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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여가를 위한 노동 - 채수훈

채수훈(익산시 어양동 사회복지전담공무원)

7월을 맞이하여 주5일제 근무를 실시한지 1년이 되었다. 법정 근무시간은 주당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바뀌었다. 일주일중 금요일 저녁에서 일요일까지 무려 35.7%가 연휴다. 정부에서는 법으로 강제하여 휴식을 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제는 일의 중심에서 여가선용으로 사고를 전환해야 할 때이다. 한편 미적용 직종의 확대와 적정한 삶의 질 향상도 필요하다.

 

그간 나의 생활에도 작은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하였다. 무엇보다 편안한 휴식과 함께 개인적인 시간이 여유로워졌다. 책 읽고 글 쓰는 것에 많이 할애하게 되었다.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도 많아졌다. 자녀들과 차분히 여행도 한다. 함께 책을 보거나 비디오를 시청도 한다. 또, 자녀들이 원하는 일은 아이들의 입장에 서서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부족하지만 ‘아빠 노릇’을 하는 것 같다. 핸드폰 배터리가 소모되면 재충전해 사용한다. 그러하듯 5일간 일 한 뒤 2일 동안 삶의 에너지를 충분히 보충할 수 있게 되었다. 이와 같이 5일근무제는 삶의 강장제, 윤활유, 비타민 역할을 하고 있다. 인간의 가치를 한껏 드높이고 있다.

 

아직도 5일제의 의미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거나 이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다. 이들은 ‘휴일에 별로 할 일도 없기에 금요일이 술 마시고 놀기에는 가장 좋다’고 한다. 무료한 시간을 잠자기와 TV시청으로 때우기도 한다. 불필요한 가사에 시간을 낭비하기도 한다. 이들은 ‘멍석 깔아 주면 놀지 못 한다’는 말이 있듯 주5일제의 의미를 무색케 하고 있다. 이는 집단문화 의식의 발로가 아닐까 싶다. 아니면 아직도 옛 추억이 그리워서 일까? 사무실에 나가지 않으면 허전해서 그럴까? 언제까지 밖을 의식하고 주변을 맴도는 인생만 살기를 바라는지 모르겠다.

 

1년은 365일이다. 휴일(토?일요일)을 계산하면 104.2일이다. 국경일과 법정공휴일이 16일(’05년 기준)이다. 여기에 개인 휴가일수 15일(통상 10일에서 20일 정도) 을 더해보자. 한해 총 135.2일이 공식적인 휴일이다. 이를 백분율로 따지면 1년 중 37%를 차지한다. 자그마치 1/3이 넘는다. 3일중에 평균 하루를 쉬는 꼴이다. 이를 10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3년 7개월을 쉬는 셈이 된다. 직업의 전환, 부업마련, 전문자격 취득, 취미생활 등 마음먹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자기개발이 가능해 졌다. 예전 텔레비전 광고에서 “순간의 선택이 10년을 좌우 한다”고 했다. 이 말에 견주어보면 ‘순간의 선택이 평생 인생을 좌지우지 한다’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싶다.

 

시대의 조류에 따라 ‘노동을 위한 여가’에서 ‘여가를 위한 노동’으로 바뀌고 있다. 즉, ‘일’에서 ‘놀이’로 옮겨가고 있다. 앞으로는 일에 대한 가치를 조직 중심의 타자 속에 놓느냐, 생활중심의 자기 속에 녹아내느냐에 따라서 개인과 국민이 지향하는 ‘삶의 종착역’은 달라질 것이다. 돈을 벌기 위해서 일한다는 것은 고역이다. 그러나 생을 멋있고 폼 나게 즐기기 위하여 열심히 일하는 것은 더욱 아름답다. 전체 삶속에서 일과 놀이는 하나가 되어야 한다.

 

주말혁명!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뀐다. 그 바뀐 행동과 생활 패턴은 인간의 낮은 욕구를 자아실현의 시공(時空)으로 끌어 올릴 것이다. 5일제 근무시대를 맞이하여 새로운 인간의 탄생을 기대해 본다.

 

/채수훈(익산시 어양동 사회복지전담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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