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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逆모기지론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하지만 은행 대출상품 가운데 '모기지론'이라는 것이 있다. 주택을 담보로 주택 저당증권(Mortgage Backed Securities)을 발행하여 장기로 주택자금을 빌려주는 제도다. 주택을 구입할 때 일부를 먼저 내고 나머지는 20∼30년간에 걸쳐 원리금을 나눠 갚기 때문에, 서민들이 큰 부담없이 집을 장만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단점이 있다면 현재 시중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5∼6% 수준인데 비해 모기지론은 6.7% 고정금리를 적용하고 있어, 체감금리가 높은 것이 흠이다.

 

반대로 '역(逆) 모기지론(Reverse Mortgage)'이라는 주택담보 대출상품도 있다. 저금리나 무소득으로 고전하는 은퇴자들이 주택을 자식에게 물려주는 대신, 생활비를 조달해 쓸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즉, 집을 담보로 매달 생활비를 대출 받고, 사후에 그 집 소유권을 금융기관에 넘기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955년 처음으로 이 상품을 판매했으나 '주택은 자녀에게 상속해야 한다'는 고정관념 때문에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고령층 인구가 많은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상품이다. 달랑 집 한채가 전 재산인 노인들 입장에선 열 효자보다 나은 버팀목이 될 수 있다.

 

인구의 급격한 고령화가 전세계의 고민거리로 등장한지 오래지만, 개인주의가 발달한 미국의 경우 사태가 더욱 심각한 모양이다. 65세이상 노인 가장 4명 가운데 한 명이 가계부채에 시달리면서 모기지론을 갚아나가고 있다고 한다. 뉴욕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65세 이상 미국 노인 가정 중 아직까지 모기지론을 갚고 있는 비율은 지난 89년 6분의 1에서 불과 12년만에 4분의 1로 급증했다. 바꿔말하면 미국 노인들은 이제 역모기지론을 슬 여유조차 없는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노인인구 문제는 우리나라 해서 그렇게 한가한 입장이 못된다. 서구문화를 답습하는 경향이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한데 농협이 농촌 노인들을 위한다고 내논 농촌형 역모기지론이 실속이 없어 외면받고 있다고 한다. 가뜩이나 싼 땅값이 공시지가를 적용해서 60%까지, 그것도 10년간의 대출이자를 빼고 대출을 해준다니 과연 몇푼이나 손에 쥘 수 있을지 묻지않아도 뻔하다. 물론 은행도 밑지는 장사야 할 수 없지만 이건 좀 심한 것 같다. 고양이 쥐 생각하는 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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