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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아이들처럼 학교가고 싶어요

 

초등학교 4학년인 규태(전주 조촌초등)는 25일에도 전북대병원을 찾아 힘든 항암치료를 받았다.

 

한 달에 두 번씩 외래로 받는 검사와 치료 프로그램에 의해서다. 규태에게 30여분 정도의 이같은 치료는 아무 것도 아니다. 훨씬 강도 높은 검사와 입원 치료를 받아온 것이 벌써 4년째이기 때문이다.

 

규태가 백혈병 판정을 받은 것은 5살때. 단순히 열이 나 감기로 알았던 규태가 병원 치료에도 계속 낫지 않고 다리까지 아프다고 해 정밀 진단을 받은 결과 백혈병이라는 사실을 알고 가족들은 눈 앞이 캄캄했다.

 

당초 자영업을 했던 아버지(박형철, 41)와 어머니는 전주시 여의동으로 옮겨 농사로 전업하면서까지 아이 돌보기에 정성을 기울였다. 그 결과 아이의 병세가 호전돼 백혈구 수치가 정상으로 돌아왔으며, 규태는 다른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1, 2학년을 무리없이 다녔다.

 

그러던 규태가 지난해 다시 재발해 가족들의 충격은 더 클 수 밖에 없었다. 또다시 힘든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가족들의 생활 역시 4년전으로 돌아갔다.

 

한 달에 두 번씩 병원에 입원해야 하고, 입원 기간만 14일이다. 한 달 절반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료 프로그램에 따라 이같은 과정을 28개월에 거쳐야 하며, 그 뒤 규태 상태에 따라 수술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누나(중1)의 혈액과 맞지 않아 골수은행에 골수 신청해 놓았다.

 

남의 논을 빌려 농사를 지을 만큼 어려운 살림으로, 1억원이 넘는 수술비가 엄두도 안나지만 아이를 살리는 일이라면 가족들은 무엇이라도 감수할 생각이다. 규태 치료비만으로 이미 지난해 2천만원이 넘게 들었다. 감기만 걸려도 일반 병원을 갈 수 없고, 입원치료를 하러다도 의료보험 혜택이 없는 2인실을 이용해야 하며, 아이의 섭생을 위해 음식에도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가족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이 규태 또래의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모습이다. 친구들을 그렇게 좋아하는 규태지만, 살고 있는 집이 학교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혼자 책보고 놀아야 한다. 그럼에도 규태가 밝고 긍정적으로 생각해 더욱 안쓰럽단다.

 

평소 적극적이고 사교성이 많았던 규태 어머니는 대인기피증까지 생겼다. 엄마의 따뜻한 손길이 필요했을 때 이모집에서 자라면서도 불평 한 마디 안 한 첫째 아이와,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배려해주는 주윗 사람들이 고맙기만 하다고 했다. 병원을 나설 때마다 규태 어머니는 규태가 다른 아이들처럼 매일 학교에 다닐 수 있는 날이 올 것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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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용 kimwy@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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