를 넘지 않을 것이며 장기적으로도 완만한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1970~1982년의 인플레는 노동시장에 의해 주도된 것"이라고 평가하고 그러나 "현재는 세계 2차 대전 이후 최저 수준인 전체 노동력 가운데 10%만이 노조에 가입한 상태"라고 말했다. 현재와는 달리 당시에는 봉급 인상률이 생산성 증가율을 훨씬 앞질러 인플레를 유발했다는 것이다.
이 밖에 대부분의 기업들이 가격 인상보다는 이윤축소를 선호하고 있으며 유가 인상이 물가 인상을 초래하기 보다는 경제에 브레이크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 등도 인플레 우려를 잠식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