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채(남원문화원장)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다. 5일 식목일을 전후하여 각종 나무심기가 한창이다.
올해는 광복 61년째 되는 해이다. 일제는 우리나라를 36년간 지배해왔을 뿐만 아니라 우리의 말과 글 이름까지도 말살했다.
또한 우리 민족의 꽃 무궁화를 뽑아내면서 무궁화를 ‘부스럼 꽃’, ‘눈병나는 꽃’이라며 학대하기도 했다.
일제는 우리민족을 말살하기 위해 1920년 벚꽃을 전국 곳곳에 본격적으로 심기 시작했다. 그런 일제의 잔재가 지금까지도 우리에게 무궁화가 보잘 것 없는 꽃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다.
우리국민 모두는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역사교과서 왜곡, 신사참배 등과 관련 크게 분노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땅에 왜 일본의 국화인 벚꽃을 심는지(?) 뿐만아니라 매년 전국 곳곳에서 경쟁적으로 펼쳐지는 벚꽃축제의 향연을 매스컴에서는 무엇 때문에 대대적으로 홍보하는지?
이제 한번쯤 되돌아보고 반성해야 할 때이다.
최근 나라꽃 무궁화 보급운동에 앞장서는 분들의 말을 들으면 무궁화의 아름다움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무궁화는 강인하고 화사하고 청초한 꽃임을 재인식하게 된다.
사실 무궁화는 꽃 자체도 아름답다. 애국가 가사에도 ‘무궁화 삼천리 화려 강산’이라고 했다. 또한 무궁화를 좋아하는 마음이 깊어지면서 꽃을 통한 독립운동이 일어나기도 하였다고 한다.
‘무궁’은 역시 꽃의 성질 때문에 붙여진 칭호 같다.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시들고 여름에 피기 시작해 가을까지 계속되는 특징을 잘 집어낸 말이다.
문일평 선생은 이같은 특징을 ‘자강불식(自强不息)’하는 군자의 이상이라고 극찬했다.
고려 예종때는 우리나라를 근화향(槿花鄕)이라 부르며 온 백성이 무궁화를 사랑했다.
임금은 문무에 장원급제한 젊은 선비에게 어사화라는 이름으로 무궁화를 내려서 유가(留家)를 보냈다.
우리도 이제 연면히 이어온 겨레의 꽃으로 무궁화를 아끼며 더욱 사랑하고 그의 보급운동에 힘써야 하겠다.
다행히 우리의 나라꽃 무궁화를 10년이상 연구 개발하여 밤에도 피고 진딧물에서도 강한 무궁화 신품종이 나왔다고 한다.
성균관대에서 신품종‘안동’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는 기쁜 소식도 있다. 이 무궁화는 경상북도 안동시 예안 향교에 있는 100년이상의 것으로 추정되는 재래종 무궁화에서 씨를 채취하여 접목변이 육종방법에 의해 개발됐다.
이와같이 우리의 오랜 역사동안 영광과 수난을 함께 해온 나라꽃 무궁화, 사랑 운동을 국민 모두가 함께 적극 펴야할 때이다.
매년 4월 한달동안 전국 방방곡곡에서 불야성을 이루며 정신없이 즐기는 벚꽃축제를 볼때마다 아무리 꽃은 사상이 없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이제는 벚꽃축제라는 간판을 하루 속히 내리고 지방자치단체마다 우리나라 꽃인 무궁화 꽃잔치(축제)를 일제잔재 청산운동 차원에서 개최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이병채(남원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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