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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고속철 역사 변경 왜 거론되나

 

전주시가 호남고속철 전북권역사의 위치문제를 본격적으로 거론하고 나선 것은 예상됐던 일이다. 일찍부터 현재의 위치가 아닌 춘포면 등을 주장해왔던 전주시의 입장에서는 막상 고속열차가 운행을 시작했지만 전주권 주민에게는 '그림의 떡'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현실로 증명되면서 명분을 얻게 됐다.

 

실제로 전주권 등의 주민들은 '호남고속철도가 익산시민만을 위한 것이냐'며 불만이 많다. 다른 지역에서는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에 접어들었다며 시끄럽지만 오히려 상대적인 박탈감만을 느끼기 때문이다.

 

도내 고속열차 이용객수는 익산역과 정읍역, 김제역을 합해도 1일 1천5백명 정도다. 지난해 도민의 인천공항 이용객이 하루평균 1백30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얼마나 적은지 짐작이 간다.

 

그나마도 대부분의 이용객은 주말과 공휴일, 특정시간대 등에 몰려 있다. 보통때의 승차객수는 통계조차 내기 어려운 실정이다. '고속화 시대'에 접어들었지만 도민들의 태반은 아직도 '저속화 시대'에 살고 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그중에서도 요금이 비싸고 시간단축 효과가 없다는게 가장 큰 원인이다. 시간단축 효과가 없는 것은 환승체계가 미비하기 때문이다. 일반열차를 이용한 환승체계의 경우 상행선 16차례의 열차중 전주·남원 방향에서 30분이내 연계 가능한 열차가 불과 4차례에 그친다. 승용차를 이용하려고 해도 주차장이 마땅치 않다. 전주-군산 시외버스는 연결조차 되지 않는다. 전북도와 전주시, 건교부 등이 상행선과 연결될 수 있는 버스만이라도 익산역에 정차할 수 있도록 하자고 줄기차게 요구하고 대책을 논의했지만 익산시는 요지부동이다. 택시회사들이 반발한다는 이유다. 중앙상가 번영회 회원들이 '한 사람이라도 익산을 찾는 사람이 많아야 지역에 도움 되는 것 아니냐'며 전북도와 익산시 등에 청원서를 제출하기도 했지만 익산시는 '시외버스 연계체제를 갖추면 익산에서 돈을 쓰지 않고 곧바로 빠져나간다'는 이상한 논리로 일관하고 있다. 전북도 관계자도 "노선 허가권자인 익산시의 입장이 워낙 완강해 대화가 되지 않는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하고 있다.

 

전주시가 이번에 역사이전 용역을 추진하겠다는 명분도 '환승체계의 부재'에 있다. 도 대중교통의 중심지가 전주라는 점을 들어 고속철도의 수익을 위해서도, 도 전체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도 정차역을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2015년 완공되는 호남고속철도의 전북 역사 분기점을 익산역 대신 도민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전주와 익산 김제의 중간지점에 설치해야 한다는 논리를 담기 위해 용역을 추진하게 된 것.

 

전북권 역사이전 주장은 김제지역에서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열린 김제시 종합발전계획 수립을 위한 시민공청회에서 용역을 맡은 전재경박사(지속가능발전위원회 연구위원)는 주제발표를 통해 "호남고속철도 정차역은전주-군산간 고속화도로와 인접한 현 김제 부용역 부근에 설치해 도민이 모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의 익산역은 환승체계에 문제점이 있어 고속철도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어렵다는 것.

 

호남고속열차가 도민들에게는 '반쪽짜리'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북권 역사이전을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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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원 leesw@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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