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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호의 건축단상] 도시 구도심 활성화

지역적 잠재력 되살리는 재개발을

최근, 도시 구도심의 활성화를 위한 재개발 계획이 사회적 관심을 끌고 있다. 하나의 생명체인 도시는 생성, 생장, 쇠퇴 등의 변화 과정에서, 건축의 용도와 기능성의 변화에 따라 새로운 도시 발전의 방법으로서 재개발은 필연적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도시가 팽창함에 따라 신도심 축으로 발전하게 되면서, 남아있는 구도심에서는 이러한 재개발의 욕구가 더욱 거세지게 된다. 신도심으로의 지향은 구도심 전반에 대한 도시 내의 심각한 지역적 불균형을 야기하면서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대도시에서의 경우와 같이 이러한 현상은 우리 지역도 예외가 아닌 것 같다.

 

그러나, 구도심은 구도심이라는 강한 지역적 잠재력을 갖고 있다. 도시 자체의 원심력인 고유한 역사와 문화적 흔적이 남아있는 곳인 것이다. 신도심이 도시의 물질적, 문명적 속성을 갖고 있다면, 구도심은 정신적, 문화적 속성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유럽의 역사적인 도시들은 대부분 구도심과 신도심이 엄격하게 구별되어 있다. 신도심에는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있는 국제화된 건축물들로 채워져 있으나, 구도심에서는 도시의 생성과 변화를 알 수 있는 건축이 남아 있어 도시적 정체성이 철저히 보존되고 있다. 이곳은 건축물의 신축 또는 개축 뿐 만 아니라 수목, 공원, 도로까지도 대부분 엄격한 규제와 통제를 받으면서 구도심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도시의 고유한 정신적인 문화의 정체성은 구도심에 뿌리를 박고 있다는 인식을 알 수 있는 사례들이다. 즉, 구도심의 정신적인 문화와 신도심의 물질적인 문명이 구별되어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전북의 도시들도 이제 도시의 급격한 질적, 양적 변화를 겪으면서, 신도심의 팽창이 당연시 되고 있다. 동시에 구도심과 신도심의 불균형은 더욱 더 심화될 전망이다.

 

오랜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는 우리 전북지역 도시의 구도심에는 도시의 생성과 생장의 변화과정을 말해주는 귀중한 건축의 문화적 하드웨어(hardware)가 있고 그 곳에 음식, 서예, 소리 등과 같은 고유한 문화적인 소프트웨어(software)가 잘 보존되어 있다. 구도심의 재개발은 이러한 강한 지역적 잠재력을 되살리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한다.

 

구도심의 재개발은 단순히 물리적 밀도를 높이고 건물을 신축하는 방법이 아니라 구도심만이 갖고 있는 도시적 가치를 재확인하고 탄탄한 문화적 프로그램을 부여하는 방법으로 개선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럼으로써, 우리의 도시는 구도심과 신도심이 각각 고유한 성격과 모습으로 공존할 수 있을 것이다.

 

/전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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