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 사이 공무원 조직에 새로운 인사바람이 불고 있다. 민간인 전문가에 대한 공직사회 문호 개방과 이공계 출신 우대방안, 그리고 고위직에의 여성 진출 확대 등이 그것이다. 민간인 전문가의 영입은 그동안 ‘철밥통’으로 인식되어 온 공직사회에 경쟁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또 이공계 출신 우대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이공계 기피’ 현상을 타개하고 상대적으로 소외된 기술직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함이다.
중앙부처의 경우 민간인 전문가의 영입과 함께 각 부처간 벽을 허물어 교류의 폭을 넓힘으로써 조직 이기주의가 깨어지고 업무의 효율성이 높아졌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또 고위직 인사에서 행정직과 기술직의 구분을 없앰으로써 종래 행정직 일색이던 풍토를 일부 개선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지방에서는 아직도 행정직이 우대받고 상대적으로 기술직이 홀대받는다는 의식이 강하게 남아 있다. 이는 농업직 임업직 등 기능 자체가 축소되는 환경적 변화로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역할과 기능은 그렇지 않은데 인사에서는 소외받는 경우 불만이 쌓일 수 밖에 없다. 고위직일수록 더욱 그러하다.
전북도의 경우 5급 이상 자리 상당수가 복수직이고 이 자리를 대부분 행정직이 차지하는 게 현실이다. 실제로 현재 5급 이상 총 281명 가운데 행정직은 181명이며, 4급은 4명중 37명, 3급은 13명 모두가 행정직이다. 일부 시군 부단체장으로 나갈 때 기술직에서 행정직으로 바뀐 경우도 없지 않으나 기술직으로서는 불만을 터뜨릴 수 있을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시군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인사에서 고위직을 복수직으로 한 것은 직렬과 관계없이 적재적소에 유능한 인재를 발탁하기 위함이다. 또 가능한 한 기술직에게도 관리직의 등용기회를 넓혀주려는 뜻이 담겨있다. 그런데 이같은 취지가 기술직의 소외와 박탈감으로 작용한다면 조직의 활성화를 저해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
도내 기술직 공무원들 사이에선 기술직 ‘우대’는 고사하고 ‘제자리라도 찾았으면 좋겠다’는 게 바람이라고 한다. 인사 불만은 조직의 불안정과 비능률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또 가뜩이나 우리 사회는 이공계 기피로 불균형의 심화가 우려되고 있다. 공직에서 마저 이들을 소외시키고 사기를 떨어뜨려선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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