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명박 서울시장의 황제 테니스가 논란이다. 이해찬 전 총리의 황제골프에 이어 온 나라가 시끄러울 지경이다.
황제 테니스는 이 시장이 주말에 테니스를 즐길 수 있도록 옛 안기부 자리에 세워진 남산테니스장을 하루 6-8시간 비워 놓은 것을 말한다. 여기에 2년 동안 2000여만 원의 사용료를 내지 않았고 파트너로 전 국가대표 선수들까지 대기시켰다는 것이다. 또 학교부지에 테니스장을 신축토록 특혜를 주었고 일부 로비의혹도 뒤따른다. 이에 대해 이 시장은 억울한 표정을 애써 감추면서 “사려깊지 못한 행동”이라고 사죄했다. 하지만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 등은 이 시장을 뇌물죄 등으로 고발했고 국정조사도 거론되고 있다.
진행과정이 꼭 이해찬 전 총리의 ‘3·1절 골프 파동’과 닮은 꼴이다. 이 전 총리는 소위 황제골프로 낙마했다. 이 총리의 황제골프는 티오프를 오전 마감시간보다 20분 늦게 잡아 앞뒤 팀의 방해를 받지 않고 골프를 칠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린 피 등도 다른 사람이 냈고 직접 돈을 가져가진 않았지만 내기골프까지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더우기 이 날은 경건함을 요하는 3·1절이었고 철도파업까지 겹친 날이었다. 일부 부적절한 상공인들의 로비의혹도 제기됐다. 이 사건이 보도되자 이 전 총리는 “사려깊지 못했다”고 몇차례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집요하게 물고 늘어져 사퇴요구와 검찰 고발, 국정조사 등의 칼날을 들이댔다.
이 두 파동은 여야간 서로 장군 멍군인 셈이다. 한나라당으로선 부메랑이 되기도 했다. 이번 ‘황제 파동’은 민주주의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두가지로 해석된다. 하나는 우리의 민주주의가 성숙해 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공직자에게 한층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데서 찾아 볼 수 있다. 예전 같으면 이 정도는 문제가 될 사안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제는 훨씬 엄격한 잣대를 요구한다. 특권을 용납치 않는 시대다. 또 하나는 우리 정치가 너무 감성위주의 가벼움으로 흐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미국의 USA 투데이는 ‘동아시아 지역 민주주의의 아직 어린(young) 티’라고 표현했다. 정치인에 대한 정책적 능력보다는 곁가지를 물고 늘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본질보다는 깃털보다 가벼운 감성에 호소하는 정치가 먹혀들어가는 점이 그것을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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