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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전주 비빔밥

평양의 냉면, 개성의 탕반과 함께 조선시대 3대 음식의 하나였던 전주 비빔밥이 요즘 뜨고 있다. 건강을 생각하는 트렌드와 맞물려 ‘웰빙 음식’으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전주 비빔밥은 최근 문화관광부가 선정한 ‘100대 민족문화 상징’에 올랐다. 지역 명칭이 들어간 유일한 음식으로 꼽힌 것이다. 또 지난달 중국 북경에서 열린 제4회 세계미식(美食)대회에서도 우수성을 입증해 보였다. 전주 비빔밥(골동반)이 비(非) 중국요리 부문 개인전과 단체전 우승을 휩쓴 것이다. 음식 하면 어깨에 힘을 주는 중국사람들도 심사평에서 “높은 영양가를 갖춘데다, 자연 재료 빛깔이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요리”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미 대한항공은 9년전 부터 비빔밥을 기내식으로 개발해 지금까지 2000만 그릇을 냈다. 국제기내식협회(ITCA)는 1998년 대한항공의 비빔밥을 최고 기내식으로 뽑은 바 있다.

 

전주 비빔밥이 웰빙 음식으로 인기를 끄는 것은 재료가 음양오행에 합당하고 동물성과 식물성의 비율이 2대 8로 균형을 갖춘데 있다. 또한 각각의 재료가 어우러져 새로운 맛을 내는 소위 퓨전이나 컨버전스(융합) 등 블루오션이라는 현대적 개념에 일치하기 때문일 것이다.

 

전주 비빔밥은 문헌상 궁중음식에서 전래한 것이라는 설이 유력하다. 조선시대 궁중음식의 수라(임금이 먹는 밥)에는 흰수라 팥수라 오곡수라 비빔 등 4가지가 있었다. 이 때 비빔은 점심 때나 혹은 종친이 입궐했을 때 기벼운 식사로 이용되었다. 그것이 차츰 양반계급이나 중인, 서민에게 까지 전해져 오늘에 이르렀을 것으로 짐작된다. 전주에서는 감영(監營)내의 관찰사, 풍락헌의 판관 등이 입맛으로 즐겼다. 또 전주성 내외의 양가에서는 물역(物役)이나 노역이 따랐기 때문에 큰 잔치 때나 귀한 손님을 모실 때 입 사치로 다루었다고 전해진다. 말하자면 고관들이나 양반가에서 식도락으로 즐겼던 귀한 음식이었던 것이다.

 

재료는 30 가지가 넘었고 부재료는 계절마다 조금씩 달랐다. 조리도 지금과 달리 까다로운 과정을 거쳤다. 밥만 해도 닭을 푹 삶은 진한 국물과 암소 등심살을 삶은 국물을 혼합해 지어냈다. 하지만 비빔밥이 수천명이 먹을 수 있는 ‘전시성’행사에 동원되고, 메뉴얼화되면서 옛 맛을 찾기가 어려워져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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