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江澤民ㆍ78) 중국 국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이 8일 정치 일선에서 완전히 은퇴, 역사 속의 인물로 한걸음 물러 앉았다.
장쩌민은 이날 의회격인 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 제3차 회의 제2차 전체회의에서 국가 중앙군사위 주석직 사임 요청안이 통과돼 형식적인 권력 이양 절차에마침표를 찍었다.
장쩌민은 권력 이양은 작년 9월 열린 공산당 제16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中全會)에서 당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자진해서 후진타오(胡錦濤) 당 총서기겸 국가 주석에게 물려줌으로써 사실상 마무리되고 헌법상 최고 권력기구인 전인대의 결정이라는 요식 행위만 남은 셈이었다.
장쩌민은 당총서기(2002년 11월 당대회)와 국가주석(2003년 3월 전인대)직을 차례대로 후 주석에게 이양, 13년간의 최고 권력을 내놓고서도 권력 장악에 절대적인영향을 미치는 국가ㆍ당 중앙 군사위 주석직을 틀어쥐고 2년간 더 `막후 조정자'역할을 해왔다.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던 장쩌민의 `막후 조정자' 역할이 2년에 그친것은 후진타오 주석을 핵심으로 한 제4세대 지도부가 예상보다 빨리 국정 운영 능력을 과시했고, 원로세대와 군부의 은근한 퇴진 압력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1997년 덩샤오핑(鄧小平)의 사망 후 정국 동요없이 순조롭게 대권을 장악한 장쩌민은 13년의 통치를 통해 덩샤오핑이 시작한 개혁ㆍ개방 노선을 충실히 이행, 굳건한 반석위에 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4세대 지도부는 덩샤오핑 이론과 당이 선진생산력, 선진 문화, 그리고 광범위한 인민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장쩌민의 3개 대표론을 같은 반열에 내세우면서 장쩌민에 대한 예우를 표시하고 있다.
장쩌민은 야인으로 돌아가지만 그의 국가 경영 철학과 업적을 계승해 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장쩌민의 완전 은퇴를 한달 앞둔 지난 2월 '그가 중국을 변화시켰다: 장쩌민 전기(他改變了中國 : 江澤民 傳)'라는 제목의 장쩌민 전기가 중국어 번역판이 출간돼주목됐다.
당초 미국 은행가 로버트 로런스 쿤이 영어로 출판한 이 전기는 중국어판 출간며칠만에 장쩌민의 고향인 양저우(楊州)와 상하이(上海) 등지에서 순식간에 매진됐다.
노병은 죽지 않고 다만 물러갈 뿐이라는 맥아더 장군의 명언을 되새기게 하는대목이 아닐 수 없다.
장쩌민이 앞으로 주로 상하이에 기거하면서 국정에 중대 문제가 발생할때 어떤처신을 할지가 관심거리도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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