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계에서 제조업 공동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본래 제조업 공동화란 국내 제조업체들이 한국에 있는 생산시설이나 기반을 해외로 이전하거나 제3국에 현지공장을 설립하여 제품을 생산하므로써 국내 제조업 기반이 점차 공백상태로 변해 간다는 말이다.
도내 상당수 기업들도 경영개선의 일환으로 전북을 떠나 점차 해외투자를 늘리고 있다.
비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는 광전자는 지난 2001년 싱가포르 현지 법인을 설립한데 이어 2002년에는 200억을 투자하여 중국 대련에 광전자 유한공사를 설립하고 현재 풀 가동 중에 있다.
폴리에스터 전문 생산기업인 휴비스도 2003년 1월 중국 사천성에 연간 22만톤을 생산 할 수 있는 폴리에스터 단섬유 생산공장 기공식을 갖고 마침내 중국 진출에 테잎을 끊었다.
휴비스는 올해말까지 중국 사천성 약 5만평 부지에 세계 최대의 단 섬유 공장기지를 건설 할 예정으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에 있다.
이밖에도 익산에 있는 고덴시는 이미 지난 92년부터 중국 심양중광 전자 유한공사를 설립, 운영 해 오면서 매년 중국 공장의 설비투자를 늘리고 있는 실정이다.
BYC도 95년부터 중국 상해시에 BYC 방직품 유한공사를 설립하고 현지공장 전체 매출의 20-30% 가량을 매년 설비투자에 쏟아붓고 있다.
쌍방울은 95년 중국 연길 쌍방울 침직유한공사 설립을 시작으로 중국 길림,도문에도 공장을 건설한 후 제품을 꾸준히 중국 현지공장에서 생산 해 오고 있다.
일부 대기업에 부품을 공급하는 중소 협력업체들은 대기업의 생산기지 해외이전 전략에 따라 울며 겨자먹기로 동반진출을 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여타 도내 중소 제조업체들도 약간은 다르지만 공장의 해외이전을 서두르고 있다.
그러면 왜 도내 제조 기업들은 자신들의 오랜 터전을 떠나 중국이나 베트남 등으로 해외 이전을 가속화 하는 것일까? 먼저 우리나라 기업환경이 선진국은 물론 후발 공업국들에 비해서 크게 불리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근로자의 임금과 땅값,물류비 등 생산에 필수적인 요소들이 줄기차게 오르고
극심한 취업난에도 불구하고 생산직 노동력 부족현상은 심화되고 있는 현실에 있다.
또 정부의 과도한 규제도 기업활동을 어렵게 만드는 주된 원인 중 하나이다. 정부는 나름대로 기업들의 투자활성화를 촉진하기 위하여 과감한 규제완화와 투자 분위기 조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나 기업들의 인식과 해외 평가기관의 평가는 다르게 나타났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립적인 노사관계,노동 유연성 부족은 성장 잠재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국내 제조업의 성장과정은 우리 경제성장 과정의 축소판이라고 볼 수 있다. 향후에도 제조업의 역할과 중요성은 작아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국내 제조업 분야는 활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 제조업까지도 생산시설을 해외로 이전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 기업들의 해외이전 추세는 결과적으로 제조업 부문의 생산 및 고용,소득의 감소를 가져와 우리나라 성장 잠재력을 약화 시킬 것이다. 따라서 지방자치단체는 경쟁력을 갖춘 부문의 무분별한 해외진출을 가급적이면 늦추도록 유도하는 정책을 펴 제조업 공동화가 너무 빠르게 진행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국내기업의 경영활동에 지장을 주는 각종 규제의 완화가 시급하다고 본다.
/김연식(무역협회 전북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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