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의회는 6일 지난해 11월2일 대통령 선거에서 선출된 선거인단들의 표 집계를 하는 과정에서 민주당 의원들의 이의제기에대해 토론한 뒤 조지 부시 대통령의 승리를 공식 인정했다.
공화당이 다수를 장악하고 있는 상하원은 이날 합동회의에서 각 주의 대통령 선거인단수를 집계한 뒤 부시 대통령의 승리를 공식 선언했다. 부시 대통령의 취임식은 오는 20일 열린다.
미국의 선거제도에서는 유권자들이 대통령 후보들에게 직접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 후보에게 투표할 선거인단에게 투표한다. 그리고 주별로 단 한표라도 더많이 차지한 후보가 그 주의 선거인단을 전부 차지하게 된다.
민주당 하원의원들 약 20명과 바버라 복서 상원의원(민주.캘리포니아)은 부시대통령이 민주당의 존 케리 후보에 11만8천457표 차이로 승리를 거둔 것으로 공식발표된 오하이오주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2시간의 토론을 제의했다.
이때문에 의원들은 상하원이 별도로 선거인단 표를 집계했던 지난 1877년에 이어 사상 두번째로 요식행위에 불과한 선거인단 표 집계를 잠시 중단해야 했다. 의원들은 약 2시간동안 오하이오주의 투표상황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상하원 합동 회의는 6일 오후 1시에 시작됐으며 상원의장인 딕 체니 부통령과약 100명의 의원들은 한사람씩 알파벳 순서로 각주의 선거인단 표를 구두로 발표했다.
복서 의원은 하원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오하이오주의 선거인단 20명이 부시 대통령에게 돌아간 데 대해 이의를 제기했다. 복서 의원은 민주당 하원의원들의 이의제기를 주도한 스테파니 텁스 존스 의원에게 보낸 서한에서 "나는 오하이오주의 선거인단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이 문제에 대한 2시간의 토론을 열어 미국민으로 하여금 오하이오주 선거를 둘러싼 사실들을 알도록 하는 즉각적이고 유일한 방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민주당측은 오하이오주의 민주당 성향의 선거구들에서 투표기계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으며 유권자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때문에 일부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복서 의원은 "이 나라의 중심은 민주주의이고 민주주의의 중심은 투표권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에드워드 케네디 의원(민주.매사추세츠)은 민주당은 부시 대통령의 승리를 뒤집으려하는 것이 아니라면서 "2000년 (대통령 선거때)처럼 투표를 하고 싶어하는 많은사람들의 투표가 사실상 집계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중대한 문제들이 의도된 조작의 결과인지 아니면 광범위한 무능의 결과인지는 분명하지 않다"면서 "그러나 어떻든 투표과정은 민주주의의 표준적 가치에맞지 않았다"고 말했다.
상하양원은 각각 이 문제에 대해 토론을 벌인 뒤 상원은 74-1로, 하원은 267-31의 표결로 오하이오주 선거결과에 대한 민주당 일각의 이의제기를 기각했다. 이에따라 부시 대통령은 선거인단 286명을 확보해 251명에 그친 민주당의 케리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선거인단중 1명은 케리의 러닝메이트인 존 에드워즈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에게 표를 던졌다.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케리 의원은 선거결과에 공식적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지만 일부 유권자들이 투표를 하지 못한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어떤 미국인도 선거 다음날 아침에 깨어나 자기들의 표가 집계되지 않았을까 우려하는 일은없어야 한다"면서 "어떤 미국인도 투표권이 있다면 투표소에서 투표가 거부돼서는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백악관 근처에서는 민주당의 제시 잭슨 목사를 비롯한 200명의 시위대가북을 치면서 의회가 선거결과를 승인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선거결과를 결정지은 오하이오주에서 믿을 수 없는 투표기계들과 당파적인 선거관리관계자들이 오하이오주의 접전을 부시에게 기울도록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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