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는 미국에서 전자투표의 신뢰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자동 예금인출 장치와 같은 전자투표 기계에 뭔가 결함이 있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 과학자들은 이른바 `터치-스크린' 방식의 투표기계가 시스템 고장이나 기능 불량 상태에 빠지고 해커나 바이러스의 제물이 될 수도 있는 가정용 컴퓨터에 비해 그다지 안전하지 않다고 비판해 왔다.
실제로 일련의 대선 예비선거에서 나타난 전자투표의 결함이 미국내 수천개의 선거구에 설치돼 있는 전자투표 기계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있는게 사실이다.
지난주 캘리포니아에서는 유명한 `디볼드(Diebold)'사의 종이없는 터치스크린 모델에 대한 도입 금지를 권고하기로 했다.
캘리포니아주 관계자는 "디볼드사 투표기계의 결함이 지난 3월2일 예비선거 결과를 위험에 빠뜨린바 있다"면서 "오는 30일까지 디볼드사 제품의 인가를 취소할 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화.민주 양당이 전자투표의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지난 1월 설치한 미 선거지원위원회도 내달 5일 워싱턴에서 공청회를 갖기로 했다.
문제는 도마위에 오른 디볼드사 제품 뿐아니라 다른 경쟁사들의 투표기도 수백만의 투표결과를 삭제하거나 변경시키는 소프트웨어의 결함이나 기계적 에러를 발생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주 예비선거에서 메릴랜드주의 경우 모뎀의 문제로 인해 개표가 지연된바 있고, 샌디에이고 카운티에서는 전압상승으로 인해 최소한 절반 이상의 개표기에서 잘못된 스크린이 나타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전자투표에만 기록된 투표는 변경되거나 삭제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 오리건주와 뉴 햄프셔, 일리노이 주는 종이로도 투표를 하도록 하고 있다.
존스 홉킨스 대학의 컴퓨터 전문가인 에비 루빈은 "오는 11월 대선이 끝난뒤 유권자들이 재개표를 하라고 요구하는 최악의 상황을 생각해 보라"고 전자투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스탠퍼드대학 데이비드 딜 교수도 "현재와 같은 투표방식은 사기업을 고용, 닫힌 문 뒤에서 표를 세도록 하는 것과 같다"고 전자투표 방식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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